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4일 월요일
서서히 봄기운이 느껴지는 햇살이 비쳐 행복했던 날.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카네기 홀에서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소식을 들었다. 도자기 굽기와 트레킹이 취미인 일본인 할머니는 인도와 파키스탄에 지난여름 넉 달 동안 트레킹을 다녀오셨다고 말씀하셨다. 파키스탄이 무척 아름답고 일본 동경에 가서 파키스탄 비자를 발급받으셨다고. 트레킹 할 때 짐을 운반해 줄 사람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라고.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다고 하시며 올여름에도 다시 파키스탄에 방문하고 싶다는 할머니 연세가 68세. 참 젊게 산다. 맨해튼 미드타운 중심가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 아드님은 MIT 공과대학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고 텍사스? 연구소(기억에 의하면 텍사스 같은데 오래전이라 확실하지 않은데 다시 묻지는 않았다)에서 일하다 최근 시카고로 옮겼는데 크리스마스 무렵 동거한 아가씨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스스로 자식 복이 많다는 할머니는 얼마나 행복할까.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와 함께 뉴욕에 이민 오셔 힘든 생활 하시다 할아버지는 하늘나라로 떠나셨고 아드님 교육을 위해 특별한 뒷받침을 하지 않고 항상 스스로 알아서 했다는 아드님은 브롱스 The Bronx High School of Science (브룽크스 과학고등학교) 출신. 아주 오래전 카네기 홀에서 내 뒤편에 앉은 할머니 아드님을 만났다. 아주 마른 체형의 긴 머리 스타일의 남자는 과학자보다 예술가처럼 보였다.
며칠 전 우연히 만난 터키 출신 록 뮤지션도 만나 즐거운 대화를 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 가수는 매일 전자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 연습을 한다고. 록 음악가인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사랑하니 놀라워 물었더니 세상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한 번도 여행하지 않은 이스탄불 가수를 알게 되어 세상이 점점 좁아져 가는 느낌이 들기고 하지만 나의 착각이겠지. 세상이 얼마나 넓어. 내가 무얼 알겠어. 내가 본 세상만 알겠지.
오랜만에 오페라 지휘자도 만나 기뻤다. 카네기 홀에서 만나 알게 된 지휘자는 겨울에 플로리다에 가서 일했고 여름에는 업스테이트 뉴욕에서 일할 예정이라고. 음악가란 직업이 아주 안정적이지는 않은 듯. 부르면 달려간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따뜻한 플로리다에 가서 지내서 좋았다고 하셨다. 오페라 지휘자니 자주 메트에 가서 오페라를 감상하신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뉴욕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도시 일지 몰라. 작년인가 보스턴에서 뉴욕에 오는 딸을 마중하러 펜스테이션 역에 가서 초밥을 하나 사 들고 있다 우연히 오페라 지휘자를 만나 기뻤다. 내게 그분이 감독하는 오페라 보러 오라고 하셨는데 그만 가지 못해 아쉽다.
저녁 8시가 지나서 카네기 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8번과 9번을 연주했다. Orchestre Révolutionnaire et Romantique 오케스트라 마지막 공연이었는데 베토벤 8번 교향곡은 밋밋하게 느껴졌고 사랑하는 합창 교향곡 9번은 약간 템포가 빨라서 소프라노와 테너 등 성악가들이 무척 힘들어하게 느껴졌지만 남성 합창단과 여성 합창단 부분이 참 좋았다. 오케스트라가 소프라노와 테너가 잘 부를 수 있도록 받쳐줘야 하는데 미흡했다. 아무리 뛰어나도 오케스트라 연주가 받쳐주지 않으면 힘들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인정해주지 않으면 비참한 세상을 살다 떠난다. 빈센트 반 고흐가 얼마나 비참하게 살다 떠났어.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지난 후 천재라고 인정을 했다.
합창 공연이 참 좋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교회에서나 합창 공연을 보곤 했는데 합창의 매력을 뉴욕에 와서 느낀다. 교향곡 9번 템포가 약간 빠르니 안정적이지 못하고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뉴욕에 와서 5회 공연을 해서 준비가 쉽지 않았을 거라 짐작했다. 매년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하는 오케스트라인데 올해 처음으로 5회 공연을 했다. 전체적으로 다른 유명 교향악단에 비해 꽤 수준 높은 편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오는 공연.
February 24, 2020 — 8 PM
Stern Auditorium / Perelman Stage
Orchestre Révolutionnaire et Romantique
Sir John Eliot Gardiner, Artistic Director and Conductor
Lucy Crowe, Soprano
Jess Dandy, Contralto
Ed Lyon, Tenor
Matthew Rose, Bass
Monteverdi Choir
ALL-BEETHOVEN PROGRAM
Symphony No. 8
Symphony No. 9
저녁 6시부터 맨해튼 5번가 The Graduate Center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갔다. 쇼팽과 슈베르트 곡이라서 달려갔는데 피아노 연주가 참 좋았다. 줄리아드와 큐니 퀸즈 컬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피바디 음악원에서 석사 과정을 하고 예일대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받은 학생은 큐니에서 음악 박사 학위를 하는 중. 하나의 학위 받기가 무척 힘든데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상상으로 부족하겠다. 인터내셔널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화려했다. 미드타운 5번가 34가에 있는 큐니에서 열리는 공연에는 소수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평소와 달리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프로그램이 안 보여 놀랐다. 쇼팽과 슈베르트 곡은 언제 들어도 좋아.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맨해튼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와 매네스 음대에서 매년 각각 700회 이상의 공연을 여니까 매일 공연을 보러 다녀도 되는 특별한 뉴욕 문화. 여기 큐니에서도 무료 공연이 열린다. 자주는 아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찾아오고 음악 박사 학위 과정 학생들 연주다. 내가 가끔씩 찾아가는 학교.
FEB 24, 2020, 6:00 PM - FEB 24, 2020, 7:30 PM
The Graduate Center
365 Fifth Avenue
Elebash Recital Hall
Fryderyk Chopin (1810-1849)
24 Preludes, Op. 28 (1839)
Einojuhani Rautavaara (1928-2016)
Passionale (2003)
Franz Schubert (1797-1828)
Sonata in B-flat major, D. 960 (1828)
성당에 가서 촛불을 켜고 기도도 하고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도 방문하고 메트에 가서 그림을 보고 모사하는 화가들도 보고 조용히 시간을 보내다 나왔다. 평소와 달리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하니 오래 머물 수도 없었다.
The Great Hall에서 화사한 벚꽃을 보며 봄을 느꼈다. 봄바람이 솔솔 불며 찾아오려나. 예쁜 봄소식 들고 찾아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