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월 4일 뉴욕 타임지에 뉴욕 대표 뮤지엄 가운데 하나인 메트 뮤지엄이 3월 1일부터 관광객에게 입장료 25불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오래전부터 메트 뮤지엄에서 관광객에게 입장료 받아야 한다고 의논을 했고 드디어 결정을 한 듯. 지난번 두 자녀와 함께 연말에 방문해 너무 놀랐어. 추운 겨울날 밖에서 몇 시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뉴욕에 살면서 지난 연말처럼 방문객이 많은 것은 처음 봤어. 보스턴에서 딸이 오니 특별전 보려고 했는데 전부 포기했다.
연말 새해 왜 이리 추워. 아파트 슈퍼는 분명 펭귄을 만나러 남극에 간 모양이야. 난방도 따뜻하게 해주지 않고 줄리어드 학교에 가면 반팔을 입을 정도로 훈훈하게 난방이 들어오는데 추운 겨울 부자와 가난한 자가 극과 극으로 나뉘고. 하얀 눈 내린 센트럴파크를 플라자 호텔에서 와인 한 잔 마시며 바라보면 낭만 가득한 풍경일 텐데 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홈리스에게는 얼마나 혹독한 겨울 일지.
냉장고에 든 김치는 정말 맛이 좋아. 온도가 내려가니 마치 땅속에 묻은 김칫독 항아리에서 꺼낸 듯 맛이 좋고. 하얀 겨울 풍경은 나름 예쁘긴 하다. 어린아이들은 하얀 눈밭이 천국인양 놀고 웃음소리 들려와. 어린아이들의 특권 아니겠어. 돈 걱정하겠어? 식사 준비할 걱정 하겠어? 장 보러 갈 걱정 하겠어? 일할 걱정하겠어? 그때는 마음껏 뛰어놀아야지. 어린아이 웃음소리는 늘 천사들 합창 같아.
하얀 눈밭에 발을 넣으면 푹 들어갈 거 같아. 하얀 눈이 많이도 내렸어. 내일도 모레도 계속 추울 거라 하는데 뉴욕에 여행 온 관광객들은 정말 힘들겠구나. 정말 뉴욕 여행은 추운 날 안 좋아. 너무 추워. 뉴요커들은 잘 적응하지.
너무 추워 장 보러 갈 수도 없고 냉장고 여니 양파인 줄 알고 반가웠는데 알고 보니 맛없는 작은 사과야. 왜 사과는 작고 볼품없는 게 맛이 안 좋을까. 차라리 사과가 아니라 양파라면 좋겠어. 양파는 요리에 들어가는데. 스파게티 할 때도 필요하고 양파는 꼭 필요해.
양파 하니 이스트 빌리지 축제에서 본 게 생각이 나. 부모가 헤어지고 엄마랑 함께 사는 뉴요커가 아버지에게 얼마나 사랑해요? 라 물으니 세상에 있는 양파만큼 사랑한다고 하니 그 후 도마 위에 양파를 썰때는 꼭 아버지가 생각이 나 눈물이 흐른다고. 개인마다 사정이 있는 모양이야. 삶이 항상 그렇지. 항상 태양이 뜨겠어. 해가 뜨면 질 날도 있지. 어제는 정말 슬픈 소설도 읽었다. 18세 된 아들이 일찍 교통사고로 저세상으로 가버렸다고. 엄마는 학교 교사고 학교에서 말썽 많은 학생들을 자주 상담했지만 자식에게는 다 필요 없더라, 남의 자식은 훈계도 가능하지만 자식은 불가능하다고. 아들은 말썽꾸러기고 모진 엄마 역할을 했다고 결국 아들은 출석률도 부족하고 어느 날 퇴학을 당하고 그 후 교통사고로 가 버렸어. 믿어지지 않은 슬픈 소설이었다. 소설이지만 상상이 아니라 우리들 삶에서 가져온 이야기라고 추측이 되었지.
며칠 갇혀 지내는구나. 집에서 글만 쓰고 읽고. 그래도 시간은 잘도 흘러가고. 마음이 복잡하고 근심이 많아 어젯밤 악몽을 꿨지. 꿈에서 난 시험을 보는데 도저히 답안지에 쓸 힘이 하나도 없고 뭐라 써야 하는지 답답해하는 모습으로 나오니 정말 미치겠더라. 그러다 깨어보니 꿈이었다. 정말 시험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쿵더쿵쿵더쿵했던지. 지금 나이 몇이라고 시험 보는 꿈을 꾸는 걸까. 평생 학생처럼 지냈다. 책을 사랑하지만 더 이상 시험을 보고 싶지는 않아. 아, 그만...
맨해튼 음대에 공연 보러 가려다 포기하고 집에 갇혀 지내고. 링컨 센터에서 목요일 공연이 열리는데 난 뭐야. 맨해튼에 가지 않으면 마치 산속 같아. 지하철을 타고 달리면 플러싱과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맨해튼은 정말 특별해. 난 집에서 맨해튼만 그리워하고 있구나.
눈보라는 휘몰아치고 화성보다 더 추운 날이 지속된다고 하는데 빨간색 넥타이를 사랑하는 트럼프는 무슨 생각을 할까.
2018년 1월 4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