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9 목요일
거리에 꽃잎들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봄날 아침 봄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성당에 가는 길 빛바랜 겹벚꽃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곧 멀리 떠날 테니 아쉬운 마음 그지없다. 기도를 하고 다시 동네에서 산책을 하며 꼭꼭 숨은 보물들을 캐내어 가슴에 담았다. 예쁜 도그우드 꽃, 등나무 꽃, 제비꽃, 겹벚꽃, 수양 벚꽃이 날 행복하게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아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다녀왔다. 물가가 계속 올라 눈으로만 보아야 하니 슬픔이 가득 밀려왔다. 과일값도 너무 올라 사고 싶은 마음과 달리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 두부 두 모와 소파와 찌개용 돼지고기와 빵가루 등을 구입해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딸은 노트북 전원을 끄고 다시 켜는 일을 수 차례 반복했다. 뭔가 이상하단 낌새를 챘다. 노트북 없이 일할 수 없는데 고장이 났다. 서비스 센터 직원과 씨름을 하며 몇 시간이 흘러갔다. 가끔씩 뜻하지 않은 불상사가 일어난다. 무사히 수리를 마쳐 다행이었다.
딸은 노트북 수리를 하고 외출하더니 우아한 난꽃을 한 다발 사 왔다. 슬픔 속에서 기쁨의 꽃이 피어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사 왔다는 딸. 엄마가 꽃다발을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늘 무거운 현실 앞에서 계산이 앞서니 꽃다발이 그림이 된다.
난꽃을 무척 사랑한다. 그래서 매년 봄이 되면 브롱스에 있는 뉴욕 식물원에서 열리는 난 축제를 보러 가는데 올해는 가지 않았다.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본 난 축제는 정말 환상적이다. 입장료가 비싸지 않다면 꼭 방문하고 싶은 축제. 작년에는 딸이 아들과 엄마의 티켓도 구입해 함께 뉴욕 식물원에 다녀왔다.
사월 내내 매일 꽃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이 바빠서 일기가 밀려 있고 아직 사진 작업도 미처 끝내지 못했다. 사진 한 장 보는 것만큼 사진 찍기도 쉬우면 좋을 텐데 지하철 타고 멀리 브루클린과 맨해튼에 다녀와 사진 작업해 그날그날 올리는 일은 그냥 간단하지는 않다. 열정 없이 그냥 이뤄진 것은 세상에 없다. 좋아해서 하지만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꽃을 사랑하니 사월 내내 여기저기 움직이며 꽃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