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계절

한인 커뮤니티 방문 _한양 마트와 머레이 힐

by 김지수

2020년 7월 23일 목요일 폭염



그리운 보스턴 찰스 강 /작년 보스턴 여행 시 담은 사진


이른 아침 변함없이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가는 길 노란 해바라기 꽃, 배롱나무 꽃, 코스모스 꽃, 도라지 꽃, 백합꽃이 날 반겨주었다. 어느새 칠월도 하순. 무더위를 피해 휴가 떠나는 피서철인데 코로나로 여행하기 힘든 시기다. 그럼에도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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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고 딸이 사는 캘리포니아에 다녀오면 좋을 거 같은데 경비가 만만치 않으니 그림의 떡이다. 호텔비와 항공료 계산하다 세월만 흐른다. 가까운 보스턴에라도 다녀오면 좋을 거 같은데 마음은 달려가는데 현실은 가볍지 않아서 늘 고민을 한다. 어디론가 움직이면 모두 돈이니까. 뉴욕에서는 지출이 물처럼 되기 너무 쉽다. 돈 벌기는 하늘처럼 어렵지만 돈이 사라지는 것은 순간이다.


IMG_4151.jpg?type=w966 노란 해바라기 꽃이 예쁜 계절



코로나로 맨해튼 나들이를 하지 않으니까 대신 플러싱에서 지내는데 한인 커뮤니티가 궁금해 아침 풍경을 담으러 찾아갔다. 매일 24시간 오픈하는 한양 마트 근처에서 사진을 담다 머레이 힐 근처로 갔다. 코로나로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니 매일 가든에서도 테이블을 준비한다고 말하는 한인 중년 남자를 만났다. 노래방 사진을 담으니 이미 문 닫은 지 오래되었다고 하셔 웃었다. 그분이 이민 온 지 36년이 되었으니 이민 생활이 어떤지 자세히 묻고 싶었지만 초면이라 짧은 대화만 나눴다. 플러싱 먹자골목이 있는 머레이 힐도 과거에 비해 더 깨끗하고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그분은 어쩌면 곧 중국인에게 먹힐지 모른다는 불안한 말씀을 하셨다. 중국인의 파워가 참 크다. 중국 이민자들은 단합을 하는데 한인 교포들은 그러하지 않은 편이다고 말한다. 뉴욕 문화가 좋은 것은 남 신경 안 쓰고 자유롭다고. 한국에서는 남 눈치 보는 게 참 피곤한 일이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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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n2ROFelxRsfFkntPy8I9_Nym8 사진 위) 봉숭아 꽃, 아래) 나팔꽃



아침에 약 1만 보를 걷다 나팔꽃도 보고 봉숭아 꽃도 보아서 기쁜 날. 뉴욕에 나팔꽃이 흔하지 않아서 마음속으로 그리워했다. 나팔꽃 넝쿨이 보여 얼마나 반갑던지. 그런데 내 휴대폰 배터리는 얼마 남지 않아서 몇 장 담고 돌아섰다. 왜 그 순간 배터리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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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넝쿨과 수세미 넝쿨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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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복숭아와 고양이



아들은 코로나로 엄마가 맨해튼 문화생활이 불가능하니 걱정을 했단다. 그렇지. 매일 문화생활하다 집에서 지내려니 답답하기 그지없는데 맨해튼은 포기했지만 플러싱에서 아침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했지. 이웃집 뜰에 핀 예쁜 꽃들이 보물이지. 호수도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좋았다. 자연은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라. 하늘도 호수도 초록 나무도 장미와 백합꽃과 백일홍 꽃들도.



코로나 전 거의 매일 맨해튼 나들이를 하니까 호수와 시내버스 다니는 길은 잘 아는데 플러싱 이웃집 정원에 무슨 꽃이 피는지 잘 몰랐다. 관심이 없으면 백 년이 지나도 안 보인다.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세상이 조금 더 가깝더라.



IMG_4178.jpg?type=w966 초록이 싱그러운 계절 무궁화 꽃이 핀 주택을 보면 반가워.



꽤 긴 시간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피곤했지만 식사 준비도 하고 백만 년 만에 청소도 하며 땀을 흘렸다. 폭염 속에서 청소하니 땀이 주르륵 흘렀다. 여행객이 머무는 호텔처럼 텅텅 빈 공간에 살면 좋을 텐데 좁은 공간은 책과 옷가지들로 꽉 채워져 불편하다. 의복도 매년 새로 구입하고 버리면 짐이 되지 않을 텐데 막상 버리지도 못하니 빈 공간이 없다. 누가 들으면 자주 쇼핑한 줄 알겠다. 우리 집은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쇼핑하지 않는다. 딸 덕분에 럭셔리 아이스 라테 커피 마실 정도니까. 평소 럭셔리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맨해튼 고급 커피는 너무 비싸다. 티끌 모아 태산. 매일 럭셔리 커피 마시면 한 달이면 엄청난 금액이 되니 저절로 눈이 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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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195.jpg?type=w966 7월 말인데 아직 수국 꽃이 피어 기뻤지.




날마다 폭염

내 몸도 지쳐가는 피서철

초록 나무는 싱그럽고

새들은 종일 노래를 부르더라.

밤에는 피곤했는지 스르르 눈이 감겼다.




그리운 보스턴 찰스 강!!!









보스턴 찰스 강 사진 2019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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