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1일 월요일
2020년 유에스 오픈 테니스가 31일 막을 올렸다. 세월 정말 빠르다. 어느새 1년이 지나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매년 8월에 열리는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 대회는 우리 가족이 무척 사랑하는 경기인데 올해는 코로나로 무관중으로 열리니 집에서 노트북을 켜고 관람했다.
올해 스위스 선수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는 무릎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하고, 스페인 선수 라파엘 나달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에스 오픈에 참가하지 않고 프랑스 오픈에 참가한단다. 작열하는 태양만큼 뜨거운 스포츠 축제인데 두 명의 선수가 참가하지 않으니 테니스 팬들은 실망을 하려나. 코로나가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본선 경기 전 열리는 예선 경기는 무료라서 매년 아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보러 갔는데 올해는 볼 수 없어서 아쉽기만 하다.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 티켓이 상당히 비싼 편인데 가장 저렴한 티켓을 구입해 하늘처럼 높은 관중석에 올라가 테니스 경기를 보고 집에는 한 밤중 돌아오곤 했다.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를 보러 멀리서 오는데 우리 집은 지하철만 타면 한 정거장이니 무척 가까워 좋고 호텔 체류비용도 안 드니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는 꼭 보려고 한다. 미리 티켓을 구입하면 저렴하기도 하고 경기 시작 즈음 구입하려면 이미 티켓값이 인상되어 꽤 비싸고 좋은 좌석은 말할 것도 없이 보통 사람에게는 상당히 부담되니 쳐다보지도 않는다.
뉴욕은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라서 세계적인 운동선수와 음악가 등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 예선전 경기에도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를 가까이서 보기도 하니 좋기도 하는데 태양빛이 강렬해 힘든 면도 있다. 한편 비싼 물가에 펑펑 울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31일 월요일 저녁 세르비아 선수 노박 조코비치의 승리로 끝났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테니스 공 소리도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여름날 양키스와 메츠 프로야구 경기를 보는 것도 참 좋고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도 정말 볼만한 축제.
아침에는 딸과 함께 동네 커피숍에 가서 라테 커피와 빵을 먹고 산책하고 돌아오고 오후에는 두 자녀와 함께 운동을 하러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가서 달걀 약간과 양파와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구입했다.
팔월 브루클린과 맨해튼 답사를 하기 시작하며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팔월 말. 낯선 동네를 답사하니 세상이 조금 열렸을까. 내가 문을 열지 않으면 세상은 캄캄하더라. 빈부차 극심한 뉴욕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전망 좋은 브루클린 덤보, 브루클린 하이츠, 윌리엄스버그, 파크 슬로프, 포트 그린과 달리 선셋 파크와 카나지와 버로우 파크와 베드포드 스타이브센트 등은 여전히 가난한 냄새가 강렬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라 꽃들은 지기 시작하는데 아직 장미꽃과 배롱나무 꽃과 무궁화 꽃을 보니 반갑고 가을이 다가오니 동네 여기저기 코스모스 꽃이 하늘하늘 피어 있더라.
팔월의 마지막 날은 조용히 지나간다. 외출도 하지 않았는데 금세 밤이 깊어만 가고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