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M 심포니 오케스트라 <황제>, 트라이베카 전시회

by 김지수

2020년 2월 7일 금요일





IMG_4663.jpg?type=w966 맨해튼 음대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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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 반 맨해튼 음대에서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시작했다. 쉔베르크, 스크라빈, 베토벤 곡을 연주했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 조금만 듣고 가려는데 프로그램을 보니 지난 1월 피아노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곡을 마지막으로 연주한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마지막까지 객석에 앉아 음악을 감상했다. 줄리아드 학교는 당일 대회가 끝나고 얼마 후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만 맨해튼 음대는 다르다. 고등학교 시절 음악 교과서에서 봤던 쉔베그르 작곡가 곡도 차츰차츰 귀가 열리고 러시아 작곡가 스크라빈 곡도 무척 예쁘게 느껴져 좋았다.


카네기 홀에서 만난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 피아니스트에게 내가 스크라빈 곡이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고 하니 웃었다. 피아니스트에 따라 곡이 좋을 때도 아닌 때도 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던 학생은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6세에 피아노 레슨을 시작해 맨해튼 음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음악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중국계 여학생이었다. 어쩌면 황제 피아노 협주곡을 수 천 번도 더 연습했을지도 모른다. 악보를 외워서 연주했다. 듣고 들어도 아름다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



객석에는 음악 전공 학생들과 교수님들과 커뮤니티 사람들. 클래식 음악회에 가는데도 의상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뉴욕 문화. 정장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오셔 공연을 감상한다. 맨해튼 음대 특별 공연 때 사진을 촬영하는 프로 사진가가 날 보고 웃었다. 난 그녀를 기억하지만 그녀는 날 기억하지 못할 텐데 그냥 웃었을까. 마치 영화배우처럼 아름다운 그녀. 섹시하고 지적인 느낌이 드는 젊은 사진가는 공연할 때마다 사진을 촬영한다.


MSM Symphony Orchestra: George Manahan, Conducto

Friday, February 7, 2020

7:30 PM - 9:30 PM

Neidorff-Karpati Hall


오래오래 전 아들도 무대에 올랐던 바로 그 홀에서 연주가 열렸다. 원래 밤늦게까지 공연을 볼 생각이 없었는데 어쩔 수 없이 늦게까지 공연을 보니 배가 고파서 학교에서 생수를 마셨다. 메트에서 활동한 이용훈 테너가 생각났다. 매네스 음대에서 공부할 적 너무너무 가난해 생수를 마시며 공부했다는 이용훈 테너.


아들도 고등학교 시절 무척 고생을 했다. 날개 부러진 엄마랑 사는 자식들은 말로 할 수 없는 고생길의 시작이다. 두 개의 날개 가운데 하나의 날개가 부러진 것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힘이 들까. 끝없는 생의 무게를 견디고 버텨야 한다. 아픔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매주 토요일 맨해튼 음대에 가는데 학교에서 종일 수업받고 오케스트라 연습이 끝난 후 바이올린 개인 레슨을 받기 시작하는데 아들은 롱아일랜드에 사니 새벽에 집에서 출발했다. 제리코에 살던 무렵 내가 힉스 빌 기차역에 데려다주면 기차를 타고 맨해튼 펜스테이션 역에 도착 다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음대에 갔다. 아침도 대충 먹고 점심은 먹지 못하고 밤늦게까지 레슨을 받고 집에 돌아오면 한 밤중. 아들 바이올린 지도교수님은 악보를 무조건 외워야 한다고 하니 상당히 힘든데 피아노 반주 부분까지 악보를 암보해야 하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어린 두 자녀를 뉴욕에 데리고 와서 교육시키는데 미처 생각지도 못한 교육비도 얼마나 많이 들던지. 매일 점심 사 먹으라고 용돈을 챙겨줘야 했는데 한 푼도 아끼고 절약하던 시절이었다. 아들도 종일 생수만 마시고 새벽부터 한 밤중까지 지냈다. 맨해튼에 살거나 아니면 최소 점심을 배를 채울 정도 먹고 수업과 레슨을 받아야 했는데 가난이 죄다. 미국 고교 과정 공부가 상당히 힘들다. 매일 수업 따라가기도 벅찬데 일주일 내내 오케스트라 악보 연습과 개인 레슨 준비를 하고 일요일은 엄마랑 종일 양로원에서 발런티어 활동을 했다.


혼자 힘으로 두 자녀를 뉴욕에서 교육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다. 우리 사정을 잘 모른 사람은 아들이 맨해튼 음대에 다니니까 귀족처럼 산다고 오해를 했다. 맨해튼에서 성처럼 멋진 집에서 산다고 하니 웃었다. 그 말이 현실이라면 얼마나 좋아. 아들이 그리 힘들게 공부하던 시절 나 역시 대학원에서 수업을 받던 시절이라 공연을 보러 다니기 무척 힘들었지만 아들이 연주하는 공연을 보려고 했다. 오케스트라 공연이 끝나고 롱아일랜드 집에 돌아가면 한 밤중 새벽 1시가 지났다. 참 힘든 세월이 가고 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픈 추억들이 많다.



저녁 6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피아노 졸업 리사이틀이 열렸다. 사랑하는 베토벤 곡이라 보러 갔는데 피아니스트 드레스에 반해버렸다. 반짝반짝 빛나는 그녀의 드레스를 보고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이 생각났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곡 제목을 모른데 그녀가 연주를 하자 3악장 부분은 아주 많이 듣던 멜로디였다. 베토벤 곡 하면 늦가을이 연상되는데 그녀의 연주는 싱그런 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미국 작곡가 John Corigliano (존 코릴리아노) 곡 연주는 광적인 힘이 발산했다. 베토벤 곡이 1의 힘이라면 코릴리아노 곡은 1000에 가까운 힘. 또 연주도 멋졌다. 이렇게 차츰차츰 낯선 음악 세상으로 떠난다. 한국에서 들어본 적도 없는 미국 작곡가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음악가라고 오래전 맨해튼에서 그에 대한 전시회를 보고 이름을 알게 되었다.


Yilun Xu, Piano

Friday, Feb 07, 2020, 6:00 PM

Paul Hall


LUDWIG VAN BEETHOVEN Piano Sonata No. 18 in E-flat Major, Op.31 No.3

JOHN CORIGLIANO Etude Fantasy

JOHANNES BRAHMS Piano Sonata No.1 in C Major, Op.1






불청객 감기 바이러스가 찾아와 컨디션이 안 좋아 꼭 보려고 예약했던 콜럼비아 대학 공연과 어퍼 웨스트사이드 니콜라스 뢰리히 뮤지엄에서 열린 바흐의 골덴베르그 곡 연주를 감상하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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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630.jpg?type=w966 위 그림을 보고 영화 <Beautiful Mind>가 떠올랐다.



Taher Jaoui: Controlled Entropy at 81 Leonard Gallery TriBeCa... Location: 81 LEONARD GALLERY, 81 Leonard St, New York, NY 1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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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내린 오후 맨해튼 트라이베카 갤러리에서 가서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는 작가의 전시회를 봤다. 튀니지에서 출생하고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베를린에서 사는 작가. 혼자의 힘으로 그림을 배워 활동하니 얼마나 멋져! 작품 느낌이 참 좋아 내 기분은 하늘로 두둥실 올라갔다. 화사한 튤립 꽃과 히아신스 꽃도 무척 예뻐 내 마음도 봄빛으로 물들어 행복했다.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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