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아니었다면 플러싱 주택가에 예쁘게 핀 수국 꽃도 보지 못했을 텐데
매일 맨해튼에 가다
발목이 묶여서
동네 한 바퀴 구경하다
차츰차츰 산책 시간이 길어지다
천국의 놀이터를 발견하고 웃음꽃이 피었지.
이웃집 정원과 창가에 핀
수국 꽃을 보고 행복이 밀려왔지.
수국 꽃 색도 얼마나 다양한지 몰라
하늘색 파랑 보라... 파랑도 가지가지 보라도 가지가지...
색의 마법의 향연이 펼쳐진다.
어느새 6월 말
서서히 꽃이 지기 시작하니
아쉬움 가득한 시간
2020년 6월
한국에도 많이 피는 꽃인데
난 뉴욕에서 처음 본 산수국 꽃이야.
허형만 시인의 <산수국> 시도 있어.
산수국/허형만
흐벅지게 핀 산수국 오져서
차마 아주 떠나지는 못하고
가담가담 오시어 가만히 들여다보는
여우비 갈맷빛 이파리마다 조롱조롱
매달려 가슴 졸이는 물방울
나에게도 산수국처럼 탐스러웠던
시절 있었지 물방울처럼 매달렸던
사랑 있었지 오지고 오졌던 시절
한 삶이 아름다웠지
한 삶이 눈물겨웠지
(산수국/허형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