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9일 화요일
맨해튼에서 가져온 인쇄물과 카네기 홀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구입한 오페라 공연 티켓을 보며 눈물이 흐를 뻔했다. 매일 눈만 뜨면 맨해튼에 가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보았는데 코로나 19로 뉴욕이 멈춰버려 아직도 눈을 뜨지 않으니 한없이 슬프기만 하다. 매일매일 새롭고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보며 행복했는데 나의 놀이터를 빼앗겨 버려 얼마나 슬픈지 몰라. 줄리아드 학교에서 학생들 공연 보며 얼마나 행복했던가. 링컨 센터 여름 축제도 센트럴파크 축제도 브라이언트 파크 축제도 모두 모두 취소가 되어버렸지. 매일 스케줄 만들어 더 많은 행사를 보려고 했는데 돌아보니 꿈같은 순간이다. 아무도 없는 뉴욕에 와서 보물섬을 발견하기까지 정말 오랜 세월이 걸렸지. 이렇게 뉴욕이 잠들어 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
아끼던 낡고 오래된 핸드백도 버려야만 했다. 아들은 진즉부터 버리라고 했는데 아끼던 물건이라 쉽게 버리지 못했는데 핸드백 안이 찢어져 더 이상 쓸 수가 없었다. 핸드백 안에는 유에스 오픈티켓과 25센트 동전 몇 개가 들어 있었다. 매년 8월 말경 시작하는 유에스 오픈 축제는 또 얼마나 환상적인가. 아들과 함께, 가끔은 딸도 함께 방문하곤 하는 세계적인 축제는 감격의 도가니인데 올해는 볼 수 없을 거 같아서 슬프기만 하다. 하나하나 이벤트를 누가 알려줬더라면 더 빨리 맨해튼 문화에 노출되었을 텐데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 언제나 그러하듯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나 스스로 발견했다. 넓은 세상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저절로 보이지가 않더라. 죽어라 죽어라 알려고 해야 조금씩 보인다.
줄리아드 학교에 가면 자주 만나는 쉐릴 할머니는 어떻게 지낸가 궁금하다. 수년 전에는 휴대폰이 있었는데 작년부터인가 휴대폰도 없고 컴퓨터도 사용하지 않은 70대 중반 할머니. 매일 맨해튼에서 공연을 보곤 하시는데 지금은 무얼 하고 계실까. 브롱스에 있는 할머니에 집에 딱 한 번 방문했다. 할머니랑 함께 브롱스 마켓에 들려 맛있는 사과를 구입했는데 플러싱 보다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해 놀라고 말았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샌드위치와 어븐에 구운 사과를 먹으며 이야기를 했지. 언젠가 콜럼비아 대학에서 점심시간 열리는 공연 보러 가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날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 피아노 공연을 볼 예정이었는데 브롱스 할머니 집에 가느라 놓치고 말았다. 집에서만 지내기 상당히 답답하실 텐데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올해부터 건강도 무척 안 좋다고 하니 더 걱정이 된다.
코로나 19가 끝난 후라도 다시는 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 하니 답답하고 슬프지. 사랑하는 나의 북카페도 영영 문을 열지 않을지도 몰라. 하나씩 둘씩 나의 보물이 사라져 가면 어떡해.
세상모르고 맨해튼에서 자유롭게 뛰어놀았어.
저녁 시간 메트에서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는데 근심 걱정이 많아서 내 에너지는 잠들고 말았어.
Tuesday, May 19
Wagner’s Lohengrin
Starring Eva Marton, Leonie Rysanek, Peter Hofmann, Leif Roar, and John Macurdy, conducted by James Levine. From January 10,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