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8일 금요일
겨울처럼 추운 봄날 아침 일찍 새들의 합창 들으며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며 산책을 하고 주택가에 핀 붉은색 철쭉꽃을 보았다. 붉은 태양처럼 타오르는 철쭉꽃이 제철인가 정말 아름답다. 꽃이 작고 여린 자목련꽃도 아직 지지 않아서 바라보았다. 4월이 되면 안녕하고 멀리 떠나는데 반가운 꽃이지.
날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글만 읽다 보니 내 몸은 음악 대신 바이러스로 가득 차서 그런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저녁 무렵 메트에서 푸치니 <라보엠> 오페라를 봤는데 1977년 공연을 보여주었는데 놀랍게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시인 루돌프로 나왔다. 내가 뉴욕에 와서 오페라 공연을 보기 시작할 때 그는 이미 하늘나라로 떠난 후. 그와 인연이 없어서 늘 궁금했는데 70년대 제작 오페라를 보여주었다. 1935년생이니 1977년이면 마흔둘이 되나. 생에 처음으로 파바로티 젊은 시절을 보았다. 이태리의 가난한 빵 집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인 성악가가 된 그에게도 역경과 시련이 얼마나 많았을까. 한국에서 그의 자서전을 읽었는데 오래전이라 기억이 흐리지만 가난하니 음악을 전공하기 무척 망설였다는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예술가의 길이 험난하니 진로 결정이 쉽지는 않은 듯. 내가 사랑하는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를 맡아서 그의 젊은 시절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970년대 오페라 보니 지금과 얼마나 많이 다른지 알 수 있었다. 43년이 지난 동안 메트로 많은 발전을 하고 있구나. 그런데 코로나 19로 뉴욕도 셧다운 상태로 변하니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없어서 아쉽다. 메트 오페라는 뉴욕의 보석이지.
77년 제작 오페라 보면서 나의 지난 40년 세월도 돌아보았다. 그때는 내가 뉴욕에 살 거라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지.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세상이 캄캄하던 대학 시절도 책을 읽으며 꿈을 꾸곤 했다. 먼 훗날 위기 한가운데서 폭풍이 휘몰아칠 때 뉴욕에 오려고 결정해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데 삶은 무한도전일 수밖에. 책과 음악이 날 뉴욕으로 인도했겠지. 꿈이 없었다면 결코 뉴욕에 올 거라 결정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음악을 사랑하니까 뉴욕에 오려고 결정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생존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민자의 삶의 무게를 어찌 글로 옮긴단 말인가.
5월 8일은 아들 바이올린 지도교수님 Albert Markov (알버트 마르코프) 생신이다. 오래전 레슨 받을 때 코네티컷 주에 살고 계신 교수님 댁을 방문했는데 세월은 그냥 흘러가고 있다. 러시아에서 탄생한 교수님도 1975년 미국으로 이민 오셔 활동하셨다. 매년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아서 교수님 가족과 교수님 제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세계적인 음악가는 얼마나 검소하게 사는지 충격을 받았지. 교수님 댁 뒤뜰에서 파티하던 추억이 그립다.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오월의 햇살 아래서 와인과 맛있는 음식 먹으며 이야기를 주고받던 추억을 어찌 잊을까.
사월도 떠나고 오월인데 무척 춥다. 주말 눈폭풍이 온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
아직도 암담한 코로나 19 소식.
생에 처음으로 날 전율하고 흥분하게 한 팬데믹.
그냥 가볍게 넘길 상황이 아니다.
아주 특별한 실험실에 살고 있다.
처음으로 지구 종말론이 가까워졌나 생각에 잠겼다.
Friday, May 8
Viewers’ Choice: Puccini’s La Bohème
Starring Renata Scotto and Luciano Pavarotti, conducted by James Levine. From March 15, 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