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후 딸과 함께 퀸즈 식물원 방문

by 김지수


2021. 4. 28 수요일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로 봄비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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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장편시가 떠오르는 아름다운 사월의 마지막 수요일 오후 딸과 함께 퀸즈 식물원에 방문했다. 집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찾아갈 수 있고 브루클린과 브롱스에 위치한 뉴욕 식물원에 비해 꽤 가깝다. 수요일 오후 무료입장 시간을 이용했고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라테를 마시고 식물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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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날 식물원은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며칠 전 튤립 꽃을 보려고 센트럴 파크 컨서바토리 가든에 방문했는데 나의 기대가 높았는지 아쉬운 마음 가득했는데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찾아간 퀸즈 식물원에 튤립 꽃 향연이 펼쳐져 행복한 오후였다. 처음부터 알았다면 튤립 꽃을 보러 퀸즈 식물원에 갔을 텐데 모르니 센트럴 파크에 가서 튤립 꽃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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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행운은 뜻밖의 곳에서 찾아오는 걸까. 코로나로 한동안 뉴욕이 잠들어 버려 작년 10월에 퀸즈 식물원에 찾아갔는데 장미꽃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인데 장미꽃과 튤립 꽃 향연이 펼쳐진다는 것도 늦게 알았다. 관심이 없으면 가까이 있어도 보이지 않는가 보다.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앞으로 좀 더 자주 퀸즈 식물원에 방문하려고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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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타면 행복한 시민들 표정을 찾기 힘들지만 공원이나 식물원에 가면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참 많다. 아름다운 꽃과 초록 나무를 보면 마음이 편하고 좋다.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왔고 정착 초기 대학원에서 공부할 무렵은 맨해튼 문화는 알지 못했지만 뉴욕 자연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꼈다.


꽤 오랜 세월이 흘러간 후 맨해튼 문화가 특별함을 알게 되었다. 다인종이 사는 뉴욕은 세계 문화 예술의 도시였다.

파란만장한 운명의 파도를 타고 휩쓸려 뉴욕에 와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가시밭길을 걷다 보물섬을 발견했으니 내게는 기적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뉴욕이 잠들어 버려 내가 좋아하는 오페라와 음악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없고 축제도 멈춰버려 안타깝지만 내가 대학 시절 꿈꾸던 도시란 것을 알고 삶이 참 신비롭다는 생각을 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니 삶은 언제나 모험 가득하고 보통 사람과 극과 극으로 다르다. 우리 가족의 모험은 어디서 막이 내릴까.


수요일 성당에 가는 길 하안색 작약꽃을 보아서 반가웠다. 올해는 꽃이 예년에 비해 일찍 핀다. 꽃들은 1년 동안 무얼 했을까. 항상 같은 자리에서 피어나는 예쁜 작약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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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 되면 자주 드는 노래


Deep Purple - April





저녁식사는 아들이 준비한 맛있는 함박 스테이크를 먹었다. 요리사처럼 요리를 잘하는 아들 덕분에 편한 저녁을 보냈다.


수요일 하루 약 25000보를 걸었다. 아침 산책하고 오후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딸과 함께 식물원에 다녀오고 저녁에도 산책을 했다. 봄이 되니 산책 중독자가 되어가나 보다. 매일 꽃 찾아 순례를 하니 일기를 쓸 시간조차 없어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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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준비한 함박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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