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친구 엄마 K & 연구원 J 이민 소식

퀸즈 보태니컬 가든 & 키세나 파크

by 김지수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아침 기온 8도. 시월 말인데 겨울처럼 추웠다. 겨울 외투를 꺼내 입고 딸과 함께 파리바게트에서 핫 커피 마시며 음악을 들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집에 돌아와 닭죽을 끓여 먹고 외출했다. 퀸즈 보태니컬 가든이 일요일 9-11시 사이 무료입장이라 서둘렀는데 시내버스정류장으로 향해 걷다 마스크를 가져오지 않아서 다시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돌아가 마스크를 가지고 나와 시내버스 타러 가는데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서두르면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필 닭죽이 브런치 메뉴라서 시간이 걸렸다. 잘못하다간 늦을 거 같아서 서둘렀는데 두 번이나 집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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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를 타고 퀸즈 보태니컬 가든에 가는 도중 플러싱 메인스트리트에 도착하니 기사가 시내버스에서 내려 사라졌다. 1초가 급하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잠시 후 기사가 돌아와 시내버스는 달리는데 플러싱 지하철역 중심가 메인스트리트는 일요일 아침 정체되어 버스가 느리게 느리게 움직였고 신호등도 얼마나 많은지 속이 터졌다. 신호등마다 버스는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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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보태니컬 가든과 브루클린 보태니컬 가든 입장료는 비싸나 퀸즈는 1인 성인 요금이 6불이지만 센트럴파크처럼 무료인데도 멋진 곳이 많으니 난 주로 기부금/무료입장 시간을 이용한다. 좀 더 빨리 집에서 나올걸 후회를 해도 늦었다. 11시가 지나 도착할 줄 알았는데 정각 11시에 퀸즈 보태니컬 가든 입구에 도착했다. 직원이 안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가슴이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었다. 6불이 뭐라고 그리 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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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단풍 절정 시기는 대개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다. 1년 가운데 가장 기다리는 시기인데 이번 주 내내 날씨가 안 좋다고 하니 마음이 급했다. 비가 내리면 나뭇잎이 떨어져 버리기도 하고 단풍은 1년 내내 항상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올해는 예쁜 단풍 구경이 어려울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퀸즈 보태니컬 가든에 황금빛 단풍을 보러 갔는데 기대와 달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노란 단풍은 볼 수 없어서 아쉬웠고 대신 시월의 장미꽃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시월 장미꽃도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다. 장미꽃은 유월이 한창이고 대개 여름 시즌에 보러 가곤 했는데 코로나로 보태니컬 가든이 문이 닫혀 방문할 수가 없었다. 브롱스에 있는 뉴욕 보태니컬 가든 록펠러 로즈 가든에 비교하면 퀸즈는 평범한데 장미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니 기분이 좋았다. 플러싱에는 중국 이민자와 한인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데 한국어는 들리지 않고 중국어만 들려왔다. 무료입장시간이니 방문해도 좋을 텐데 일찍 이민 온 중국인들 삶이 더 여유로울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황금빛 단풍을 보려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남아서 플러싱 키세나 파크 단풍을 보려고 찾아갔다. 아주 오래전 드라이브하고 찾아갔는데 처음으로 걸어서 찾아가는데 골목길이 비슷비슷해 길을 잃어버린 줄 알았다. 정착 초기 아들과 함께 오리엔테이션 하러 가서 집에 돌아오는 길 한여름 길을 잃어버려 4시간 동안 작열하는 태양의 세례를 받은 슬픈 추억이 있는데 그때가 떠올랐다. 그러니까 플러싱에 산지도 꽤 되었는데도 늘 다닌 길만 안다. 내가 누구야. 오래전에도 4시간 헤매다 찾았는데 포기하지 않았다. 골목길 골목길을 돌다 멀리서 운동하는 학생들이 보여 어쩌면 그곳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감이 맞았다. 몇 블록 걸어가니 미식축구와 테니스를 하는 어린 학생들이 보였다. 키세나 파크에서는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는 청년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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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가을 숲을 보러 정말 오랜만에 키세나 파크에 갔다. 백조와 청둥오리와 기러기떼 사는 호수에 가서 잠시 휴식했다. 호수는 언제 봐도 예뻐. 붉게 물든 나무 보며 계단을 걸어 공원 밖으로 나와 집으로 가야 하는데 가깝지 않은 곳이라서 마음이 무거운데 차가 없으니 포기하고 꽃 향기 맡으며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군가를 부른 소리가 들렸지만 나를 부를 거라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자꾸 불러서 고개를 돌리니 아들 친구 엄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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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플러싱 골목길에서 만난 K.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병원에서 일하는데 매일 12시 반경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타고 출근하면 밤 11시 반에 집에 돌아간다고. 매일 반복되는 일과에 자유시간도 없이 바쁘니 자주 만나지 않는다.





수년 전 7호선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할 때 "뉴욕은 위를 바라봐도 끝이 없고 아래를 봐도 끝이 없다"라고 표현하신 분이다. 함께 이야기 나누자고 하니 플러싱 파리바케트에 가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소식을 주고받다 코로나로 병원 경영이 무척 힘들다는 말을 들어 놀랐다. 맨해튼 병원 경영이 어려울 거라 생각을 못해서. 100년도 더 지난 백화점도 망하고 수많은 곳에서 부도났다는 기사를 읽었지만 병원은 예외인 줄 알았다.


아들 친구 엄마 남동생 부부도 닥터인데 영주권이 있다. 시누이는 미국에서 두 자녀 교육하며 살고 남동생은 서울과 미국을 왕래한다고. 늘 닥터를 부러워하곤 하셨는데 오늘은 달랐다. 병원 경영이 어려우니 직위가 높은 분들부터 해고를 하기 시작했다고.


코로나로 처음에는 병원에 환자가 무척 많아서 힘들었는데 차츰 환자 숫자가 줄어들고 재택근무를 하고 다들 집에서 지내니 병원 환자 숫자가 줄어들어 병원 경영이 힘들었다고. 병원에서 일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닥터도 외부적으로 화려하게 보였는데 알고 보니 모기지 받아서 집 사고 의대 공부하기 위해 빚내서 갚아야 할 빚도 많고... 갑자기 해고되니 삶이 삶이 아니다고. 맨해튼은 소수 귀족들을 제외하고 힘들게 지낸 사람들이 참 많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번 일로 닥터라는 직업이 별로 부럽지 않다고 하니 놀랐다. 또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아서 식사를 할 수 없는 학생들도 꽤 많다고. 맨해튼에 가난한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도시 뉴욕에 빈곤층이 많다는 것도 충격적이다. 한동안 코로나 환자가 별로 없었는데 어제부터 환자가 갑자기 늘어났다고.


아들 친구 엄마도 병원 근무로 늘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는데 우연히 만나 즐거운 오후를 보냈다. 그리 바쁜데 공부도 한다. 정말 열심히 산다. 서울 스카이 대학 출신인데 이민 와서 고생하고 서로 비슷한 연령대고 공통점이 있으니 말 안 해도 삶이 어려운 것을 서로 아니 만나면 편하다. 지난봄 그분 친정아버지가 작고하셨다고 소식을 보냈다. 코로나로 장례식조차 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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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님으로부터 지난 콜럼버스 데이 서부에 도착하셨다는 소식을 받았다. 한국에서 영주권을 받아 이민오셨는데 이민이 엄청난 일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셨다는 글을 남기셨다. 아주 오래전 서부에서 대학원 졸업했고, 한국에서 박사학위 마치고, 특별한 경력도 있고, 영주권 있고, 언어 소통되니 보통 이민자에 비해서는 한결 가벼울 거 같은데 코로나로 어려운 점도 많고 지금 직원을 채용하는 곳이 전보다 훨씬 줄어들어서 직장 구하기도 아주 쉽지는 않은 시기다.


멀리서 보면 이민이 아름다운데 실제로 경험하면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한다. 힘든 이민 생활은 적응 능력이 다르다. 거기에 신분과 언어 문제가 따른다. 네가 할 수 있으니 나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민 와서 겪어보면 하나하나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된다. 물론 특별한 능력도 있고 운 좋은 사람은 예외다. 영주권이 없는 보통 사람에게 이민이 어렵다는 말이다. 언어 장벽 없고 영주권 있으면 도전하면 좋겠지. 언어 장벽이 높아서 부유층은 자녀를 조기 유학시키지만 미국은 조기 유학생들에게도 친절하지 않다. 미국에서 대학 졸업해도 남기 힘든 세상으로 변했다.


늦은 오후 아파트 지하에서 세탁도 하고 밤늦게 운동도 했다.

날씨는 추워지고 코로나 뉴스는 정말 암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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