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사는 펭귄이 떠올랐어

by 김지수

2021년 1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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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답답하고 날씨는 춥고 거실 바닥은 남극 같아서 집에서만 지내다간 죽을 거 같아 호수에 산책하러 간다. 코로나로 맨해튼 실내 식당과 카페 등 영업 금지로 몹시도 불편하니 마음이 무겁다. 호수가 없었다면 어떻게 지냈을까. 아침 온몸이 꽁꽁 얼을 거 같은데 참고 호수에 갔다. 동틀 무렵이라 호수 빛이 예뻐서 기분이 좋았다. 추운 날에도 새들은 즐겁게 노래를 하고 난 즐겁게 듣고. 매일 기러기와 갈매기 울음소리 듣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이웃집 정원에 동백꽃 보러 갔는데 너무 추워 휴대폰 작동이 어려워 포기하고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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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를 먹고 오후 1시 반경 기대를 하고 호수에 갔는데 아침과 달리 동양화 같은 풍경을 보여주었다. 동네 주민들이 호수가 얼었다고 하면서 산책을 하더라. 아침에도 얼었는데 나 혼자 봤나 봐. 호수와 사랑에 빠지니 종일 호수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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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성당 뜰에 핀 붉은색 장미꽃도 보고 이웃집 뜰에 핀 보랏빛 제비꽃도 보았어. 추운 겨울 왜 봄에 피는 제비꽃이 피는 것인지. 언제 피는 걸 잊어버렸나. 혹한에 피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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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이상하게 동서남북 빛이 달랐다. 가장 예쁜 하늘빛을 쫒아서 걸었어. 날씨도 추운데 하늘을 쫒아 만화 주인공처럼 걷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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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니 내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오후 3시경 두 자녀와 함께 공원에 가서 조깅을 하고 돌아와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먹으며 하루가 지나간다. 하고 싶은 일들이 무척 많은데 마음이 복잡하니 산책하고 운동하고 집안일 등 기본적인 일과로 채워진다.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 마음이 복잡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 언제 코로나가 끝날지 아무도 모르고 참 암담한 세상. 스스로 즐거움을 찾지 않으면 아플 거 같아. 새해 매일 호수에서 산책하며 마음을 달랜다. 내 마음도 호수 빛처럼 시시각각 변하겠지. 젊을 적 건강에 대해 잘 몰랐는데 나이 들어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니 난 언제나 지각생.







아파트 난방이라도 잘 되면 좋겠는데 왜 난방을 따뜻하게 해주지 않을까. 정말 추워 펭귄이 생각났다. 펭귄 하면 생각하는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 양로원. 아들과 함께 발런티어 할 때 만난 할아버지 별명을 아들이 펭귄이라 지었는데 나중 알고 보니 정신과 전문의로 은퇴하셨다고. 할아버지가 신사 같다고 아들이 펭귄이라 지었다. 할아버지 생일날 가족들이 찾아와 파티를 해서 젊을 적 무슨 일을 하셨냐고 물으니 정신과 의사였다니 놀랐다. 할아버지 의식이 초롱초롱하다면 함께 대화를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들과 함께 보드 게임을 하는 등 단순한 놀이를 했다. 하늘로 돌아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때는 젊은 날 직업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 행복했던 추억만 떠올리더라.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매일 즐겁게 살자. 호수에서 산책하고 사진 작업하니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종일 커피만 마시고 있다. 날씨가 추워 힐러리 한의 바이올린 연주가 듣고 싶다. 내 구세주는 호수, 커피와 음악 등.



여명의 빛은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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