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1일 토요일
산속에서 지냈나. 코로나 전쟁 중에 하필 인터넷 연결이 끊어졌다. 전부터 가끔씩 인터넷 연결이 안 되다 다시 연결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다시 연결이 되나 생각했는데 우리의 기대와 달리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코로나 전쟁 중에 화장지 소동도 일어나고 형광등 소동도 일어나고 인터넷 서비스까지 중단되니 삶이 삶이 아니다.
어제 아침 일찍 서비스가 중단되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했다. 딸은 혹시 케이블에 문제가 있나 해서 새로운 케이블을 사러 여기저기 수소문하느라 발에 피멍이 들었지만 구입도 못했다. 결국 버라이존에 전화를 하고 예약을 했다. 자동 응답기가 돌아가니 바로 연결도 되지도 않는다.
토요일 아침 직원과 통화를 하느라 1시간 반 정도가 흘렀다. 전화를 하며 들은 대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역시나 실패였다. 결국 기술자가 집에 오도록 부탁해야 하는데 집에 코로나 환자가 있는지 먼저 물었다. 출장 서비스는 100불을 달라고. 너무너무 비싼 미국 서비스 요금에 숨이 헉헉 막힌다.
오후 직원이 우리 집 앞에 도착했지만 코로나 감염이 무서워 집안에 들어오지도 않고 아들과 화상 채팅을 하며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고 결국 인터넷 연결하는 기기 문제라서 새로운 것으로 교체했다.
인터넷이 연결되니 세상이 환해졌다. 인터넷 좋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다. 딸은 연구 프로젝트를 해야 하니까 인터넷 연결이 안 되면 중단되니 참 답답한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인터넷 연결이 된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유령 인터넷이었나. 다시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캄캄하던 세상이 환해지니까 난 오페라를 감상했다. 코로나 전쟁 중에 메트에서 볼 수 있는 오페라가 그나마 위로가 된다.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감상했다. 언제 봐도 오페라는 좋지. 요즘처럼 세상이 복잡하니 마음도 복잡하고 집중이 안되니 오페라 관람이 더 좋다.
Friday, April 10
Gounod’s Roméo et Juliette
Starring Diana Damrau, Vittorio Grigolo, Elliot Madore, and Mikhail Petrenko, conducted by Gianandrea Noseda. From January 21, 2017.
며칠 전 맨해튼 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안부를 했는데 우리 집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되고 이상하게 내 휴대폰 역시 작동이 안 되어 늦게 연락을 봤는데 너무나 슬프게 지인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삶이 복잡하니 자주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충격적인 뉴스였다. 건강이 악화되어 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로 얼마 되지 않아 하늘나라로 먼길을 떠나셨다고. 20일 전 즈음이었는데 코로나와 전쟁 중이라 장례식조차 할 수 없었다고. 지인이 말씀하길 "삶이 이런 것이구나를 실감하셨다고". 정말 삶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친정아버지도 수년 전 서울에서 수술받은 후 곧 건강이 회복될 줄 알았는데 거꾸로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다. 아무도 몰랐다. 그리 빨리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날지.
코로나 19 사망자는 점점 늘어가고 뉴욕시장이 연말까지 학교를 닫을 거라 발표했는데 뉴욕주지사 쿠오모는 뉴욕시 단독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아직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심각하다. 실업자는 갈수록 늘어만 가고 항공 회사에서 꽤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도 해고되어 마트에서 일한다고 한다. 앞으로 정말 1년 동안 정상화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경제 상황이 안 좋아 우울증에 걸린 사람도 많다고. 20억대 주식이 반토막 나니 우울증에 걸릴 거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주식에 올인했는데 전부가 물거품이 되어버린 사람도 있다고. 이렇게 복잡한 와중에 주식으로 돈 번다고 주식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요지경 세상이다.
내일(4월 12일)은 부활절인데 특별한 기념일이 되겠다. 매년 부활절 모자 퍼레이드 구경도 했는데 뉴욕이 멈춰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