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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Mar 13. 2020

뉴욕 코로나 19 사태 심각_ 메트 오페라와 전시회

2020년 3월 11일 수요일


코로나 12는 언제 잠잠해지려나. 지구촌이 바이러스로 흔들흔들거린다. 뉴욕 증시는 폭락하고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더 답답하다. 경제가 불안정하면 서민들이 죽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에 대해 한시적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맨해튼 음대 역시 공연 취소 소식을 보냈다. 배낭 들고 지구촌 여행하는 사람들은 발이 묶이겠다. 항공사도 여행사도 호텔도 레스토랑도 모두 모두 한숨짓고 있겠다. 뉴욕은 1년 6천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도시인데 큰일이다. 뉴욕 정부에서는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주면 좋겠는데 소식이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줄리아드 학교 등 공연이 잇달아 취소되고 난 지난 2월 무척 바빠 오페라를 볼 기회가 없어서 3월 오페라를 보기로 마음먹고 다시 링컨 센터 메트에 모차르트 Così fan tutte (코지 판 투테)를 보러 갔다. 한국에서는 오페라 볼 기회조차 없었고 뉴욕에 와서 가끔 오페라를 보곤 하지만 메트에서 처음 보는 오페라였다. 저녁 7시 반에 시작 밤 11시에 막이 내려 밤늦게 집에 돌아오니 오페라를 보려면 수험생처럼 긴장해야 한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오페라를 봐도 재미도 없고 피곤하니까. 영어 번역도 보면서 무대도 봐야 하니까 집중해야 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오래전에는 번역기도 없어서 이해가 어려웠다고. 


암튼 코로나바이러스 덕분에 메트 객석 자리가 텅텅 비었다. 오페라 제작비가 엄청 많이 드니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하는데 홀이 텅텅 비고 티켓이 팔리지도 않으니까 갈수록 오페라 경영도 어렵겠다. 언제 바이러스와 전쟁이 끝날지 모르겠다. 텅텅 빈 홀이라 난 기분이 좋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악가들의 노래가 더 좋았다. 단 한 번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고 남은 시간 내내 노래를 불러야 하니 성악가들은 무척 힘들겠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메트 오페라 공연도 취소될까 봐 상당히 걱정이다. 언제 취소될지 모르니까 이틀 연속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러 갔다. 공연이 취소되면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다. 정말 슬픈 일이지. 뉴욕에서는 저렴하게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는데. 


이틀 연속 오페라 보니까 상당히 피곤했지만 누가 내게 오페라 티켓을 선물한다면 날마다 오페라 볼 거 같아. 전에는 메트에 오페라 보러 가면 아는 사람도 만나곤 했는데 요즘은 아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붉은색 카펫 위에서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아가씨가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영화배우처럼 아름다운 몸매의 아가씨 드레스도 아주 멋지더라. 오페라 관람하러 온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멋진 드레스를 입고 오지만 평범한 의상을 입고 온 사람도 많고 자유스럽다. 반짝반짝 빛나는 스와로브스키 보석으로 만들어진 메트의 샹들리에도 다시 한번 쳐다보았어. 



메트 벽에 걸린 오페라 가수들과 지휘자 등 



휴식 시간에는 와인을 마신 손님들도 있고 난 조용히 흑백 사진을 바라보았다. 메트 벽에 걸린 수많은 초상화들. 대부분 메트에서 활동했던 성악가들 사진인데 내가 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거 같으니 오페라는 내게 얼마나 새로운가. 그러니까 오페라를 관람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배우고 있다. 오페라를 관람하는 시간은 잠시 오페라 속으로 떠나니 복잡한 세상도 잊고 좋다. 황홀한 무대도 보고 성악가가 부른 노래도 듣고 오케스트라 연주도 감상하니 즐거움이 몇 차원이다. 





독일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특별전



오페라를 관람하러 가기 전 맨해튼 미드타운 갤러리에 방문했는데 문이 닫힌 곳도 있고 아예 갤러리를 닫아버렸다고 하니 약간 놀랐고 딱 한 곳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았다. 독일 작가 Gerhard Richter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난 잘 모른다. 뉴욕에 와서 가끔 그의 작품을 보곤 하고 여전히 그의 작품은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사랑하는 동독 드레스덴 출신이네. 드레스덴이 참 멋진 도시였지. 아주 오래전 우리 가족이 유럽 여행 갔을 때 드레스덴도 지나쳤는데 홍수가 나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리히터는 드레스덴 미술학교에서 공부했네. 현존 최고 화가라 소문난 리히터 작품 전시회장에는 나와 직원 말고 없더라. 그의 추상 예술 작품을 보면서 가을의 진한 단풍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그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면 훨씬 더 좋을 거 같더라. 명성 높은 작가가 날 만나줄 시간도 없겠지만. 메트 브로이어 (The Met Breuer)에서 에서 그의 특별전이 오픈했는데 아직 방문하지 못했다.


세상은 복잡하고 소란한데 봄은 말없이 찾아왔다. 플러싱에도 홍매화꽃이 피었다. 전날은 피지 않았던데 하루 만에 붉은색 매화꽃이 활짝 피어 기분을 좋게 했다. 꽃 보고 웃지 않은 사람 어디 있겠어. 


플러싱에서 지하철에서 아코디언과 기타를 연주하는 음악가를 만났다. 구슬픈 노래 가락을 연주했다. 음악을 들으면 맨해튼에 더 빨리 도착한 느낌이 든다. 














수요일 아침에는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갔다. 공원에 핀 예쁜 보랏빛 꽃을 보니 행복이 밀려왔다. 아들과 나의 추억이 쌓아가는 호수에서 일광욕하는 거북이도 보고 기러기떼, 갈매기떼 보며 호수를 몇 바퀴 돌다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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