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5 금요일 오후
하얀 세상
하얀 마음
<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 서서>
-프로스트(Robert Frost)
이게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 것도 같다
하기야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눈 덮인 그의 집을 보느라고
내가 여기 멈춰 서 있는 걸 그는 모를 것이다
내 조랑말은 농가 하나 안 보이는 곳에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이렇게 멈춰 서 있는 걸 이상히 여길 것이다
무슨 착오라도 일으킨 게 아니냐는 듯
말은 목방울을 흔들어본다
방울소리 외에는 솔솔 부는 바람과
솜처럼 부드럽게 눈 내리는 소리뿐
숲은 어둡고 깊고 아름답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잠자기 전에 몇 십리를 더 가야 한다
잠자기 전에 몇 십리를 더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