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위로하는 그림과 음악과 커피

딸과 함께 뉴욕 맨해튼 첼시 갤러리 방문

by 김지수

2021. 3. 20 토요일 맑음


화창한 봄날 딸과 함께 맨해튼에 갔다.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7호선에 탑승했는데 주말 승객들이 무척 많아 복잡했다. 승객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를 잠시 잊게 했다. 작년 봄에는 지하철이 텅텅 비어 정말 무서웠다. 우리 앞에는 지하철에서 몰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보인 베레모를 쓴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 검은색 비닐로 덮인 병을 손으로 잡고 홀짝홀짝 한 모금씩 마시며 주위를 바라보았다. 원래 뉴욕 법은 술을 공원이나 지하철 등에서 마실 수 없다. 그러니까 술병을 가리고 몰래 마신다.


잠시 후 몇 정거장 가니 거리 음악가가 들어와 기타를 치며 스페인어로 노래를 부르나 알아듣지 못한다. 7호선은 맨해튼을 향해서 달리고 우드 사이드 지하철역을 지나 뉴욕 남교회 뒤편 묘지도 바라보았다. 마음이 복잡할 때 떠오르는 묘지. 맨해튼에 갈 때마다 묘지를 보며 기도를 한다. 평소 센트럴 파크에 갈 때는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하나 모처럼 첼시 갤러리에 방문하려고 7호선에 그대로 머물다 종점역에 내렸다.


IMG_2393.jpg?type=w966 허드슨 야드 블루 바틀 커피


허드슨 야드에 멋진 건축물 Vessel (베슬)이 있는데 자살한 사람이 생겨 문을 닫아 지금은 건축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허드슨 야드 쇼핑몰에 들어가 딸이 사준 블루 바틀 라테 커피를 마시며 지난 추억이 생각났다. 딸이 보스턴 케임브리지 연구소에 근무할 적 뉴욕에 오면 허드슨 야드에 마중하러 갔다. 블루 바틀 커피숍이 오픈 한 뒤로 딸과 함께 가끔씩 방문해서 우리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인기 많은 커피숍이라 언제나처럼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딸은 아이스 라테를 주문했는데 플라스틱 컵이 아니라 종이컵에 담아준 것으로 보아 손님이 무척 많아 컵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짐작했다.


IMG_2428.jpg?type=w966
IMG_2424.jpg?type=w966 맨해튼 첼시 갤러리/ 페이스 & 폴라 쿠퍼 갤러리


우리의 목적지는 첼리 갤러리. 수 백개의 갤러리가 밀집된 곳인데 요즘 자주 방문하지 않아 중요한 전시회도 놓쳐 버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늘 마지막 전시회라고 하니 보고 싶은데 토요일은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토요일 아침 예약하려고 하니 불가능했고 몇 주 뒤 토요일 전시회는 예약할 수 가능했다. 코로나로 무척 불편한 갤러리 방문. 반드시 예약하지 않아도 갤러리에 도착해서 입구에서 바로 예약해도 되는 곳도 있지만 반대로 꼭 예약을 해야만 하는 갤러리도 있다.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라서 보고 싶은 만큼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데 요즘 난 자주 맨해튼에 가지 않아서 놓친 전시회가 무척 많다.


IMG_2403.jpg?type=w966
IMG_2394.jpg?type=w966


딸과 난 수 백개의 갤러리 가운데 몇 곳에만 방문해 낯선 작가의 전시회를 관람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딸이 즉석에서 예약을 한 후 볼 수 있었다. 토요일 오후 갤러리에 방문개들이 꽤 많았다. 젊은 층도 노년층도 관람객은 다양했다. 컨템퍼러리 아트 이해는 어렵기만 하다. 2019년 개봉한 조커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도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전 등을 보고 나왔다.



IMG_2455.jpg?type=w966


IMG_2456.jpg?type=w966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맨해튼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 허드슨 야드에서 미드타운을 향해 걸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맨해튼 빌딩을 바라보며 존재감이 깃털처럼 가벼운 우리 가족 포함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했다.... 미드타운에 도착 브라이언트 파크 공중 화장실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봄날인데 아직도 하얀 빙상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했다. 꽤 오랜만에 브라이언트 파크에 갔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아 혼잡했다.


저녁 시간 집으로 돌아와 아들이 만든 탕수육을 먹고 음악 감상을 했다. 어제 오후 5시 열린 공연이었다. 줄리아드 학교, 커티스 음악원 등에 재학하는 학생들 연주였다. 슈만의 첼로 협주곡이 날 천국으로 안내했다. 아름다운 첼로 협주곡.


수 십 년 전(거의 20여 년 전) 첼로 활을 켜며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을 연습했는데 거실에서 나의 첼로가 산산조각이 나버린 후로 다시는 첼로 활을 잡지 않았다. 대학 시절 좋아하던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을 훗날 레슨 받게 될 거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두 자녀가 바이올린 레슨을 받게 되니 나도 다시 레슨 받고 싶다는 욕망이 부풀어 올라 중고 첼로 악기 구입해 백화점 문화 센터에서 레슨 받기 시작하다 나중 형편이 조금씩 좋아지자 개인 레슨으로 옮겼다. 두 자녀 바이올린 레슨 준비를 도와줘야 하니 무척 바쁜데 나도 첼로 레슨을 받으니 늘 시간이 부족해 밤늦은 시각 첼로 레슨을 받으러 다녔다. 첼로 선생님에게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 레슨 받으니 꿈만 같아요."라고 말하니 나와 같은 말을 했던 의사 선생님이 계시다고 말씀하셨다. 그분도 나와 비슷한 연령이었다. 그분도 나처럼 대학 시절 음악을 무척 사랑했다고. 첼로 선생님을 뵈온지 무척 오래되었는데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자녀와 남편 분이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 떠났는데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까.


토요일 첼시 갤러리 전시회 관람하고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휴식하고 음악 듣고 하루가 지나갔다.





Perlman Music Program Presents: Works in Progress — Performance 6, March 19, 2021


R. SCHUMANN (1810–1856) CELLO CONCERTO

IN A MINOR, OP. 129 (1850) I. Nicht zu schnell




내가 대학 시절 자주 듣던 첼로곡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촛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