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로나_야간 통행금지 해제

by 김지수

2020년 6월 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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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데이지 꽃



천상의 날씨였다. 마음도 평화로워지는 아름다운 날씨.

일요일 밤 아파트 창으로 불꽃놀이 축제를 봤다. 일요일 밤 통행금지가 해제되었다. 그걸 기념했을까. 코로나 위기도 숨 막혀 죽겠는데 흑인 폭동 사건으로 1주일 간 야간 통행금지가 되니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 허드슨 강의 예쁜 석양도 보러 가고 싶은데 언제 자유롭게 될까. 암튼 일요일 밤부터 해제가 되니 좋았어.



IMG_8400.jpg?type=w966 푸른빛 감도는 수국 꽃



일요일 아침에도 천국을 만나러 산책을 하러 갔다. 조용한 이웃 동네를 산책하면서 예쁜 수국 꽃, 장미꽃, 패랭이꽃, 데이지 꽃, 라벤더 꽃, 양귀비꽃 향기 맡으며 꿀벌처럼 날아다녔다. 라벤다 꽃 하면 프랑스 프로방스가 떠오른데 스탠퍼드 대학 교정에도 많이 피었다고 딸이 말했다. 플러싱 주택가에서 라벤다 꽃을 만나니 반가워.


호수에 갔는데 거북이가 숲 속에서 엉금엉금 기어가니 멋쟁이 젊은이가 거북이를 호수에 넣어 주더라.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다 동네 마트에 버터를 사러 갔는데 입구 쪽에 진열된 꽃 향기 맡는 순간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IMG_8433.jpg?type=w966 동네 마트에서 꽃 향기 맡으며 안드레아 보첼리 노래를 들었어.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안드레아 보첼리 추억이 있다. 오래오래 전 라스베이거스에 여행 갔는데 거기서도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때는 나와 인연이 없었다. 뉴욕에서 가끔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을 하나 대개 티켓값이 비싸니 눈을 감는다. 그런데 어느 날 메트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니 저렴한 러시 티켓 사면 세계적인 장님 가수 공연을 볼 수 있겠다 희망에 부풀어 러시 티켓을 사러 갔다. 그런데 인기 많은 가수라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서 고생을 했다. 러시 티켓이니 25불이라 기대했는데 기억에 거의 60불인가 해서 기절할 뻔했는데 그날 밤 공연은 형편없어서 실망했던 슬픈 기억도 떠오른다. 메트 오페라 러시 티켓이 25불이라서 메트에서 파는 거라서 당연 25 불일 줄 알았는데 터무니없이 비싼 티켓에 슬펐는데 공연도 별로라서 괜히 갔구나 실망했지. 유튜브에 올려진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은 좋은데 라이브 공연이 어렵나 봐. 평생 살면서 딱 한번 봤던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은 낙제 점수였다. 공짜라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오래오래 기다려 비싼 러시 티켓 샀고 공연은 형편없었으니 잊을 수 없는 슬픈 공연이지. 러시 티켓은 반환이 안 된다. 직원이 준 티켓 가격이 25불이 아니라서 반환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불가능. 그래서 공연을 봤고 공연 후기는 낙제니 평생 기억하는 공포 영화 같은 추억이야. 라이브 공연이 정말 어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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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봤던 공연 가운데 날 실망시킨 또 하나의 공연이 있다. 대학 시절 무척 좋아했던 이문세 공연. 아주 오래오래 전 한국에서 이문세 공연 티켓을 10만 원 주고 샀는데 그때도 너무나 실망스러워 한 마디 하고 싶었는데 꾹 참았다. 대학 시절 무척 좋아한 가수라서 하늘처럼 비싼 티켓 구입했는데 라이브 공연이 쉽지 않아서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하나 봐. 이문세 노래도 참 좋지.





장 보러 가서 꽃 향기 맡고 음악 들으며 웃었어. 아침 내내 산책하면서 장미꽃, 라벤다 꽃, 데이지 꽃 향기 맡았는데 또 꽃향기를 맡는 나 자신을 보고 웃었지. 요즘 매일 꽃향기 맡으니 꽃의 영혼이 내 몸속에 들어와 사는 거 같아. 이러다 신선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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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라벤다 꽃도 예뻐.


매년 여름 장미정원에 가서 꿀벌들의 비행을 보면서 장미꽃 향기를 맡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맨해튼에 가지 못하니 이웃집 정원이 나의 놀이터가 되어 꽃과 벌과 초록 나무와 파란 하늘이 나의 정다운 친구가 되어준다. 참 사랑스러운 친구들이야. 우린 말하지 않아도 통하니 기분이 좋아. 한국이라면 친구들 만나러 카페도 갈 텐데 비싼 뉴욕은 전부 그림의 떡이야. 돈 걱정 안 하고 펑펑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뉴요커들도 꽤 많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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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일요일 오후 4시 딸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다. 파란 하늘이 춤을 추고 눈부신 여름 햇살 아래 새들의 합창 들으며 장미꽃 향기 맡으며 천천히 걸으면 행복이 밀려오지. 호수에 도착하니 정말 많은 동네 주민들이 휴식을 하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서 하모니카 불면서 기타를 치면서 존 레넌의 노래를 부르니 밥 딜런도 떠올랐다. 대학 시절 무척 좋아했던 노래 '이매진'을 불렀다. 그때는 존 레넌이 뉴욕에 산 줄도 몰랐다. 뉴욕에 관심조차 없었으니 몰랐을까.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이웃들도 많았다. 다인종이 거주하는 뉴욕에는 강아지 종류도 정말 많아서 놀란다.





초록 나무에 빨강 파랑 초록 풍선을 걸어두고 공원에서 파티를 하는 가족들도 있고, 초록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는 남자도 있고, 나무 그늘 아래 야외용 의자에 앉아 즐거운 대화를 나눈 사람들도 있었다. 동네 공원 보며 센트럴파크도 떠올랐어. 지난봄 벚꽃 사진 찍으러 간 게 마지막이었나.


LvJomX8xibgqXQy3yGBqbtkK8RQ 장미꽃향이 너무 좋아 행복했어.



저녁에는 반틈 감긴 눈으로 오페라를 봤다. 참 좋아한 타이스의 명상곡이 흘렀다. 마스네의 타이스 오페라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르네 플레밍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황홀한 밤이었어. 아침 일찍 산책하러 가니 저녁 시간에는 피곤이 밀려와 사랑하는 오페라 보는데도 눈이 감긴다.






Sunday, June 7
Massenet’s Thaïs
Starring Renée Fleming, Michael Schade, and Thomas Hampson, conducted by Jesús López-Cobos. From December 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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