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8일 토요일
지구촌은 코로나 전쟁 중. 언제 뉴욕도 봉쇄할지 모르니 마음이 무겁고 우울하지만 그래도 매 순간 즐겁게 살아야지. 즐거움은 내가 찾는 거야. 누가 찾아주겠어. 삶이 무겁고 힘들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루하루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점점 더 많아지더라. 내게도 삶의 무거움이 우주 같지만 그래도 잠시 즐길 시간은 있고 무거운 마음을 달래는데 책만큼 좋은 게 없지. 지하철을 타고 사랑하는 나의 아지트로 달려갔다.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에 내려 커피를 마시며 바이올린 선율 들으며 행복한 순간. 토요일 그린 마켓이 열리니 사람들은 꽃과 치즈와 빵 등을 사느라 바쁘더라. 유니온 스퀘어 그린 마켓은 맨해튼 유명 셰프도 장보는 곳이지만 값이 무척 비싸다. 내 형편에 비싸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고 싶은 게 많지만 눈으로 볼 때가 많고 가끔 바게트를 사 먹었다.
수년 전 카네기 홀에서 만난 중년 남자는 미네소타 주에서 뉴욕에 놀러 와 몇 달 동안 문화생활하는데 내게 유니온 스퀘어 그린 마켓이 명성 높아 방문했는데 가격이 비싸서 바케트만 사 먹었다고. 나도 동감이야. 서민들 마음은 같나 보다. 그분도 공연 예술을 무척 사랑하니 매일 링컨 센터와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보러 다니셨다. 우리가 구입한 티켓은 저렴한 카네기 홀 티켓. 오래오래 줄을 서서 기다려 티켓을 샀으니 마음고생한 거 비교하면 티켓이 저렴하다고 말하기도 어렵지. 그래도 귀족이 아니니까 저렴한 티켓을 샀다.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그린 마켓에서 강아지를 데리고 쇼핑하는 뉴요커도 있고 성전환했다고 종이에 적어 구걸하는 홈리스도 보며 시간을 보내다 북카페에 들어가 자주 만난 중년 뉴요커도 보고 나도 책 하나 골라 텅 빈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많은 지식을 채워야 더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딸은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아지트에 가고 난 유니온 스퀘어 북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요정이 구한 아지트는 우아하고 분위기가 아주 좋지만 내가 읽고 싶은 책은 반스 앤 노블 서점에 있으니 마음이 북카페로 더 간다. 또 수년 동안 거의 매일 출근하는 곳이라 정이 들고, 마음도 편하고, 뉴요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고, 그린 마켓이 열리는 날 분위기도 좋다. 뉴욕에 와서 이민 1세로 살다 보니 귀족보다는 보통 사람들 삶에 더 관심이 가기도 한다. 반면 어퍼 이스트 사이드 아지트는 센트럴 파크와 가까워 산책하기 무척 좋기도 하다.
해가 진 후 딸과 록펠러 센터에서 만나 할러데이 시즌 열리는 삭스 피프스 애비뉴 레이저 쇼 구경도 하면서 마법의 성에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상상을 했다. 삶이 오르락내리락 하지. 한때 우리 집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궁궐이라고 했는데 뉴욕에 오니 모든 게 다 사라지고 없더라. 보통 집안에서 태어나 죽을힘을 다해 하늘 높은 사다리의 꼭대기에 도착했는데 운명이 불러 뉴욕에 왔지 뭐야. 남들의 부러움을 받다 다시 땅으로 내려와서 바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니 말로 할 수 없는 고생 시작이었지. 가끔은 땅 밑으로 들어가 공포에 덜덜 떨 때도 있다. 그 고통은 아무도 모를 거야. 신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사람만 느끼는 체험이니까. 그러니까 삶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어. 항상 날 흔들어 버리는 문제들이 내 목을 조아오니까. 40대 중반 아무도 없는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니! 누가 조금만 도와주면 한결 나을 텐데 아무도 없으니 고아 아닌가. 한국에서 고아라도 힘들 텐데 언어와 지리와 문화도 낯선 다른 나라에서 고아로 사니 하루하루 눈물이 마르지 않을 날이 없었다. 지금이야 인터넷 검색하면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도 있지만 우리 가족이 유학 생활 시작했을 때는 정보가 아주 귀했다. 두 자녀는 뉴욕에 도착해 제2 외국어로 수험생 생활부터 시직 하며 미국에서 태어난 학생들과 경쟁을 하니 숨이 막혔지. 대학 입시에 넌 늦게 뉴욕에 왔으니 봐주나. 천만에. 뉴욕에서 태어난 학생들과 같은 조건으로 입시를 준비하니 너무너무 힘들다. 언어의 장벽이 정말 하늘 같다. 하루아침에 장벽이 무너지지 않아.세상에 태어나 처음 도착한 낯선 땅에 적응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이민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았다면 어쩌면 오지 않았을 텐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뉴욕에 와서 2008년 경제위기와 코로나 전쟁을 겪고 있을 정도로 많은 세월이 흘러갔지만 우리 가족은 이제 애벌레 시기를 막 벗어난 듯. 삶이 까마득해. 가야 할 길이 구만리. 삶의 종착역은 묘지인데. 그러니까 삶이 아무리 우리를 지치게 하더라도 행복을 찾아야지.
올해는 코로나로 레이저 쇼를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뉴욕시에도 코로나 확진가 수가 3%를 넘으니 뉴욕 시장이 1-2주일 내에 큰 조치를 내린다고 하는데 할러데이 시즌이고 특별한 행사라 록펠러 센터 부근에는 구경꾼들이 많았다. 명품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에서 쇼핑할 형편은 아니지만 매년 쇼윈도와 레이저쇼는 꼭 보러 간다. 카메라 맨들도 무척 많고 사람들이 많아서 상당히 피곤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볼만한 특별 행사. 왜냐면 항상 열리지 않으니까.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고 할러데이 분위기 흠뻑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홀리데이 마켓에서 쇼핑을 하지 않았지만.
딸이 일을 너무 열심히 했나. 배가 무척 고프다고 하니 어디서 식사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맨해튼 미드타운 레스토랑은 대개 비싸니까. 그놈의 돈이 문제야. 항상 무얼 선택하든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러다 딸이 찾은 이탈리아 레스토랑. 미드타운 모마와 힐튼 호텔 근처에 있는데 파스타와 화이트 와인을 주문했는데 소스가 너무 적어서 직원에게 더 달라고 부탁했다. 세상에 태어나 파스타를 먹으며 소스 더 달라고 부탁한 것도 처음이다. 딸 취향에는 별로라고 난 보통의 점수를 주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아침에는 두 자녀와 함께 동네에서 산책하다 빨강 새와 파랑새 아지트를 발견했다. 그렇게 많은 새들을 본 것도 처음이야. 그것도 참새가 아닌 빨강 새와 파랑새들.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해 준 새들에게 고마웠지. 새들은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래만 부르더라.
아지트에서 마음의 보물을 한아름 얻고, 5번가 럭셔리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 레이저 쇼를 보고, 브라이언 크 구경하고, 록펠러 천사 인형을 보고 파랑새와 빨강 새 노래를 들으며 행복했지. 참 잊을 뻔했구나. 유니온 스퀘어에서 코로나 펜데믹이 음모라고 적은 푯말을 들고 있더라. 코로나의 진실이 빨리 밝혀지면 좋겠다. 미국 장의사들 말에 의하면 미국 사망자 수도 의심스럽다. 코로나 사망자 수가 많아지면 국민들은 공포에 벌벌 떨 테고. 코로나 사망자와 독감 사망자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러니까 록다운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정말로 지구촌 인구를 감소하고 돈을 벌기 위한 음모를 꾸민 걸까. 진짜와 가짜가 섞여 뭐가 진실인지 혼동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