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로나_추억의 오솔길과 플라시도 도밍고

by 김지수

2020년 5월 2일 토요일


햇살 좋은 토요일 아침 딸과 함께 파리 바게뜨에서 라테 사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를 천천히 산책하며

라일락꽃과 작약꽃 향기 그윽한 곳을 지나며 추억에 빠졌다. 롱아일랜드에서 플러싱으로 이사 온 후 두 자녀에게 운전 연수를 시키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매년 렌트비와 물가가 인상되니 갈수록 어려워지고 서비스 요금이 비싼 뉴욕은 뭐든 직접 할 수밖에 없다. 1시간당 40불이면 서민에게는 얼마나 비싸. 가슴 죽이며 운전 연수하러 밖에 가서 최저 속도로 달리지만 골목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하마터면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 어렵게 운전 연수를 하고 두 아이 모두 뉴욕 운전 면허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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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플러싱 주택가 봄 푸경



집에 돌아와 오후 호수에 산책하러 갔다. 지난 4월 내내 하늘이 잔뜩 흐리고 비가 내려 우울했는데 오랜만에 햇살을 보니 즐거웠다. 코로나 19로 뉴욕도 문을 닫아 자유롭지 않은 시간이 흐르는데 날씨가 너무 화창하니 호수에도 동네 주민들이 많이 나와 봄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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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7220.jpg?type=w966 플러싱 호수




저녁 무렵 메트에서 플라시도 도밍고가 출연하는 오페라 <루이자 밀러>를 감상했다.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루이자의 아버지로 나오는데 77세의 백발 할아버지가 세계적인 무대 메트에서 노래를 부르니 얼마나 대단해. 비록 성추문 사건으로 2019년 무대를 영영 떠나고 말았지만 그는 전설적인 성악가다. 70대 건강이 안 좋아 걷기도 힘들고 시력도 안 좋고 청력도 안 좋다고 하는 노인들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놀랍다는 말로 부족한 플라시도 도밍고. 194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탄생에 뉴욕 메트에 1968년 데뷔해 2018까지 50년 동안 무대에 올랐는데 얼마나 특별한 인생인가. 50년 동안 세계적인 무대에 오르니 루이 14세 같은 태양 같은 파워가 생겨서 문제가 많았을까. 무대에서 플라시도 도밍고를 만나면 무섭다는 성악가들이 많았다고. 결국 무대 뒤로 쓸쓸하게 떠나고 말았다. 성추문 사건으로 그가 떠난 뒤 메트 벽에 걸린 플라시도 도밍고의 초상화를 떼어낼 줄 알았는데 그대로 그 자리에 걸려있다.


젊을 적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다 늦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뉴욕은 의료비가 너무 비싸니 아프면 죽을 수도 있어서 서글프니 더 건강의 소중함을 느낀지도 모르겠다. 묘지에 갈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누구에게 피해를 줄까 봐 염려도 되는 시점이 다가왔다. 생은 온통 가싯밭길이라 평생 고통의 피를 마셨지만 남은 생은 아름답고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고 싶은데 코로나 19가 지구촌을 닫게 만들어 버렸다. 알 수 없는 인생. 미래는 어디로 열릴까.






Saturday, May 2


Verdi’s Luisa Miller
Starring Sonya Yoncheva, Piotr Beczała, and Plácido Domingo, conducted by Bertrand de Billy. From April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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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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