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3일 수요일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인데 하얀 눈이 녹기 시작하니 섭섭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면 얼마나 좋아. 하얀 눈이 오면 그냥 기분이 좋다. 파랑새 한 마리 노래를 들으며 터벅터벅 눈길을 걷다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에 갔다. 수요일 그린 마켓이 열려 내 눈은 즐겁기만 하다. 뭐가 있나 궁금해 여기저기 살핀다. 하얀색 데이지 꽃이 날 보고 반가워하니 기뻤다. 데이지 꽃 하면 늘 <위대한 개츠비> 소설 주인공 데이지가 생각난다. 청순한 데이지 꽃 이미지와 정반대로 속물근성으로 표현되는 데이지. 왜 작가는 속물근성 상류층 부인 이름을 하필 데이지라고 지었을까.
서점에 들어가 싸늘한 북카페도 바라보며 파리에서 죽도록 고생한 조지 오웰 초상화를 바라보았지. 그가 정말 가난하게 살았단 것도 뉴욕에 와서 알게 되었다. 너무 가난하니 돈이 없어서 전당포 출입이 잦았다고. 더 오래오래 살아서 후세에 남길 좋은 책을 집필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안타깝지.
서점에서 서서 책을 펴고 읽다 더 이상 집중이 안될 때 서점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에 갔다. 코로나로 뉴욕도 잠들어 버리고 타임 스퀘어 역시 조용한데 연말이라서 평소와 달리 약간 활기찬 분위기. 며칠 전 방문했는데 날 위한 소망을 적는 것을 잊어버려 다시 찾아갔다. 두 자녀와 나를 위해 소망도 적고 코로나 사라지라는 소망 등도 적고 매년 새해 이브 행사 시 나눠주는 모자 하나 받아 들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타임 스퀘어 볼 드롭 이브 행사는 한 번 참가하고 싶은데 한 번도 참가하지 못하고 집에서 컴퓨터로 행사를 지켜본다. 올해는 버츄얼로 행사가 진행되니 소망을 적는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모자를 나눠주고 있었다.
뉴욕 타임 스케어 연말 풍경 2020
타임 스퀘어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 플러싱 지하철역에 내려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눈 앞에서 떠나는 시내버스. 버스 문이 닫히면 다시 열리지 않는 플러싱 시내버스. 눈앞에서 손님이 태워달라고 애원해도 소용없어. 할 수 없이 추운 겨울날 다음 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에 돌아왔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약 5 천보. 하루 1만 보 정도 걸어야 기분이 좋은데 우울한 기분. 저녁 식사 후 아들과 함께 동네 한 바퀴 돌다 집에 돌아오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북카페에 가고 타임 스퀘어에 가서 소망 적고 집에 돌아와 산책하며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