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8일 월요일
산들바람 부는 화창한 여름날 태양의 노래를 들으며 아들과 함께 오랜만에 황금 연못에 백조 가족 만나러 갔는데 아쉽게도 볼 수 없어서 섭섭했다. 하얀 백조 가족 대신 거북이 몇 마리가 보였고 낚시꾼 한 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고 연못 건너 맞은편에 바다를 보러 갔는데 거기도 백조 가족이 없어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몰라. 집에서 왕복 7마일 거리라서 오랜만에 긴긴 거리를 걸으니 피곤했지만 꾹 참고 우리는 나무 그늘 아래를 찾아서 걸었다. 그늘이 정말 좋은 계절이 왔다. 고목나무 그늘은 천국이야.
연못에 갈 때 생각나는 수레국화 꽃이 있었는데 역시나 날 기다리고 있었다. 독일 국화라고 한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독일에는 수레국화꽃이 많이 피었겠다. 파랑 분홍 보랏빛 수레국화 꽃이 예쁘게 핀 집을 보아 행복했어. 그 꽃말이 '행복'이라네. 꽃을 보면 행복이 밀려와. 나만 그런가. 그런데 꽃말이 행복이라니 더 기분이 좋아진다. 수년 전 아들과 자주자주 방문한 곳이라서 어느 집에 어떤 꽃이 핀가도 기억하고 있다.
연못에 가는 길 강아지 키우는 주인과 이야기 나눴다. 아주 작던데 7살이라 하니 놀랐어. 또 체리를 따는 부부도 보고 웃었다. 과일나무가 집에 있으면 정말 좋겠다. 집도 없는데 상상만 한다. 그러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살던 때 아침 산책을 하러 가서 만난 한인 부부가 있다. 아주머니가 네일 아트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아주머니 남편분이 과일나무 가꾸기가 취미라서 정원에서 아주 많은 과일나무를 키운다고. 과일나무를 키우니 벌레가 많아 힘들다고 하셨다. 두 자녀분이 결혼했지만 뉴욕은 렌트비가 비싸서 함께 산다고 하셨다. 미국은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면 독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2008년 세계 경제 위기가 찾아오니 렌트비 부담으로 자녀와 부모가 함께 사는 가족도 늘었다고 뉴욕 타임스 기사에도 떴다. 네일 아트 분야에서 일하니 별별 소식을 다 듣게 된다고 하셨다. 경제 위기 전 네일 아트도 수입이 꽤 된다고 했는데 갈수록 렌트비는 비싸고 가게 운영이 어려워 자살 한 분도 있다는 슬픈 뉴스도 들었지.
아, 깜박 잊었다. 용궁에도 다녀왔어. 파란 물속에서 인어 공주 대신 붉은 잉어가 살더라. 초등학교 시절 당번이 되면 어항 물 갈아주기 열심히 했지. 파란 물속에 빌딩도 비쳤어. 용궁에 갔는데 용왕님은 만나지 못했다. 토끼와 거북이도 만나지 못했어. 뉴욕에 토끼풀이 정말 많은데 토끼가 안 보여. 이상해. 토끼는 모두 어디로 숨어버렸을까.
맨해튼에서 행복 찾기 놀이를 하는데 코로나로 잠들어 버려 대신 이웃집 정원에서 행복 찾기 놀이를 하는데 오랜만에 꽤 먼 지역에 다녀왔다. 차가 있다면 편리할 텐데 차가 없으니 걷는다. 왕복 2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구글 맵을 이용 하면 왕복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수년 전 아들과 함께 자주 방문했던 황금 연못. 뛰다 피곤하면 다시 걷다 반복했던 코스다. 그늘 아래 찾느라 이리저리 움직이고 가끔 꽃 사진을 찍느라 시간이 지체되니 평소보다 더 오래 걸렸다.
걷기는 나의 특기가 되어버렸다. 딸은 일하면서 공부하니 너무 바빠 시간을 낼 수 없어서 다음에 같이 가기로 했다. 산책하면 기분이 좋아져. 정말 그런다. 해보면 안다.
이른 아침 천국을 만나러 이웃집 정원을 돌아다녔지. 영화 배경 같은 멋진 이웃집 할아버지 집에 가서 백만 송이 백장미 꽃 향기 맡고 행복했지만 벌써 시들고 있어서 아쉬움 가득하다. 꽃이 잠깐 피고 진다. 다시 길을 걷다 양귀비꽃, 라벤다 꽃, 데이지 꽃, 수국 꽃 향기를 맡았다. 예쁘지 않은 꽃이 없다. 새들의 합창도 쉬지 않고 들렸다.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뻘강 새도 자주자주 아파트 뜰에 놀러 와 노래를 불렀다.
종일 약 2만 보를 걸었다. 태양은 매일 뜨고 지고 반복하고 난 매일 숨어있는 행복을 찾는다. 바람 속에서, 태양 속에서, 나무 그늘 아래서, 초록 나무 숲에서, 꽃향기 속에서, 새들의 노래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삶이 뜻대로 되냐고? 천만에!!
뜻대로 안 되니 나만의 행복을 찾는다.
Monday, June 8
Mozart’s La Clemenza di Tito
Starring Lucy Crowe, Barbara Frittoli, Elīna Garanča, Kate Lindsey, and Giuseppe Filianoti, conducted by Harry Bicket. From December 1,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