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3일 토요일
종일 흐리다 비가 내렸다. 따뜻한 커피 몇 잔 마시며 글쓰기를 하다 이웃집 정원에 장미꽃을 보러 갔다. 예쁜 장미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장미도 지구의 슬픈 소식을 아나 봐. 며칠 전 봤던 분홍빛 장미꽃은 이미 시들어 버리고 해당화 꽃도 서서히 시들어 가고 있었다. 정말 잠시 피고 지는 꽃. 우리네 인생도 비슷할 텐데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멈춰버렸으니 얼마나 슬픈가. 빨간색 장미꽃 속 물방울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코로나 위기로 매일 머릿속은 바이러스와 전쟁 중
삶이 온통 바이러스 생각뿐이니
너무나 슬픈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어느새
아카시아 꽃 향기 가득한 5월도 서서히 저물어 가는데...
아카시아 꽃 하면 생각나는 대학 시절 추억
클래식 기타반 동아리에서 야유회를 가서
아카시아 꽃 향기 맡으며
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노래를 불렀다.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친구 오빠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어.
아직도 제주도에 살까
아주 오래전 친구 오빠가 아름다운 제주도에 산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 마음은 아직도 그대로 청춘인데
머리카락은 하얗게 하얗게 변하니
코로나 때문이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얼마나 좋아했던가
한밤중 듣는 클래식 기타 소리는 아름답다는 말로 부족하지.
대학 시절 친구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지낼까
그리운 친구들
그리운 선배와 후배들
우리는 뿔뿔이 흩어져 버려 소식조차 끊긴 지 오래다.
지금 이 순간 너무 중요한 코로나 위기인데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놀라고 슬프다.
세상모르던 날 멈추게 한 코로나
생에 처음으로 날 전율하고 흥분하게 한 코로나 19.
내 사랑하는 장미 친구도 찾아갔는데
장미도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장미에게 우는 이유를 물으니
비밀인지
침묵을 지키더라.
저녁 메트에서 구노의 <파우스트> 오페라를 조금 감상했다.
악마와 거래를 하는 파우스트 학자에 관한 연극을 대학 시절 혼자서 보러 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평생 고독한 길을 걷고 있구나.
고독하고 슬픈 날 위로하기 위해
아파트 뜰에 빨간 새가 찾아와 노래를 불렀다.
장미와 빨간 새는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들
Saturday, May 23
Gounod’s Faust
Starring Marina Poplavskaya, Jonas Kaufmann, and René Pape, conducted by Yannick Nézet-Séguin. From December 10,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