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처럼 여행객처럼

by 김지수

2020년 7월 17일 금요일


zW7egPE7mYjdezNfYeUTWmOuMfM 맨해튼 미드타운 록펠러 센터



아침에는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태양이 활활 타올랐어. 하루 26471보를 걸으며 긴긴 하루를 보냈다. 호텔에서 머문 여행객도 아니면서 여행객 같은 하루를 보냈으니 나의 에너지는 태양처럼 불타 올랐어. 플러싱 집에서 맨해튼까지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고, 집에서 식사 준비와 집안일하고 산책하고 맨해튼에 갔으니 1초도 쉴 틈이 없었다. 가진 게 꿈과 정열 밖에 없지만 매일 뜨겁게 산다.


아침 6시가 지나서 일기 예보를 확인하니 7시가 되면 그친다고. 그래서 기다렸는데 비가 계속 내려 그냥 밖에 나가 우산을 쓰고 천천히 호수를 향해 걸었다. 여름비 내리는 날도 공원에서 운동하는 동네 주민도 있고, 보리수 고목나무 아래 앉아서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도 있고, 우산 쓰고 호수를 빙빙 돌면서 산책하는 사람도 있었다. 호수에 내린 빗방울이 그림이 되어주니 혼자만 보기에 아까워 아이폰으로 담았다. 여름 비 내리는 호수 풍경도 시와 그림처럼 아름답다. 백만 개의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 폭우 속 상드를 걱정하며 쓴 <빗방울 전주곡>도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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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하는 시간 /뉴욕 플러싱 주택가



또, 이웃집 정원에서 시들어 가는 수국 꽃과 예쁜 나팔꽃과 백합꽃과 장미꽃과 무궁화 꽃과 배롱나무 꽃 등을 보았다.


IMG_3344.jpg?type=w966 딸과 함께 추억을 쌓는 시간


집에 돌아와 딸과 함께 커피 마시러 카페에 가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은행에 가서 세탁에 사용할 동전을 교환하고, 장 보고 집에 돌아와 점심 식사 준비를 했다. 쉴 시간이 없이 오전이 흘러갔고 식사 후 딸과 함께 맨해튼에 갔다.



IMG_3347.jpg?type=w966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인다.


7호선 5번가 역에 내려 브라이언트 파크 근처 우리가 사랑하는 카페에 갔는데 문이 닫혀 스타벅스 카페에서 아이스 라테 사 마시고 5번가에서 쇼핑을 했다. 세일 중인 바지 하나 구입하며 반성을 했다. 정말이지 몸매 관리를 평소에 해야 하는데 쇼핑 매장에 가면 후회하고 집에 돌아오면 잊어버리고 마음껏 밤늦은 시간까지 먹는다. 그러니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나. 쇼핑도 1년에 몇 번 하니 금세 잊어버려. 요즘은 60대 70대에도 10대처럼 고운 몸매를 갖는 분도 많아서 놀란다. 반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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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 센터 동상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오랜만에 맨해튼에 갔으니 신나게 돌아다녔다. 록펠러 센터를 지나치며 마스크 쓴 동상도 보고 미드타운 걷다 홈리스들 누워 있는 골목길을 지나쳤다. 슬픔이 비처럼 뚝뚝 떨어져. 맨해튼에 가면 홈리스들을 꼭 본다. 종이 상자에 누워서 지내는 사람들 보면 마음이 아프지.



코로나로 뉴욕이 멈춰버렸는데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 초록 잔디밭에서 휴식하는 뉴요커들 보면 영화처럼 예쁘단 생각이 든다. 서부에서 사는 딸도 코로나로 임시로 뉴욕에서 지내지만 서부에서 볼 수 없는 맨해튼 풍경이 특별하다고 말한다. 서부는 서부대로 매력이 넘치지만 맨해튼은 맨해튼만의 특별한 색채가 있고 한국도 한국만의 독특한 색채가 있다.


세계 문화 예술의 도시 뉴욕은 사랑할 수밖에 없고 코로나로 잠시 멈춰버렸지만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이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종일 천재들의 공연을 무료로 감상하고, 첼시 갤러리에서 세계적인 화가들의 그림을 무료로 감상하고, 센트럴파크와 브라이언트 파크 등에서 산책하고, 북 카페에서 종일 읽고 싶은 만큼 책을 읽을 수 있고 허드슨 강변을 산책하는 것을 상상해 봐. 전부 공짜야. 슬프게 지금은 잠들어 버렸어.


지하철만 타면 세상 구경하는 맨해튼. 다인종이 사는 뉴욕 색채가 정말 특별하지. 코로나로 한동안 첼시 갤러리가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예약제로 변해 미리 예약하면 첼시 갤러리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하늘나라로 먼 여행 떠난 헤밍웨이도 1920년대 파리에서 지냈지만 지금 뉴욕을 보면 아마도 사랑할 거 같아. 그리운 맨해튼 언제 잠에서 깨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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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브라이언트 파크 백합꽃/ 아래)맨해튼 미드타운 공립 도서관 앞 사자상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5번가 도서관 입구)



다시 브라이언트 파크에 가서 백합꽃 향기 맡으며 잠시 휴식을 하다 5번가 공립 도서관에 갔는데 도서관 앞 사자 상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미드타운 뉴욕 공립 도서관 사자상은 5번가 도서관 입구에 있다. 뉴욕에 여행 와서 어디에 사자상이 있는지 몰라서 보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간 분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마스크라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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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동네 호수 밤 풍경/ 팔뚝 만큼 큰 물고기는 무얼 먹고 살까.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하고 호수에 두 자녀와 함께 산책을 하러 갔는데 저녁 9시가 되어갈 무렵 낚시꾼이 팔뚝 만한 물고기를 잡았는데 낚시 바늘을 빼고 다시 호수에 놓아주더라.


하루가 어찌 빨리 지나가는지 일기를 쓸 시간이 없었다. 뜨거운 여름날 태양처럼 뜨거운 하루를 보냈어. 딸 덕분에 시원한 아이스라테 커피를 몇 잔이나 마셨으니 귀족이 되어버렸어. 평소 비싼 커피는 한 잔도 안 마시데 너무 더워서 시원한 음료가 저절로 생각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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