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5일 수요일
흐린 겨울날 아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링컨 스퀘어 아틀란틱 그릴 레스토랑에 가서 런치를 먹었다. 뉴욕 레스토랑 위크 마지막 식사가 되나 보다. 분위기보다 음식 맛 좋은 곳을 고려해 결정을 한 레스토랑. 영화처럼 근사한 레스토랑도 많지만 수학여행 때 단체 도시락 준비한다는 느낌이 든 곳도 있고 사실 수 백 개의 레스토랑 가운데 몇 곳을 선정하는 것도 꽤 많은 에너지가 든다. 또 먹어보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도 없다.
오후 1시경 예약했는데 약간 일찍 도착해 직원에게 말하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뉴욕 맨해튼은 부동산 값이 비싸서 그런지 대개 테이블이 아주 작아 불편한데 꽤 편한 자리를 배정받아 기분이 좋았는데 애피타이저 맛이 그지없이 훌륭해 감탄이 나왔다. 식사비 비싼 맨해튼은 레스토랑 위크 때 2코스 1인 26불+세금+팁을 내지만 앙트레 요리는 대개 연어, 버거, 파스타가 많은데 아들은 연어 난 파스타를 주문해 먹었다. 서부에 사는 딸도 함께 식사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 가득했다.
레스토랑에 가기 전 플라자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마차의 행렬을 보면서 센트럴파크를 거닐었다. 공원에도 벌써 노란 개나리꽃이 피어 반가웠다. 뉴욕에 살면서 2월에 개나리꽃을 공원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들은 식사 후 집에 돌아가고 난 오후 4시에 시작하는 맨해튼 음대 성악 마스터 클래스를 보려고 꽤 추운 날에도 지하철을 타고 컬럼비아 대학 역에 내려 터벅터벅 걸어서 갔는데 밀러 홀 입구에 꽤 많은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화장실 다녀올 시간이 있는 거 같아 얼른 다녀오고 밀러 홀 입구에 도착했는데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놀랐다.
Thomas Hampson, Voice Master Class
Wednesday, February 5, 2020
4:00 PM - 6:00 PM
Miller Recital Hall
맨해튼 음대에서 1년 약 70개 정도의 마스터 클래스를 열고 대개 명성 높은 분이 강의를 하고 일반인에게 무료로 오픈하니 좋은데 이미 홀 인원이 차서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마스터 클래스 보러 갔는데 허탕만 쳤다. 2월 행사 가운데 꼭 보려고 마음먹어서 다른 스케줄도 만들지 않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날. 포기는 빨리 할수록 좋다. 나랑 인연이 없는 것을 붙잡을 수는 없다. 포기하고 학교를 떠났다.
경험이 참 중요하다. 맨해튼 음대 마스터 클래스 보러 가서 허탕을 친 것은 처음이다. 이리 인기 많은 줄 알았다면 미리 도착해 기다렸을 텐데 잘 몰랐다.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될 줄 알았다. 다음에는 더 일찍 도착해 기다려야겠다. 센트럴파크에서 무료 셰익스피어 연극을 보려면 최소 3-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갈수록 나의 에너지는 다운되니 작년에 한 번도 보지 않았다. 뉴욕은 오래오래 기다려야 하는 곳이 참 많다. 특히 무료 공연과 전시회를 보려면. 서민들은 비싼 입장료 내고 볼 형편이 안되니까 무료 또는 기부금 입장 시간을 이용하고 그런 경우 미리 도착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비싼 렌트비 내기도 힘들고 벅찬데 누가 비싼 공연료 내고 보겠어. 너무너무 비싼 공연료와 뮤지엄 입장료.
집에 있는 하얀색 냉장고는 텅텅 비어 가고 장을 봐야 할 시점. 플러싱에 돌아와 시내버스를 타고 한인 마트에 갔다. 너무나 비싼 물가니 눈길조차 주지 않고 필요한 몇몇 식품만 구입하고 집에 돌아왔다. 삶이 전쟁이 아니어야 할 텐데 왜 서민들 삶은 왜 이리 어려울까
밤늦게 K의 재혼 소식을 들었다. 오랜만에 듣는 기쁘고 반가운 소식!!! 좋은 인연으로 보여 내 마음도 기뻤다. 요즘은 세상이 변해 재혼도 하고 세 번 이상 결혼한 사람도 있고 참 놀랍다. 결혼 풍속도 세상 따라 변하나 보다. 서로 인연이 있는 사람끼리 행복하게 살아야지. 서로 안 맞는 사람과 사는 것은 정말 힘들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악마로 보이니까. 인연 참 중요하다. '인연' 하니 피천득 씨가 생각난다. 따님을 무척 사랑했던 피천득 씨가 보스턴에서 살 때 저렴한 공연 티켓을 사기 위해 오래 기다렸다는 글을 읽고 웃었다. 그분이 보스턴에서 공연 보려고 오래오래 기다린 줄 몰랐다. 사랑하는 따님은 보스턴에서 교수 생활을 한다는 것도 뉴욕에 와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