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9일 수요일
너무너무 추워 온몸이 꽁꽁 얼어갔다. 그럼에도 록펠러 센터에서 열리는 아이스 쇼를 보러 갔는데 오후 1시에 시작하는데 10분 전 도착했는데 기다리기 힘들어 록펠러 센터 레고 매장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아들이 무척 사랑하는 레고를 파는 숍. 자주자주 록펠러 센터에 가지만 매장 안에 들어간 것으로 처음이다. 오후 1시가 되어 아이스쇼가 시작하는데 하얀 빙상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으면 좋겠는데 일반인은 출입 금지. 멀리서 아이스쇼를 보는데 난 몇 겹의 옷을 껴입고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도 너무 추운데 하얀 빙상에서는 아주 얇은 드레스를 입고 멋진 쇼를 하니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대단한 정신력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존 레넌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니 너무나 멋진 시간.
맨해튼에 가서 다채로운 행사를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배우지만 록펠러 센터 아이스쇼를 보면서 느낀 대단한 정신력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거 같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력. 내 정신력도 그들처럼 대단하면 좋겠어.
록펠러 센터 어린이 장난감 파는 FAO Schwarz도 지나가면서 곰과 호랑이 새끼들 보며 웃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 파는 숍인데 한 번도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크리스티 매장 맞은편에 있으니 지나가면서 쇼윈도만 보곤 한다.
평소 자주 가지 않은 로어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방문해 시간을 보냈다. 가난한 이민자들이 뉴욕에 와서 살았던 동네. 아직도 가난에 찌든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니 플러싱과 특별히 다르게 보이지 않은 곳도 있었다. 그런 곳에 갤러리가 있다는 게 놀랍다. 물론 렌트비가 비싸서 저렴한 곳을 찾다 보니 로어 이스트 사이드도 가는 추세라고. 낯선 갤러리에서 조커도 보고 트럼프 묘비도 보고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은 어찌 될까. 다음 대선에서는 누가 당선이 될까 참 궁금하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로 돌아갔다. 종일 꽤 많은 공연을 볼 수 있지만 몸이 피곤하니 피아노 공연도 안 보고 미리 티켓을 받은 저녁 6시 공연을 보러 갔는데 우연히 쉐릴 할머니를 만나 함께 공연을 감상했다. 오랜만에 만난 쉐릴 할머니는 맨해튼 음대 재즈 공연 보러 오지 않았다고 아쉽다는 말씀을 했다. 내 몸이 하나라서 뉴욕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을 볼 수 있어야지. 맨해튼 음대 재즈 공연도 아주 좋은데 그날도 너무 추워 맨해튼 음대에 갈 에너지도 없었다.
Paul Hall
Wednesday, Jan 29, 2020, 6:00 PM
줄리아드 저녁 6시 공연 소프라노, 테너와 메조소프라노가 부른 곡이 얼마나 좋던지. 라흐마니노프, 슈베르트, 슈트라우스, 차이코프스키 곡 등을 불렀는데 마지막 무대에 오른 메조소프라노 곡이 가장 좋았다. 정말 평범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지만 감정 표현이 너무나 좋았다.
어쩌면 나도 아주 오래전에는 겉으로 보이는 것을 결코 무시하지 않았을 텐데 이제는 겉보다는 안을 보게 된다. 겉은 멋진데 속이 썩어버린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지 놀랍기만 하지. 세월이 흐를수록 더 멋진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도 반대의 경우도 있더라.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뻔했다. '아, 쓸쓸한 인생'이라고 백번도 더 되풀이했는지 모르겠다. 왜 갑자기 조수미가 부른 <나 가거든> 곡이 떠 올랐는지 몰라. 쓸쓸한 명성황후의 인생. 쓸쓸하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느냐.
저녁 7시 반 포커스 음악 축제도 볼 수 있지만 다음날 안네 소피 무터 공연도 볼 예정이고 메조소프라노 공연으로서 충분히 만족스러워 그냥 일찍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