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1일 금요일
뉴욕시 스테이튼 아일랜드와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베라자노 내로스 브리지( Verrazano-Narrows Bridge (1964, 6690ft))를 아주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브루클린 Bay Ridge에 다녀왔다. 뉴욕 지하철 R을 이용한다.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갈 때 지하철 R을 이용하고 종점은 어떤지 늘 궁금했는데 마침내 궁금증이 풀렸다.
뉴욕에 살면서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너무 멋진 전망에 놀랐고 동네도 깨끗하고 조용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다.
한때 스칸디나비아와 아일랜드 이민자가 살고 그 후 이탈리아 이민자가 유입되고 차츰차츰 다양한 이민족이 몰려오고 그리스와 중국 출신도 많은데 최근에는 무슬림 아랍인들도 사는 동네라고 전한다. 지하철역에 내릴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사람은 히잡을 쓴 아가씨들이었다. 멋진 카페와 식당과 바가 많아서 좋고 석양이 질 무렵 베라자노 내로스 브리지 전망은 천상처럼 황홀할 거 같다.
매년 가을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시 마라톤이 바로 그 다리에서 시작한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답답할 때 가끔씩 찾아가는 스테이튼 아일랜드 앨리스 오스틴 하우스에서도 보이는 전망 좋은 다리는 1964년에 완공되었고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 촬영지다. 왜 진즉 방문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얼마 전 방문했던 선셋 파크 이웃 동네다.
월가 피어 11에서 페리를 타고 선셋 파크와 베이 릿지에 찾아갈 수 있다. 뉴욕 메트로 카드는 이용할 수 없고 따로 1인 2.75불을 낸다고 하는데 아직 한 번도 페리를 탄 적은 없다. 석양이 지는 무렵 페리를 타면 황홀한 노을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언제 기회가 되면 타 볼 예정이다.
월가에서 페리를 타면 'American Veterans Memorial Pier에 도착하고 자유의 여신상과 맨해튼 스카이 라인이 비치는 전망 좋은 곳이다. L 트레인 종점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방문했던 Canarsie Pier처럼 낚시꾼들이 많았다. 베이 릿지 피어는 월가에서는 약 1시간 정도 걸린단다.
베이 릿지 피어 입구에 가든(the Narrows Botanical Gardens)이 있다. 발런티어가 운영하는 가든인데 바닷가 전망이 비춘다. 팔월 중순이 지났는데 아직도 피어 있는 해당화 꽃과 장미꽃과 야생화 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들어 잠시 세상의 고민을 잊어버렸다. 초록빛 잔디밭에서 비치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은 영락없이 신선 같아 보였다.
브루클린 베이 릿지 플러싱에서 가깝지 않지만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아름다운 동네였다. 아직 내게 브루클린은 낯선 곳이 많고 점점 더 많은 동네를 방문할 예정이다. 브루클린 덤보, 윌리엄스 버그, 코니 아일랜드와 브라이튼 비치, 브루클린 하이츠와 부쉬윅 동네는 매력적이지만 얼마 전 방문했던 선셋 파크와 카나지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베이 릿지 'American Veterans Memorial Pier'와 The Narrows Botanical Garden에 찾아갈 때 지하철을 이용하면 R 지하철역 Bay Ridge Avenue에 내리면 좋고 전망 좋은 베라자노 내로스 브릿지를 찾아갈 때는 종점역 Bay Ridge–95th Street에 내리면 좋다. 한적하고 조용한 산책 지를 사랑하는 분에게는 멋진 선물이 될 거 같은 베이 릿지. 하지만 화려한 도시 분위기를 사랑하는 분에게는 그다지 매력 넘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다.
한동안 뉴욕시 지하철이 텅텅 비었다가 최근 다시 승객들이 많아졌고 렉싱턴 애비뉴에서 거리 음악가가 기타를 치며 멋진 선율을 들려줘 잠든 뉴욕이 깨어났나 할 정도로 좋았다. 지난 주보다 더 활기찬 분위기다. 뉴욕은 원래 공중 화장실이 드문데 코로나로 닫힌 곳이 많아서 더더욱 외출이 쉽지 않다. 외출 시 화장실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베이 릿지에 카페도 많은데 델리 가게에서 핫 커피 한 잔 마시고 산책하다 플러싱에 돌아왔다.
하늘나라로 오래전 먼 여행 떠난 휘트니 휴스턴은 잘 지내고 있을까. 한 줌의 재로 변할 텐데 삶은 참 복잡하고 알 수가 없다.
종일 매미 울음소리 들려오니 좋다. 석양이 질 무렵 아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풀벌레 소리를 들었다. 가을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