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2일 목요일
서부에서 코로나 요정이 뉴욕에 와서 요즘 내 삶이 달라지고 있다. 평소 맨해튼에 가면 커피 한 잔 사 먹고 종일 행복 찾아 순례를 하는데 코로나로 뉴욕이 잠들어 버려 몹시 슬픈데 코로나 요정이 마법을 부린다. 그런데 추락하면 어떻게 하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고 했던가. 반세기 이상 살아보니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더라. 무에서 시작해 성공의 자리에 오르니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렸니.
그런데 운명이 찾아와 무참히 파산되고 말아 낯선 땅에 건너와 장님처럼 살다 늦게 늦게 눈을 조금씩 뜨기 시작했어.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도 더 지나도 아직 새로운 날개가 완성되지 않았어. 매일매일 쉬지 않고 날개를 만들고 있는데 언제 만들어질까. 금빛 날개가 만들어지면 온 세상을 여행할 텐데... 호수 빛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뉴질랜드에 가서 휴식도 하고 야경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프라하에 가서 산책도 하고 음악의 도시 빈에 가서 오페라도 감상하고 밀라노와 피렌체에 가서 신나게 즐겁게 놀고 놀고 놀고.
평범한 내가 가진 재주가 없지만 딱 하나 있다면 즐겁게 노는 재주. 가진 거 없지만 얼마나 즐겁게 노니. 매일 고독한 뉴요커 기록을 보면 느낄 수 있지. 세상의 한 복판 뉴욕에 와서 방황하며 행복을 찾아 순례를 하고 있지. 매일매일 행복 순례를. 물론 슬픔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세상에 슬픔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니. 빛과 어둠처럼 행복과 슬픔이 교차하지. 슬픔 속에도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오래오래 슬픔 속에서 방황하다 보면 터득하는 이치나. 내게는 보통 사람에게 결코 찾아오지 않은 비극적인 일들이 수없이 많았지. 울다 지쳐 헤매다 터득하게 된 거야. 고통 속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바닥으로 내려오면 좋은 점이 하나 있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것. 그런데 세월이 지나니 바닥 아래로 내려가더라. 아이고. 캄캄한 동굴에서 숨 쉬고 살기도 했지. 얼마나 무섭냐고. 정말 무서워. 신의 축복을 받은 선택받은 사람만이 경험하는 세상이야. 아무도 모를 거야.
목요일 요정과 맨해튼 미드타운 카페와 인테리어가 힙한 르팽 쿼티디엔에 함께 가서 커피와 함께 식사를 했지. 요정은 아지트에서 종일 일하니 무척이나 바쁜데 엄마를 위해 산타할아버지처럼 마법을 부린다. 일 끝나고 함께 타임 스퀘어와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산책도 했지. 행복은 찾는 자가 주인이야. 매일 행복을 찾아봐. 소소한 행복은 세상에 널려있지. 어디에 소소한 행복이 있냐고. 목요일 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초록색으로 빛났어. 내겐 초록색으로 빛나는 뉴욕 빌딩도 행복이야.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 온다. 남이 가진 거 부러워하지 않고 오로지 내 길을 천천히 간다. 삶을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행복과 기쁨이 찾아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