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7일 토요일
태양의 노래가 들려오는 무더운 여름날 갑자기 파바로티가 부른 (오 솔레 미오, 오 나의 태양) 노래가 듣고 싶어. 브라이언 아담스와 부른 노래도 정말 좋아. 대학 시절 브라이언 아담스 노래도 자주 들었지.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으면 참 좋아.
여름이면 공연 천국인데 코로나로 취소가 되었으니 가수들도 팬들도 모두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겠구나. 라이브 공연 느낌은 정말 특별하고 좋은데. 뉴욕의 6월은 끝도 없는 공연이 열리는데 전부 취소!!! 지구 역사를 바꾼 코로나 정말 무서워.
매년 여름에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내게 연락이 와서
스트리밍으로 잠시 공연을 봤어. 아름다운 하프와 플루트 소리도 들었지. 매년 여름 저녁 8시경 축제가 열리는데 무더운 날인데도 음악 사랑하는 팬들이 몰려와 공원에서 축제를 보면 놀라곤 했지. 올여름 코로나로 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은 당연 취소가 되었지.
태양은 쉬지도 않고 활활 불타오르는 여름날 새벽에 눈을 뜨면 천국을 만나러 이웃집 정원에서 산책을 하는데 올여름 처음으로 주황색 능소화 꽃을 보고 반가웠어. 전설에 의하면 하늘의 꽃이라고. 꽃말은 '영광'과 '명예'.
오래전 아들과 함께 황금 연못에 자주 방문할 때 능소화 꽃을 보곤 해서 추억이 생각난다. 하얀 백조 가족 만나러 우린 열심히 뛰었지. 왕복 7마일 거리. 초록 나무 그늘을 만나면 감사하고 초록바람도 감사했어. 온몸에 땀 줄줄 흐르며 뛰었는데 갈수록 게을러지는가. 올여름 오랜만에 방문하니 백조는 사라져 버려 섭섭했어.
걷다가 파란 하늘도 보고 천국 같은 수국 꽃도 보며 행복이 밀려왔지만 벌써 서서히 지기 시작하니 섭섭하다. 꽃이 피면 진다. 정말 짧은 순간 화려하게 피다 안녕하고 떠나는 꽃들. 꽃피는 순간을 잡으려 매일 아침 꿀벌로 변신했어. 나의 유월은 꿀벌로 기억하자.
꽃피는 유월 난 꽃향기 맡으며 행복했다. 내 생일도 장미의 계절 6월에 있는데 어린 시절 혼자서 불평을 했지. 왜 이렇게 안 좋은 계절에 태어난 거야라고. 한국이 많이 덥고 습해서 더욱 싫었는가 모른다. 늦게 늦게 6월이 아름다운 계절인 것을 알았지. 죽기 전에 알아서 다행이지.
코로나 때문에 나의 놀이터 맨해튼이 잠들어 버리고 대신 플러싱에서 천국의 문을 두드렸어. 열려라 천국의 문. 쾅쾅 세게 두드렸는데 정말로 천국의 문이 열리고 말았지. 장미꽃, 백합꽃과 수국 꽃 향기 맡으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장미 정원을 예쁘게 가꾼 이웃집 할아버지 초대도 받아서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낯선 아시아 중년 여자를 초대하셨어. 얼굴도 모르고 한 번도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날 초대해서 기뻤다.
매일 아침 꽃향기 맡으러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닌다. 과일나무 봐도 내 마음이 뿌듯해진다. 플러싱 주택가에서 포도 넝쿨 보고 룰루랄라. 뽕나무 열매 오디도 보았는데 사진 찍으려다 하마터면 엉덩 방아 찍을 뻔했다. 만약 그랬다면 아이보리색 칠부바지가 검은색 오디 열매 빛으로 물들었을 거야. 그러다 잭슨 폴락 추상화처럼 변해버릴 수도 있었겠다.
파랑새도 만나 행복했어. 왜냐고? 빨강 새는 자주자주 보지만 파랑새는 좀 더 귀하다. 귀하니까 특별해. 파랑새 한 마리랑 추억 놀이를 했지. 이리저리 움직이면 내 시선은 파랑새를 따라다녔어. 산책하다 자주자주 빨강 새 노랫소리도 들었지.
호수에 갔는데 얼마 전 만난 기러기 가족을 만났어. 어린 새끼가 몇 마리인지 세기도 힘들었는데 교포가 먹이를 주니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무려 열여섯 마리의 새끼를 보고 웃었지. 정말 인간이라면 불가능한 일이잖아. 출산을 하지 않으니 인구수가 감소되어 나라는 걱정이 태산이고 이웃나라 일본도 젊은 층 인구가 없고 노인 인구가 많아서 노인 복지 혜택이 많으니까 정부는 고민이 많고 그러다 결국 세금을 올렸다고. 2020년 올림픽 열려고 준비했는데 코로나로 내년으로 연기되었으나 과연 내년은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지. 올림픽 준비한다고 엄청난 예산이 들었을 텐데... 세상이 난리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마가렛 꽃 보며 중학교 시절 추억도 떠올랐다. 수녀원 앞에서 본 예쁜 마가렛 꽃밭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산다. 가슴 아픈 추억도 있지. 그때 영어를 제대로 배웠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중학교에 처음 입학해 영어 수업을 받았는데 엉터리 발음을 배우고 말았어. 외국어는 내게는 새로운 세상이라 즐거웠는데 그때는 몰랐어. 나중 미국에서 박사 학위 받은 분의 발음을 들으니 내게는 외계인 발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 당연 미국 박사 학위 발음을 배워야 하는데 잘못 배운 엉터리 발음에 익숙해져 고쳐지지 않았어. 그래서 첫 단추가 중요해. 그리고 선생님도 정말 중요해. 엉터리 선생님에게 잘못 배우면 고치기가 더 힘들다. 악기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지. 무에서 시작하면 차라리 더 나은데 잘못 배운 것을 지우기가 참 어려워. 습관도 그래. 좋은 습관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나쁜 습관은 불행하게 만든다. 그런데 잘못된 습관 고치기가 정말 힘들고 어려워.
저녁 하늘도 쳐다봤어. 가끔씩 하늘을 본다. 몇 번 보냐고.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늘도 변덕쟁이. 변화무쌍하지. 가끔은 구름 파티가 열리고 저녁 무렵에는 황홀한 풍경을 보여줘. 그걸 노을이라고 하지. 허드슨 강 석양이 그리운데 언제나 볼까. 그립다 그리워 맨해튼!!!
오페라도 잠시 보았어. 조이스 디도나토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날 행복하게 했지. 목소리에도 마법의 색채가 있어. 음악을 좋아하면 할수록 더 자주 듣게 되고 그러다 보면 목소리도 칼라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지.
세월 정말 빠르다. 유월도 며칠 남지 않았어. 일 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슬프게 코로나 걱정으로 정말 힘들었지. 오페라와 꽃이 나의 구세주였지.
Saturday, June 27
Massenet’s Cendrillon
Starring Kathleen Kim, Joyce DiDonato, Alice Coote, Stephanie Blythe, and Laurent Naouri, conducted by Bertrand de Billy. From April 28,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