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코로나_오페라 두 편 감상하며 피서를 가다

by 김지수

2020년 6월 22일 월요일


태양이 집으로 놀러 와 불바다로 변했다. 백합꽃과 장미꽃 향기 가득한 유월의 태양이 화산처럼 타오르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팔월도 아닌데 숨쉬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쉬기로 했다. 맛있는 천도복숭아를 먹으며 오페라 두 편을 보았다. 여름에는 시원한 과일이 최고다. 복숭아, 체리, 살구, 수박, 청포도 등 과일 종류도 많지. 가격이 비싸서 그림이 되기도 하지만.


한동안 황금 연못과 사랑에 빠져 오페라와 멀리 지내다 오랜만에 오페라를 켰다.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클래식 음악이 좋다. 뉴욕에 와서 알게 된 현대 음악 작곡가의 거장 필립 글래스. 그의 <사티아그라하> 오페라는 영어 자막이 없으니 내용도 뭔지도 모르는데 좋았다. 그러니까 영상 보면서 음악만 들었어. 미니멀니즘을 응용한 현대 음악의 작곡가로 알려졌는데 공부를 엄청 세게 시키는 시카고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줄리아드 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했단다. 맨해튼에 있는 티베트 하우스 공동 창립 멤버다. 콜럼비아 대학 교수 로버트 서먼과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와 함께.


4cX5YtcyUJsCefWZSfSQ6nsqM04.png 현대 음악의 거장 Philip Glass (필립 글래스)


카네기 홀에서 그의 연주회가 열렸는데 저렴한 티켓을 팔지 않아서 가지 않았다. 나의 아지트에서 만난 미술 비평가가 어느 날 내게 필립 글래스 공연 보러 가지 않을래요?라고 물으니 난 그의 음악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는데 오페라를 보고 후회가 밀려왔다. 지난 3월 중순경 열린 음악회였는데 다른 음악가와 함께 공연했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자주 카네기 홀에 공연을 보러 간다고 하니 미술 비평가가 그의 음악회를 보러 가지 않냐고 물었던 거 같다. 필립 글래스 오페라에 처음으로 눈을 뜬 셈이다. 맨해튼 티베트 하우스도 한두 번 방문해 전시회를 보았는데 오래전이라 기억이 사라졌어.


또 베르디의 <La traviata (라 트라비아타)> 오페라를 다시 봤다. 좋은 오페라는 언제 봐도 즐겁다. 창녀와 귀족 아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서 창녀 역할을 맡은 불가리아 오페라 가수 Sonya Yoncheva (소냐 욘체바) 목소리에 피서를 갔다. 장미꽃 향기처럼 달콤한 목소리는 더위를 잊게 하고 세상의 고통도 잊게 한다. 음악 정말 좋아. 베르디 오페라는 알렉산더 뒤마의 소설 <춘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중학교 시절 소설을 읽으며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창녀란 직업이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먼 훗날 주위에서 창녀와 사랑에 빠져 파탄난 가정을 보고 창녀란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학 교수의 딸은 의사랑 결혼했는데 바람피우는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다 친정아버지랑 상의했는데 이혼은 하지 말고 미국에 가서 자녀 교육하라고 해서 고민하다 중대한 결정을 하고 미국에 와서 남편이 보내준 생활비 받고 살았는데 어느 날 남편이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고. 재산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탕진했다는 더 기가 막힌 슬픈 소식이었지. 참 알다가도 모른 게 인생이라니까. 누가 그럴 줄 알았을까. 결혼할 때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줄 알았지. 정말 인생은 알 수가 없지. 귀족이 홈리스 되기도 하고 가난뱅이가 세계 최고 갑부가 되기도 하니까. 누구냐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해리포터 집필한 작가 J. K. Rowling. 가난에 찌들어 살았다고 하더라. 해리 포터 소설도 수많은 출판사에서 거절당하다 어렵게 연결이 되었는데 대박이 났어. 대박 정도가 아니라 세계 1등 로또야. 책으로 그 많은 돈을 벌기도 쉽지는 않은데 말이야.


코로나와 폭염으로 마음이 어지럽고 복잡한데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동을 받았다. 복잡한 창녀 직업 생각하지 않고 어릴 적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창녀와 젊은 귀족 사랑 이야기를 보았어.


BQYJenqovjqK3kWOp0e-Sw-Uguw 이른 아침 호수 풍경, 잘 보면 둥근 해가 있다. 숨은 그림 찾기야.



이른 아침에는 마음의 보물을 찾으러 천국 여행을 갔지. 천국은 스스로 찾아야지. 누가 내게 천국을 선물하겠어. 매일 눈뜨면 맞는 새 날은 선물이니 고귀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채워야지. 새벽 5시경 깨어나 호수에 여명의 빛을 보러 갔는데 기대가 너무 높았는지 원하는 멋진 배경을 볼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하늘을 내 맘대로 할 수 없으니 포기하고 돌아서 이웃집 정원에서 꽃향기를 맡았다. 마음을 시원하고 푸르게 하는 파란색 수국 꽃, 예쁜 달리아 꽃, 노란 선인장 꽃, 옥잠화 꽃과 백합꽃 등을 보고 집에 돌아왔지. 코로나로 이웃집 정원에서 매일 산책하면서 꽃향기 맡으며 알게 된 꽃 이름. 처음에는 작약과 모란꽃 차이도 몰라 혼동했는데 브런치 작가 <윤 자이>님이 알려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최근 수국 꽃과 산수국 꽃이 다른 것도 알게 되었다. 산수국 꽃은 한국에서 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다.


무더운 날이라 백숙을 끓여 먹었다. 맛있는 음식 먹고 힘내야지. 열심히 살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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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달리아꽃, 중앙 옥잠화 꽃, 오른쪽 노란 선인장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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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수국 꽃 /중앙 백합꽃/ 오른쪽 산수국꽃




Friday, June 19

Philip Glass’s Satyagraha

Starring Rachelle Durkin, Richard Croft, Kim Josephson, and Alfred Walker, conducted by Dante Anzolini. From November 19, 2011.

Sunday, June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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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1

Verdi’s La Traviata

Starring Sonya Yoncheva, Michael Fabiano, and Thomas Hampson, conducted by Nicola Luisotti. From March 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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