바이올린과 첼로 마스터 클래스_매네스 음대와 MSM

by 김지수

2020년 1월 21일 화요일


실내 기온이 10도나 뚝 떨어져 더 춥고 날마다 두 개의 이불을 덮고 잔다. 뉴욕 전기세가 하늘처럼 비싸서 전기장판을 켜지도 못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노란 유자차를 끓여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21일 뉴욕 시립 발레가 시작한다고 수 차례 연락이 오고 뉴욕 레스토랑 위크 축제가 시작한다고 자주자주 연락이 왔다. 마음이야 시립 발레도 보고 레스토랑 위크 축제가 열린 동안 매일 점심과 저녁을 유명한 셰프가 만든 음식을 먹고 싶은데 점심 가격이 26불(2코스)+세금+ 팁, 디너 42불(3코스)+세금+팁. 결코 저렴하지 않은 뉴욕 물가니 자제가 필수다. 2020년 레스토랑 위크 축제는 1월 21일-2월 9일 사이 열리고 대개 주말은 참가하지 않은 레스토랑이 더 많고 인기 많은 곳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하기 무척 어렵다.


서민들 삶은 갈수록 팍팍하니 레스토랑 위크가 열려도 뉴욕에 아주 오래오래 살아도 맨해튼 레스토랑에 가지 않은 한인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 한인뿐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이민자들은 대개 힘들게 산다. 우리 가정의 현실도 어렵고 어렵지만 두 자녀 대학 졸업 후에는 가끔 레스토랑 위크 축제에 방문하곤 한다. 하얀 머리카락이 되어가는 세월을 살다 보니 엉뚱하게 내가 지출하지 않고 싶은 곳에서도 엄청 많은 돈이 흘러가니 뉴욕에 살면서 1년 몇 차례 레스토랑에 방문해 식사하는 것이 사치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가끔 아들과 식사를 하면서 추억을 만든 것도 행복한 일이다. 서부에 사는 딸은 함께 식사를 할 수 없지만. 올해도 몇 곳을 예약했다.


화요일 꽤 바빴다. 플러싱에 사는 난 맨해튼에 가서 다운 타운 매네스 음대에 가서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를 감상하고, 콜럼비아 대학 밀러 시어터에 가서 컨템퍼러리 음악을 감상하고, 맨해튼 음대에 가서 첼로 마스터 클래스를 보다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종일 음악을 듣고 집에 돌아와 화장실 거울 앞에 서니 내 얼굴이 예쁘게 보였다. 농담이다.


플러싱, 다운타운, 업타운으로 움직이고 맨해튼 음대에서 Cellist Paul Watkins 첼로 마스터 클래스를 감상하고 집에 돌아올 때는 4차례 환승했고 플러싱에 도착해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날씨가 추운 날 여기저기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이니까 여기저기 나비처럼 날아다녔다. 그러니까 사랑의 힘으로 날아다녔다. 사랑 참 위대하다!


매네스 음대에 오랜만에 방문했다. 실은 매네스 음대 오페라 공연도 보고 싶었는데 조금 게을러져 예약을 늦게 하려고 하니 할 수 없었다. 지금은 메트 등 세계 유명한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하는 이용훈 테너가 공부했던 음악 학교. 한국 정명훈 지휘자도 공부했던 학교다. 이용훈 테너는 풀 장학금을 받고 공부했지만 물가 비싼 뉴욕에서 가난하게 사니 물로 배를 채우고 지냈다는 슬픈 소식. 휴대폰과 컴퓨터도 없이 지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힘든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성악가로 활동하니 얼마나 행복할까.


뉴욕의 현실이 어려우니까 이리 어렵게 지낸 유학생도 많다. 반대로 상류층 자제들은 돈을 물쓰듯 펑펑 쓰고 산다고 하더라. 날마다 파티를 하면서. 같은 뉴욕에 살아도 삶이 천양지차로 다르고 각각 다른 세상을 열어간다. 단 한 사람의 뉴요커를 보고 뉴욕의 전부다고 판단하는 것은 거대한 착오다.


Violin Master Class With Works By J.S. Bach, Prokofiev And More

매네스 음대

Tuesday, January 21, 2020, 3:00 pm to 5:00 pm


Aleksandr Glazunov Violin Concerto, Op. 82

Sergei Prokofiev Violin Concerto No. 1, Op. 19

Max Bruch Scottish Fantasy

J.S. Bach Violin Sonata No. 2 in A minor, BWV 1003




IMG_3866.jpg?type=w966


IMG_3871.jpg?type=w966
IMG_3869.jpg?type=w966
매네스 음대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



Robin Scott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를 보러 갔는데 우연히 카네기 홀에서 만난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얼굴을 보았다. 그가 피아노 반주를 하니 나 혼자 웃었다. 친구가 바이올린 연주를 할 때 피아노 반주를 하니 긴장되어 내 얼굴은 안 보였던 듯. 그러니 우린 안 척도 하지 않고 홀 뒤편에 앉아 조용히 음악을 감상했다. 다음에 만나면 그의 사진 보여주면 깜짝 놀라겠지. 카네기 홀에서 만난 작곡 전공하는 홍콩 출신 학생도 만났다. 외모가 음악가라기보다 영화배우에 더 어울릴 듯. 꽤 부잣집 출신으로 보였지만 자세히는 모른다. 왜 작곡을 공부하냐고 물으니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 한다고 하니 웃었다. 아들도 어릴 적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카네기 홀에서 열린 요요마 연주가 그저 그렇더라고 하니 작곡 공부한 홍콩 출신 음악가가 놀랐다. 엠마누엘 엑스 피아니스트 연주가 훨씬 더 좋더라 하니까 다시 웃었다. 한국에서 잘 몰랐던 피아니스트. 요요마도 어느 날 한국에서 EBS 방송에서 보고 우연히 알았다. 나의 첼로 선생님이 서울에서 열린 요요마 연주를 보러 온 가족이 다 함께 가니 비행기 값과 공연비를 합하면 100만 원이 든다고 하셨다. 뉴욕은 한국과 사정이 달라서 저렴한 티켓을 사서 공연을 관람하니 그런 면은 아주 좋다.






마스터 클래스 강사는 명성 높은 분이 한다. 음악 사랑하는 사람에게 뉴욕은 천국이야. 날씨가 추워 움직이기 힘들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힘으로 날아다녔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맨해튼 음대에서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 보러 온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가 매네스 음대에 오셔 놀랐다. 항상 악보를 보면서 음악을 듣는데 어쩌면 음대 교수인지 아니면 은퇴한 음대 교수 인지도 모른다. 종일 내 귀는 황홀했다. 만약 내가 음악을 잘 몰랐다면 뉴욕이 무채색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데 음악을 사랑하는 내게 뉴욕은 특별하다. 유명대학에서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도 만날 수 있으니까. 또 아름다운 선율에 영혼은 황홀해진다. 아픔도 슬픔도 음악을 들으면 다 잊게 된다.




수억 가지 모습을 갖는 뉴욕. 맨해튼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에서는 재밌는 광경을 보았다. 밤늦게 콜럼비아 대학에서 1호선을 타고 96가에 내려 익스프레스 2호선에 환승 타임 스퀘어 역에 내려 7호선 플랫폼까지 마라톤 선수처럼 달려갔는데 내 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해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데 체구가 아주 큰 남자가 내 앞쪽에 등을 보이며 섰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는데 잠시 후 폭포 같은 물줄기 소리가 들렸다. 잠시 무섭기도 했다. 또, 맨해튼 여기저기 움직일 때 만난 홈리스가 돈을 달라고 하니 마음이 불편했다. 아, 렌트비만 아니라면 그래도 더 좋을 텐데 비싼 렌트비와 물가로 뉴욕을 사랑해도 떠난 사람들이 많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뉴욕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 한다. 뉴욕의 문화 예술면은 천국이니까. 가끔은 호수에 사는 기러기 떼와 하얀 갈매기떼가 부럽다.



IMG_3865.jpg?type=w966 매네스 음대 오페라 공연 포스터 / 공연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움 가득 남았다.



IMG_3876.jpg?type=w966 콜럼비아 대학 밀러 시어터. 맥주와 와인도 무료로 주고 알코올 마시며 클래식 음악 감상하는 특별한 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국 마틴 루터 킹 주니어 탄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