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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명소, 브루클린 하이츠에서

by 김지수

2020년 8월 8일 토요일



IMG_6232.jpg?type=w966 멀리 브루클린 다리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여 전망이 무척 아름다운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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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220.jpg?type=w966 뉴욕 명소 브루클린 하이츠, 여행객도 즐겨 찾는 장소다.


토요일 오후 백만 년 만에 브루클린 하이츠에 방문했다. 트루먼 카포티, 아서 밀러, 월트 휘트만 등 명성 높은 작가들이 살았던 곳이고 맨해튼 스카이 라인과 브루클린 다리와 엠파이어 스테이트와 자유의 여신상이 비치는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가 명성 높아서 뉴욕을 찾는 여행객에게 인기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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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스톤의 역사적인 빌딩도 멋지고 '오렌지 스트리트', '파인애플 스트리트', '크렌베리 스트리트' 등 재밌는 거리 이름도 있다. 퀸즈 플러싱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브루클린을 찾아가는 것이 편도 최소 1시간 반 이상이 걸려서 마음과 달리 자주 찾지 않게 된다. 오랜만에 지하철 R을 타고 Court street 역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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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탔는데 우연히 수년 전 지하철에서 만난 거리 음악가를 다시 만났다. 에콰도르에서 이민 온 중년 남자인데 퀸즈 잭슨 하이츠에 산다고 말했던 거 같다. 오래전 신발 수선공을 하다 지금은 기타 하나 들고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하루 종일 노래 부르는 직업도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방에 생수 한 병 담고 눈뜨면 식사하고 뉴욕시 지하철을 타고 노래를 부른다는 남자는 막내딸이 말썽을 부려 참 힘들다고 했다. 그가 부른 노래를 듣고 있을 때 지하철이 로컬이 아니라 74가 브로드웨이 역까지 익스프레스로 운행한다고 방송이 울렸다. 그때 코로나 바이러스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애플 뉴스가 휴대폰에 떴다. 코로나로 뉴욕시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지금 지구촌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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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내려 몬테규 거리를 거닐다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고 텅텅 빈 가게도 보고 고양이 카페도 보았다. 햇살 좋은 토요일 오후 전망 좋은 브루클린 하이츠에 도착해 산책로를 거닐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마음이 확 트였다. 매일처럼 산책로를 거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상상해 보았다.



IMG_6214.jpg?type=w966 브라운 스톤의 빌딩이 아름다운 브루클린 하이츠


오래전 작가들이 브루클린 하이츠에 살 던 무렵도 맨해튼 렌트비가 너무 비싸서 브루클린 지역에 살았는데 지금은 맨해튼만 비싼 게 아니라 브루클린 하이츠도 엄청 비싸서 서민들은 살 수가 없다. 맨해튼 스카이 라인을 보는데 내가 사랑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 페리 타는 곳이 멀리 보여 그리움이 짙어갔다. 거버너스 아일랜드도 얼마 전 오픈했는데 아직 방문하지 못했다. 마음속 달력에는 빨간색으로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가려고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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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왔는데 브루클린 하이츠에서 트루먼 카포티가 <콜드 블러드> <티파니에서 아침 >을 집필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와 결혼했던(나중 이혼) 미국 작가 아서 밀러가 <세일즈맨의 죽음>도 집필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명성 높은 플리마우스 교회도 있는데 노예 해방주의 목사가 40년 동안 설교를 했단다. 또, 마크 트웨인, 찰스 디킨스, 월트 휘트먼 등이 예배를 드렸고 미국의 역사적인 랜드마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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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Edith Wharton)의 장편소설. '순수의 시대'를 원작으로 한 영화 <The Age of Innocence (순수의 시대)> 촬영지이기도 하고 1987년 개봉한 미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문스트럭(영어: Moonstruck)>도 촬영했단다.


매년 가을 브루클린 하이츠 브루클린 보로 홀(Brooklyn Borough Hall)에서 '브루클린 북 페스티벌'(Brooklyn Book Festival)이 열린다. 미국 최대 도서 축제 가운데 하나인데 유로가 아니고 무료라서 더 좋은 축제! 인기도 많아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정말 많다. 작가 이벤트도 참석할 수 있고 세일하는 책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오래전 이탈리아 라바짜(Lavazza) 커피도 무료로 마셨다.


예일대 출신 한인 작가 이민진도 축제에서 보았다. 아주 오래전 맨해튼 트라이베카 지역 반스 앤 노블 서점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석했는데 예일대 출신 시인이자 가수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내가 한국 출신이란 것을 듣고 이민진을 아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하니 놀라면서 꽤 명성 높은데 왜 모르냐고 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브루클린 북 페스티벌에서 그녀를 보았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7살 때 가족이 뉴욕에 이민을 와서 퀸즈에 정착했는데 쥐가 나오는 방 한 칸짜리 방에서 다섯 식구가 함께 살았단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파친코> 등이 유명한 작품이다. 뉴욕은 영화 속에서 화려하지만 빈부차가 극과 극으로 나뉘니 성공한 한인 예술가들도 어렵게 지냈다는 글을 가끔 읽곤 한다. 방 한 칸짜리에서 다섯 식구가 사는 것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 그래도 꿈을 꾸고 이뤄간 이민진.


뉴욕에 살지 않으면 이민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잘 모른다. 어릴 때 부모 따라 뉴욕에 와서 살기 시작한 이민진 작가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지냈고,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이용훈 테너도 서울대 졸업 후 매네스 음대에서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지만 너무나 가난하니 생수를 먹고 지낸 적이 많았다고 한다.


삶은 끝없이 복잡하다. 어느 날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어린 두 자녀랑 뉴욕에 와서 새로운 삶을 펼쳐가니 우리 가족이 맞는 도전을 차마 글로 쓸 수도 없다. 코로나 전에도 우리 가족도 마음이 복잡하고 힘든 환경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발생해 지구촌이 실험실로 변했다. 그러니 마음이 더 복잡한데 요즘 용기를 내어 마스크를 쓰고 뉴욕시 이곳저곳을 답사하고 매일 생존 기록을 하며 브런치에 올리고 있다.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걷는 게 쉽지는 않지만 마음먹으면 못할 게 없다. 위기 한가운데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만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누구에게나 끝없는 도전이다. 희망으로 꿈으로 더 멋진 미래를 만들어 가자.



IMG_6221.jpg?type=w966 연인끼리, 가족끼리, 또는 혼자서 산책하기 좋은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
IMG_6222.jpg?type=w966 맨해튼 스카이 라인이 보여.
IMG_6223.jpg?type=w966 맨해튼 전망과 브루클린 다리 풍경이 무척 아름다운 브루클린 하이츠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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