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4일 목요일
장미의 계절 장미향을 맡으며 이웃집 정원에서 산책하고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천국의 문을 열었다. 맨해튼 나들이 언제 했는지 기억조차 없고 대신 플러싱 이웃집 정원이 나의 놀이터가 되어주어 고맙지. 꽃 아니면 어떻게 버티었을까. 예년에 비해 일찍 장미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일찍 지고 있어서 아쉽다. 며칠 장미꽃 향기 맡으며 천국을 느꼈는데 곧 나의 천국은 다시 잠들 거 같아. 이제 지면 1년 후에나 보게 될 텐데 난 그때 어디서 무얼 할까. 브롱스 뉴욕 식물원과 브루클린 식물원 장미 정원에 가지 않아도 플러싱 이웃 동네도 이리 많은 종류의 장미꽃이 핀 줄은 올해 알았다. 늘 다닌 길만 다니곤 하는데 맨해튼에 가지 않으니 동네 이웃 정원을 샅샅이 찾아다녔다. 장미꽃 향기 찾아서 3만 리를 걸었나. 약간 과장했나. 어떤 날은 11000보를 걸었다. 장미꽃 향기를 맡으며 위로를 받으며 보물을 만들어 가슴속에 저장해야지. 슬픈 일 생기면 가슴속 장미 정원에 가서 위로를 받아야지. 누가 날 위로해주겠어. 예쁜 노래 부르는 빨강 새는 자주자주 우리 집 근처에서 노래를 불러 행복했다. 괜스레 기분 좋아지는 빨강 새 노랫소리.
전날 동네 마트에 가서 딸에게 줄 빵을 샀는데 실수였다고 하니 산책 후 다시 마트에 가서 빵을 샀다. 이제 빵 이름을 기억한다. 실수를 하면서 배운다. 잘 모르면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빵과 세일 중인 닭 한 마리와 달걀과 포도를 구입해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왔다. 코로나가 찾아오기 전 무척 사랑한 동네 마트였는데 물가가 너무너무 올라 눈을 감아야 하는 현실이 되었으니 슬프기만 하다. 평소 다른 마트에 비해 저렴했는데 이제 더 이상 저렴하지도 않으니 그로서리 쇼핑할 때도 지갑을 열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된다.
저녁 메트에서 푸치니 <토스카> 오페라를 봤다. 죽음을 기다리면서 부르는 너무나 아름답고 슬픈 아리아 <별이 빛나건만>이 흐른다. 파바로티가 부른 슬픈 아리아 들으며 내게 마지막 1시간이 주어지면 무얼 할까 잠시 생각도 했다. 또, 천사와 악마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죽음을 맞는 순간은 천사와 악마가 같을까 다를까. 만약 악마가 곧 죽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죄를 뉘우치고 천사의 마음으로 변할까 아니면 죽는 순간까지 악마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까. 평생 나쁜 짓 많이 하다 곧 죽게 될지 모른다고 하면서 교회나 성당에 가는 사람들도 주위에서 보았다. 그분들은 지금 천당에서 휴식하고 있을까. 사후 세계도 점점 궁금해진다.
1978년대 메트 오페라 공연에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주연으로 나와 70년대 시절로 돌아갔다. 참 가난했던 한국. 당시 오페라가 뭔지도 몰랐어. 가난한 빵집 아들로 태어난 파바로티도 뉴욕 메트에서 세계적인 오페라 성악가로 활동하니 얼마나 기뻤을까. 그의 라이브 공연을 한 번도 볼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코로나 19 덕분에 메트에서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파바로티 모습이 마치 뮤지엄에 걸린 초상화 같아 웃었다.
꽃이 잠깐 피고 지듯이 우리네 인생도 정말 짧은데 삶은 멈춰 버렸어.
코로나는 어디서 막을 내릴까.
빨리 소중한 일상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엉터리 백신 만들기 전 코로라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좋겠다.
어두운 밤하늘에 달도 빛나고
별도 빛나건만
참 슬프다.
Thursday, June 4
Puccini’s Tosca
Starring Shirley Verrett, Luciano Pavarotti, and Cornell MacNeil, conducted by James Conlon. From December 19, 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