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와 폭탄

by 김지수

2020년 12월 5일 토요일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늦잠을 잤다. 눈을 떠보니 8시가 지났다. 아이고 어떡해. 늘 바쁘니 일찍 일어났다. 어쩌다 늦게 일어나면 아들이 혹시 엄마가 아픈지 걱정을 한다. 그래서 부산한 토요일 아침. 집안 쓰레기통이 꽉꽉 차서 쓰레기 더미에 묻힐 거 같아서 아파트 지하에 가서 버렸다. 쓰레기는 왜 그리 많을까.


겨울비 오는 토요일 아침 세탁을 했다. 언제나 마음 무거운 빨래를 하면 기분이 좋다. 지난번 세탁하려다 못한 이불도 세탁하니 좋았는데 서두르다 보니 빠진 옷이 있어서 손빨래를 해서 건조기에 함께 돌렸다.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사용하던 낡은 가방은 세탁기에 넣으면 찢어져 항상 손세탁을 한다. 그리고 브런치 준비를 해서 먹었다. 추운 날이라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였다. 늦잠을 잔 덕분에 크림치즈 듬뿍 바른 베이글과 커피 한 잔 먹는 시간을 제외하곤 1초도 쉬지 않고 집안일하며 아침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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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1시간 늦게 맨해튼에 갔다. 사랑하는 나의 아지트 북카페에서 책과 여행을 떠났다. 맨해튼이 집이라면 더 오래 머물 수 있는데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하니 저녁 식사하기 전 집에 돌아온다. 유니온 스퀘어는 토요일에 그린 마켓이 열려 사람들이 많고 거리 음악가 공연도 들어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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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풍경


추운 날인데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잠시 휴식을 했다. 그린 마켓에 강아지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아서 즐겁다. 예쁜 남의 집 강아지 보는 즐거움도 크다. 나처럼 게으른 자는 강아지 키우기는 어려워 포기하지만 보는 즐거움은 포기하지 않는다. 강아지 종류도 무척 많아서 더 즐겁다. 지나가는 강아지 주인에게 귀엽다고 하니 좋아하더라.


코로나로 뉴욕도 전쟁 중이지만 지하철에는 승객들이 많다. 여장 남자 마스카라는 얼마나 길던지... 돋보기를 쓰고 동전으로 복권을 긋는 남자의 얼굴은 철학자 같았어. 눈치가 꽝. 가난한 사람 마음 울리는 복권. 혹시나 하고 복권을 구입할 텐데 당첨이 되면 좋을 텐데 그게 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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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시즌 플러싱 주택가



저녁에는 운동하고 나서 아들과 함께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코로나 전 보다 물가가 인상되어 마음이 무거운데 먹고살아야 하니 감자와 양파를 구입해 가방에 담고 돌아왔다. 홀리데이 시즌이라 플러싱 이웃집도 예쁘게 장식을 하니 내 눈이 즐겁다. 예쁜 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플러싱. 내 마음도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면 좋겠다.







12월 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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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무척이나 바빠 나의 루틴으로 돌아갔다. 딸과 모닝커피 마시러 동네 카페에 가고 집안일하고 맨해튼 북 카페에 가고 저녁에는 운동하고. 맨해튼 외출 왕복 시간은 최소 3-4시간. 하루가 금방 간다. 북 카페에 요즘 손님들이 많아서 내 기분이 좋다. 혹시나 서점이 망할까 걱정이다. 나의 놀이터가 사라지면 어떡해. 어퍼 이스트 사이드 북카페는 문을 닫아 슬프지만 유니온 스퀘어는 닫지 않아야 할 텐데... 아마존과 경쟁이 어렵다고 하던데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저녁 식사는 딸이 주문한 맛 좋은 스시를 먹었다. 밤에는 폭탄 하나가 날아와 난 쓰러졌다. 스트레스는 건강에 안 좋은데 내 마음을 모르는 불청객이 자주 찾아와 날 흔들어 버린다. 스트레스로 글쓰기를 미뤘다. 마음의 폭탄을 빨리 지워야 하는데 쉽지 않다. 며칠 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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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덕분에 호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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