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6일 목요일
이른 아침 백합꽃과 장미꽃과 수국 꽃 향기를 맡으며 산책하고 호수에서 오리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딸과 함께 파리바케트에 갔다. 딸이 아이스라테 커피와 팥과 생크림이 들어간 빵을 사 왔다. 참 오랜만에 먹은 빵이었다.
대학 시절 엄마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버지 월급날 동네 제과점에 가서 빵을 사 오셨고 그때 자주 먹은 빵이었다. 그 시절 빵 10개에 1000원이었다. 지금은 빵 1개에 2.29불+ 세금. 한국돈으로 계산하면 약 3000원이 된다. 1개 100원에서 3000원이 될 때 세상이 얼마나 변했나. 우리 대학 시절 대학가 근처에 멋진 카페도 드물고 식당도 드물었는데 세월이 흘러가니 너무나 변해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대학 시절 라면 1개에 300원, 달걀 1개 추가로 넣으면 350원, 자판기 커피 한 잔이 100원, 오므라이스와 돈가스와 카페 라이스가 1인분에 1500원, 짜장면이 300원이었다.
88 올림픽 후 한국이 많이도 변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가난했던 한국을 알기 어려울까. 만약 내 수중에 1000원이 있다면 무얼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 가고 대학 도서관에서 신문과 책을 읽고 자판기 커피 한 잔 먹어도 1000원이면 충분했다. 당시 1000원이면 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그때는 해외여행도 불가능했던 시절. 88 올림픽이 끝난 그다음 해 해외여행을 하기 시작했고 요즘은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젊은이들도 동남아와 유럽 등에 여행을 자주 가더라. 지금은 코로나로 국경의 빗장을 잠가버려 예전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을 거 같아. 항공사와 호텔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비즈니스에 속한다고. 돈 모아서 해외여행 가려고 준비한 사람들 마음은 무거울 거 같아.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코로나가 터졌으니까.
송창식 윤형주 튄폴리오, 해바라기, 이문세, 송골매, 대학 가요제, 강변 가요제 등의 노래를 들으며 낭만적인 대학 생활을 했는데 요즘은 너무나 달라졌어. 가난한 시절 아르바이트해서 돈 받으면 서점에 달려가 삼중당 문고판 몇 개 구입하고 음반 몇 개 사곤 했는데 나중 삼중당 문고판 전부를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대학시절 요즘처럼 휴대폰과 인터넷도 없어서 세상이 캄캄했어.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은 오로지 책을 통해서 가능했다. 요즘 대학생들 가운데 휴대폰 없이 지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인터넷 없이 지낸 사람도 드물 거 같다. 그렇게 캄캄한 세상에서도 아름다운 꿈을 꾸고 가꿨다.
대학 시절 친구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사는데 오래전 연락이 두절되어 버렸다. 학생 시절 삶은 비슷하나 세월이 흐를수록 삶이 달라지더라. 무엇이 우릴 다르게 만들까.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클래식 기타 연습을 하고 레슨 받으며 행복했던 시절. 아름다운 클래식 기타 소리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흐를 때도 있었는데 먼 훗날 뉴욕에 와서 줄리아드 학교에서 클래식 기타 공연을 감상하게 되었다.
대학 시절 꿈꾸던 것을 먼 훗날 수 십 년 세월이 흐른 후 맨해튼에서 보게 될 거라 상상도 못 했다. 대학 시절에도 음악과 그림과 책을 좋아해서 맨해튼과 같은 세상을 꿈을 꾸었지. 당시도 보통 학생들은 좋은 학점 받는 것이 최고의 목표나 되듯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더라.
그때나 지금이나 난 내 멋대로 산다. 다른 삶과 비교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현실 안에서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 비록 현실은 지옥처럼 무거워 질식할 거 같지만 그래도 견디고 참고 꿈꾸며 산다. 친구들과 클래식 기타반 선후배들도 그립다.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