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북 카페,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 공연, 북까페
아름다운 시월 난 사랑에 빠졌나. 메모도 작성하지 않고 며칠 시간이 흘러. 사랑하는 연인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지.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바이올린 소나타 공연 보고 맨해튼 음대에서 오페라 아리아 감상하고 뉴욕 영화제에 잠깐 얼굴 비치고 북 카페에 가서 책과 시간을 보냈지. 내가 사랑하는 뉴욕의 연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뉴욕 필하모닉에서도 프로그램을 보내오고 베토벤, 드뷔시, 모차르트, 번스탸인 축제를 한다고. 프로그램 보니 조슈아 벨도 연주를 하고 음 보고 싶은데 음 표를 구입할 여력이 없어. 마음은 보고 싶은데 말이다. 뉴욕 필하모닉은 저렴한 표가 별로 없고 저렴한 러시 티켓 구해서 볼 수 있는 사랑하는 메트 오페라 볼 에너지도 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시월. 한국 시골의 황금 들판도 그리운데 추수가 다 끝났나. 가을빛에 감은 붉게 익어가겠지. 뉴욕에서 사과 밭에 가서 사과 따기를 하고 싶은데 아직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저 하늘로 가 버린 천재 스티브 잡스도 사과 따기를 했다고 그래서 맥 컴퓨터 이름이 "애플"이라는 설도 있고.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만약 그가 살아있다면 지금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가끔 생각나는 스티브 잡스. 돈, 돈, 돈 하는 자본주의 세상 왜 스티브 잡스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었을까. 전 재산 다 줄 테니 치료만 해 달라고 했을 텐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많구나.
목요일 아침 하늘은 흐리고 가을비 내리고 분주하게 시간이 흐르고. 보스턴에서 사는 딸이 지난번 뉴욕에 와서 며칠 지내다 그만 핏빛을 두고 갔고 우편으로 보스턴으로 보내면 좋겠다는 연락을 어제 늦은 오후 받고 오늘 아침 우체국에 가서 부쳤다. 그 간단한 하나의 일도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 새로 구입한 봉투에 가격에 상관없이 가장 비싼 거로 보낸다면 그리 고민할 필요가 없지. 미국 우편 요금이 저렴하지 않으니 익스프레스 경우 너무 부담되고 핏빛은 손상이 안되게 해야 하고 어떤 봉투가 좋을지도 고민을 하고 트래킹 하는 메일을 보내면 수신자가 집에 있어야 하는데 직장에 가니 없을 확률이 더 높고 결국 머리가 복잡해졌다. 주소는 워드로 작성해 프린트해 가위로 잘라서 노란 봉투에 붙이고 손글씨가 형편없으니 수고를 더하고 집에 있는 노란색 봉투 찾아서 핏빛을 감싸 봉투에 넣고 우체국에 가서 보내고 나니 속이 후련해.
그 후 우체국 근처에 있는 한인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노르웨이산 고등어 두 마리, 닭고기, 소파, 갈라 사과 2 봉지, 그리고 아들을 위해 버터링 쿠키 나를 위해 에이스 비스킷을 골랐다. 대학 시절 점심시간 식사 대신 친구들과 함께 커피랑 에이스 비스킷을 먹었는데 에이스 먹으면 그 시절로 돌아갈까. 엘에이 갈비는 구입하려다 계산대 아래서 보니 덜 신선하게 보여 안 산다고 했다. 불빛 아래 놓인 갈비와 불빛이 없는 갈비는 신선도가 다르게 보여. 장본 물건을 담은 작은 봉투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얼마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살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시간이다. 더구나 우산도 써야 하고 좀 피곤해. 계산대 앞사람 보니 도토리묵 한 모와 양배추 한 포기 구입해 떠났다. 그분은 바로 마트 근처에 살까. 매일매일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게 시간이 부족해 허덕이는 나로서는 상당히 힘든 일에 속한다.
누가 믿을까. 매일 스케줄 만드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든다는 것을. 매일 맨해튼에 가서 문화 행사를 찾아 순례 중이고 늦은 밤 집에 돌아와 사진과 글을 간단히 메모 중이다. 식사는 특별한 경우 제외하고 집에서 내가 준비하고 가사도 나의 몫이고 플러싱 집에서 맨해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여러 차례 환승하며 플러싱에서 맨해튼 왕복 시간만 최소 3-4시간 들고 거기에 맨해튼 곳곳을 찾아 움직이면 이동 시간이 추가가 되고 그럴 경우 지하철에 탑승한 시간도 최소 5시간 이상 될지. 거기에 출퇴근 시간인 경우와 시간에 상관없이 항상 붐비는 지하철 다시 말해 지옥철을 타고 움직인 경우 피로는 더 누적해 가고. 어제도 늦은 밤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오늘 내일모레 스케줄 만들기 위해 리서치하는데 몇 시간이 금세 흘러가버려. 스케줄 만드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간이 든다. 1차로 어디에서 무엇이 열리는지 알아보고 2차 나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고 3차 몇 개의 이벤트를 보기 위해 최대한 이동 거리를 단축하는 거로 조절한다. 매일매일 누가 스케줄 만들어 주고 매일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맨해튼에서 산다면 훨씬 더 좋겠지만 맨해튼에서 멀리 떨어진 플러싱에 사는 게 상당히 힘들어. 그래서 맨해튼을 꿈의 섬이라 부르고 많은 사람들이 맨해튼에 살고자 한다. 매일 맨해튼에 가서 종일 문화 행사 보는 것만으로 열정 없이 불가능하고 매일매일 기록하는 일은 말할 것도 없이 훨씬 더 많은 정열이 필요해.
무거운 짐을 들고 오는 게 숙제. 다섯 개의 작은 봉투에 담긴 짐을 들고 집에 돌아오고 무사히 우체국 일과 장을 보는 일을 마친 것만으로 행복한 아침. 하지만 오전 할 일은 더 남아 있고 아파트 지하에 내려가 세탁을 했다. 4개의 론드리 가방에 이불과 옷가지를 담고 지하 세탁기에 담아두고 집에 돌아와 물세탁이 되는 동안 가방과 모자를 손세탁을 해서 다시 지하에 내려가 건조기에 세탁물을 옮겨두고 집에 돌아와 브런치 준비를 했다. 한인 마트에서 산 고등어가 브런치 메뉴였다. 토막만 고등어와 감자와 배추김치를 넣고 고등어조림을 만들었다. 고춧가루와 양파와 소파도 듬뿍 넣어 끓였다. 흐리고 비가 온 날 식사 메뉴로 좋았다는 아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싱싱해서 좋았다. 오래전 대학가 근처 식당에서 고등어조림으로 식사할 때도 생각이 나고. 식사 후 다시 지하에 내려가 세탁물을 건조기에서 꺼내는데 이미 누가 내 이불을 밖에 꺼내 두었고 마르지도 않았어. 돌돌 말아진 이불 안에는 아들 침대 커버가 들어 있는데. 암튼 오전 우체국에 가고 장을 보고 세탁을 하고 식사 준비를 하니 정오가 지났다.
며칠 피로가 누적되어 도저히 메모가 불가능했고 모처럼 메모를 하는 중이다. 오전 잿빛 하늘이다 오후 가을 햇살이 비쳐. 하얀 창가로 이웃집 붉은 가로수가 보여. 나뭇잎이 가을 햇살에 반짝이고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에 나뭇잎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어제 오랜만에 아들과 집에서 왕복 7마일 거리에 있는 베이사이드 황금 연못에 다녀왔다. 천천히 걷다 달리고 벌써 노랗게 물들어 가는 나무도 보이고 황금 연못에는 여전히 하얀 백조 두 마리가 안 보여. 그래서 마음이 더 허전해. 백조를 보면 기분이 더 좋은데. 연못 옆 벤치에서 책을 읽는 뉴요커 두 사람도 보고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도 보고 가을 햇살이 비친 벤치에 앉아 책 읽는 즐거움도 행복이라 생각해. 책을 좋아한 사람 생각이지. 시월 말 핼러윈 축제라 벌써 집집마다 핼러윈 장식을 해 두고 유령이 아주 많이 등장했지.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유령이 찾아오는데. 그래도 유령은 무섭지. 벌써 1년이 흘러가나 봐. 가을은 정말 너무 빨리 지난 가는 듯. 며칠 비가 오니 기온도 뚝 떨어지고 곧 하얀 겨울이 올까 걱정이 되네. 7마일을 달리는 동안 백장미와 붉은 장미꽃도 보고 시월에 피는 장미꽃이라 더 귀하고 예뻐. 코스모스 꽃은 서서히 지기 시작하고 아직 지지 않은 달리아 꽃도 보고 아들과 내가 조깅하는 동안 베이사이드와 플러싱에 짓고 있는 집이 거의 완성이 되어가고 우린 그동안 무얼 했지,라고 아들과 얘기를 나눴다.
집에 돌아와 도미노 피자로 브런치를 먹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늦은 오후 맨해튼에 갔다. 수요일 유니언 스퀘어 그린 마켓을 보고 국화꽃, 해바라기 꽃, 장미꽃 등을 보고 북 카페에 가서 책과 커피와 시간을 보냈다. 옆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는 아들이 좋아하는 초콜릿 케이크 한 조각과 커피를 먹으며 책을 읽고 휴대폰으로 열심히 전화를 하며 웃는 뉴요커 아가씨도 보고 정말 너무 행복해 보여. 사랑하는 연인과 통화 중이나 보다. 오래전 나랑 한바탕 눈빛을 교환한 할아버지는 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고 늦은 오후 출근하는 할아버지. 매일매일 북 카페에 출근하는 사람도 많아. 커피 한 잔이면 책과 잡지를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다른 거 몰라도 맨해튼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와 스트랜드 서점이 사라진다면 정말 우울할 거 같아.
수요일 저녁 6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을 보러 지하철을 타고 카네기 홀 근처에 내려 아트 스튜던 츠 리그 2층 갤러리에 가서 전시회 보고 링컨 센터로 갔다. 단테 파크 근처 거리에서 노란 바나나 1불어치 구입해 가방에 담고. 6시 15분 전 즈음 왜 그리 손님이 많아. 밀려온 손님에 주인은 어쩔 줄 몰라라 하고. 바이올린 소나타 공연 보러 줄리아드 학교에 도착. 입구에서 수위에게 가방 검사를 맡고 갈수록 엄격해지고. 가방을 열고 자세히 보고 가방 안에는 책과 바나나밖에 없는데. 요즘 무거워 노트 한 권도 담지 않아. 잠시 아름다운 선율에 번뇌와 고통이 사라지는 순간. 그런데 분명 자주 만나는 70대 할머니가 보일 거라 했지만 안 보여. 맨 먼저 학생 연주가 끝나자 그제야 그 할머니가 오셨다. 무슨 일인지 궁금했는데 글쎄 버스를 45분이나 기다려 화가 치솟은 얼굴 표정. 맨해튼 할렘에 사는데 줄리아드 학교까지 20분 정도면 도착한다고 내게 말씀하시고 늘 공연이 막이 내리기 전 미리 떠나는 날 이해를 못하고 왜 그리 먼저 가니?라고 투덜투덜했는데 어느 날 브루클린에 집을 알아보려 다녀온 후 날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달라졌다. 나 보고하는 말, "세상에~ 어떻게 플러싱에서 매일 맨해튼에 와서 공연 보니?" 라 웃으면서 말을 해. 그 할머니가 나처럼 플러싱에 산다면 매일매일 맨해튼에 가서 공연 보는 것은 불가능할 거라고. 이러하듯 뭐든 직접 경험을 해야 다른 사람 형편을 이해하게 된다. 어제 줄리아드 학교에서 본 바이올린 소나타 공연 마지막 학생이 한국 출신. 그래서 마지막 공연까지 다 보니 옆에 앉은 할머니가 날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고 바이올린 음색이 아주 좋아서 더 기분이 좋았다. 줄리아드 학교 공연 보는 사람들은 상당수는 백발이 되어가는 노인들. 뉴요커 노인들 음악 사랑 정말 대단해.
저녁 7시 줄리아드 학교 맞은편 엘리노 부닌 먼로 필름 센터에서 제55회 뉴욕 영화제 토크쇼를 진행하고 난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 보느라 아주 늦게 도착. 토크쇼 끝날 무렵 하얀 옷을 입은 합창단이 무대에 나와 노래를 불러 좋았다. 음악은 언제나 날 황홀하게 해. 흑인 여가수는 몸집이 아주 큰데 목소리가 정말 예뻐서 휘트니 휴스턴도 생각이 났어.
그제도 북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지하철을 타고 저녁 7시 반 열리는 공연 보려고 맨해튼 음대에 갔다. 지옥철 같은 지하철에서 고생을 좀 했지. 맨해튼 음대 총장님도 뵈고 내가 사랑하는 오페라 아리아 공연. 1년 약 700회 공연이 열리고 올해 유료로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무료 공연도 좀 있고 어제 공연은 700개 가운데 탑에 속하는 공연. 2층 그린필드 홀에서 열렸고 음대생과 교수님이 많고 일부 음악을 사랑하는 팬이 와서 공연을 본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본 70대 할머니도 오셨다. 70대 할머니 할머니 대부터 음악을 사랑하는 집안이라고 언젠가 말씀하셨다.
저녁 퓰리처상 수상 한 작가 이벤트도 열리나 줄리아드 학교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와 스케줄이 겹쳐 볼 수 없고. 마스터 클래스 티켓은 정말 어렵게 구했다.
지금 맨해튼에 갈 시간.
10월 12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