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2일 수요일
저녁부터 우르르 쾅쾅 천둥이 쳤다. 낮 최고 기온은 34도 체감 온도는 37도. 견디기 힘든 온도인데 천둥이 치니 24도로 기온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사하라 사막처럼 뜨겁다. 거실 마루 바닥도 뜨겁고 수돗물도 뜨겁고 몸도 뜨겁다. 무더운 여름날이라 매미가 울더라. 왜 매미는 무더운 여름날에 찾아올까. 내게는 매미는 더위의 상징이다. 정말 덥구나 피부로 느낄 때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른 아침 동네에 핀 노란 해바라기 꽃과 나팔꽃과 무궁화 꽃을 보면서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는데 예쁜 물고기 두 마리가 눈 앞에 나타나 바로 사라져 마법 같은 순간이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느림보로 알려진 거북이도 빠르고, 오리도 빠르고, 고추잠자리도 빨리 날고 물고기 또한 마찬가지라서 사진 찍기가 참 어렵다.
산책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 부근에 갔다. 도착 시간은 아침 7시 50분. 출근 시간에 지하철 역 부근에서 파는 음식을 먹고 떠나는 사람들도 보고 지하철역 근처에서 몇 명의 홈리스들도 보고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이 마스크를 팔고 있는데 옆에 서 있는 경찰 두 명은 무료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더라.
플러싱에 있는 빌딩 가운데 퀸즈 도서관과 우체국 건물이 인상적이다. 맨해튼과 달리 플러싱은 가난한 이민자들이 사는 지역이라 멋진 빌딩이 없다. 도서관 앞 계단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더라. 메인 스트리트는 중국인 가게가 많고 당연 중국어가 들려오는 곳이다. 아주 오래전 과일을 구입했던 중국 마트도 지나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집안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사진 작업과 글쓰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루가 어찌 빨리 지나가는지 몰라. 24시간이 1초 같아. 저녁 식사 메뉴는 김치찌개와 고등어구이를 준비하는데 냉장고에 넣어둔 고등어 두 마리 가운데 한 마리는 썩어서 속이 상했다. 무더운 날이라 냉장고 안 생선도 빨리 썩어 버린다.
아파트 실내는 태양처럼 뜨겁다. 종일 에어컨을 켜도 시원한 줄 모르겠다. 코로나 소식은 잠잠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경제적인 타격이 정말 커서 갈수록 빈부차는 커질 테고 극빈층도 갈수록 늘어날 거 같아. 돈 없는 서러움에 울고 우는데 어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 마음은 어떨까. 천둥이 코로나를 데려가면 좋겠다.
엊그제 서부로 떠난 딸이 석류나무와 장미꽃과 야자수 나무 사진을 보내주어 서부의 향기를 가까이 느꼈다. 또, 까마귀와 청설모 노랫소리와 사자 영상을 보내줘 재밌는 시간도 보냈다. 서부에는 까마귀가 정말 많고 빨간 새(홍관조)는 없다고 한다. 언제 기회 되면 서부 여행도 하면 좋을 텐데 아직은 마음뿐. 무거운 현실 앞에 내 발은 뉴욕에 묶여 있다. 아주 오래전 딱 한 번 서부 여행을 갔지만 그때는 여행사 버스로 투어를 했고 딸이 일하는 실리콘 밸리는 한 번도 구경하지 않아서 궁금하다. 여행사 버스로 여행하기는 상당히 피곤한 서부 여행 때 대형버스 타이어가 터져 한여름에 낯선 지역에서 오래오래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던 추억도 떠오른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도 안개가 낀 날은 훨씬 더 아름답던데 우리 가족이 그곳에 갔을 때는 바람도 너무 세게 불어서 추워 혼이 났던 기억만 난다. 이제 다시 서부 여행을 가면 뉴욕처럼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곳을 천천히 거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