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4일 목요일
맨해튼 트라이베카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딸과 내가 찾는 와인 바를 가기 위해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어리둥절한 순간 허드슨 강변을 향해서 가자고 말했다. 트라이베카 지역은 뉴요커도 길을 잃기 쉬운 지역이다. 딸은 우리 "뉴요커 맞아" 하면서 웃었다. 2001년 9. 11 이후 트라이베카 필름제가 열리는데 게을러서 한 번도 가지 않았고 가끔씩 난 갤러리에 전시회를 보러 가곤 하며 뉴욕 레스토랑 위크 축제 때 아들과 함께 몇 번 방문해 식사를 했다. 우리가 찾는 와인바는 뉴욕에 살면서 처음이었다. 작은 골목길을 걷다 와인바를 향해서 걸을 때 찬란한 노을이 비쳤다. 절묘한 순간이었다. 해가 잠깐 사이 지니 찰나를 놓치면 볼 수 없는데 운이 좋았다.
실은 원래 맨해튼 외출 계획은 없었는데 갑자기 결정했고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였다. 코로나로 실내 영업이 안 되니 외출할 때마다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딸은 맨해튼 미드타운 매디슨 스퀘어 가든 근처 와인바에 가자고 하는데 난 그곳 위치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와인바는 주로 딸과 함께 가끔 방문하고 매디슨 스퀘어 가든 근처는 가지도 않았지만 조용한 주택가는 아니고 왠지 여행객이 붐빌 거 같은 인상을 주는 지역이라서 가기 싫다고 하니 그럼 어퍼 웨스트사이드 아님 어퍼 이스트 사이드 고민하다 내가 석양을 보고 싶다고 하니 허드슨 강변 와인바를 골랐다. 플러싱에 사니 맨해튼에 가려면 교통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더 많은 곳을 보려고 하지만 아직 무한 교통 카드를 구입하지 않았고 겨울 해는 무척 짧고 실내 영업이 금지되니 갈 곳이 별로 없다.
암튼 고민하다 결정했는데 마음에 드는 와인 바. 조금만 늦었더라면 석양은 볼 수 없었을 텐데 하늘이 도왔나. 내가 석양을 좋아한 지 하늘이 알았나 봐. 늘 맨해튼에서 놀다 7호선을 타고 플러싱에 돌아가는 길 지하철 창으로 허드슨 강 석양을 보면서 언제 가 보나 했는데 내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트라이베카 지역에 산다면 매일 볼 텐데... 과거 트라이베카 지역 렌트비가 비싸지 않았다고 첼시 갤러리에서 만난 화가가 말했는데 요즘은 너무나 올라 버렸다. 트라이베카 아트 축제 열리면 방문해서 전시회도 보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는데 코로나로 축제가 멈췄다.
코로나로 실내 영업이 안되니 야외 공간을 만들어 추운 겨울날 손님들이 머물 수 있도록 준비한 자리에 앉아서 멋진 야경을 바라보면서 와인과 피자와 프라이를 먹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좋을 거 같은 전망 좋은 와인 바에 다음에는 아들을 데리고 가자고 말했다. 딸 덕분에 호강하고 산다. 뉴욕에 좋은 게 무진장 많아도 늘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니 그냥 눈 감고 사는데 딸이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집으로 돌아오려고 1호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을 찾았다. 와인바와 좀 떨어진 지역이다. 로컬 1호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서 플러싱에 가는 익스프레스 7호선에 환승하려는데 자꾸 로컬이 지나갔다.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그냥 로컬에 탈까 하다 방송이 울리지 않아 인내심을 갖고 익스프레스를 기다리는데 네 번이 지나도 오지 않아 포기하고 로컬 7호선에 탑승하니 그제야 그 시각 익스프레스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다고 방송이 울렸다. 전망 좋은 와인바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금세 우리의 기분은 블루빛으로 변했다. 마음이 변한 거는 순간이야.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않을 때는 플러싱에 산다는 게 정말 불편하다. 비싼 렌트비만 아니라면 맨해튼에 살고 싶은데 도깨비방망이 두드려야 할지.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에 도착했다.
목요일 아침 변함없이 호수에 산책하러 갔다. 흐린 겨울날 아침 호수에 기러기 몇 마리만 보였다. 바로 집에 돌아오려는 순간 갑자기 기러기 떼가 날아와 마법의 풍경이 펼쳐졌다. 기러기에게 먹이 주는 동네 주민도 나타나니 내 눈은 즐겁기만 했다. 겨울 햇살이 반짝반짝 빛나는 호수는 그림처럼 예쁘고. 물장구치는 기러기들 보며 천국인가 싶더라. 코로나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하고 백신 맞고 죽은 의사도 있는데 제약회사에 소송도 못하는 슬픈 세상. 50대 의사면 얼마나 젊은가. 사람의 생명을 어찌 돈으로 환산한단 말인가. 남은 가족의 슬픔은 어떠할까. 코로나 백신 효과가 불과 2-3개월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하는데 왜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그럼 2개월 간격으로 계속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그럼 제약회사만 천문학적인 돈을 벌겠다. 물론 백신에 투자한 빌 게이츠와 파우치도 돈방석에 앉겠다. 코로나 백신에 대해 의문점이 정말 많다. 코로나로 무거운 마음을 기러기들을 보며 달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파란 하늘이 날 배웅했다. 참 예쁜 파란 하늘은 날 행복하게 해 준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늘이 회색빛으로 변했다. 참 이상하지. 겨울 해님 변덕이 심하더라. 운 좋게 아침에는 천국 같은 풍경을 보고 석양이 질 무렵에도 황홀한 노을빛을 보며 하루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