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만 보를 걷다 우연히 발견한 나팔꽃 넝쿨
다시 보러
이른 아침에 찾아갔지.
나팔꽃과 사랑에 빠졌나
자꾸만 보고 싶다.
사랑이 그러지.
자꾸 보고 싶고
느끼고 싶어.
사진: 2020년 7월 24일 금요일 흐림
나팔꽃
나태주
담벼락
가파른 절벽을
벌벌 떨며 기어올라간
나팔꽃의 덩굴손이
꽃을 피웠다
눈부시다
성스럽다
나팔꽃은 하루 한나절을 피었다가
꼬질꼬질 배틀려 떨어지는 꽃
저녁 때 시들기 시작하더니
다음날 아침 자취조차 없어졌다
그러나 빈 자리
그 어떤 덩굴손이나 이파리도
비껴서 갔다
나팔꽃 진 자리
더욱 눈부시다
성스럽다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