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고맙다
2021. 5. 2 일요일
오월의 첫 번째 일요일 아침 변함없이 이른 아침 깨어나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새들의 합창 들으며 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딸이 파리바케트에 함께 가자고 해서 카페로 향해 걸었다. 딸이 주문한 초콜릿 케이크와 아이스 라테 먹으며 이야기 나누다 딸이 갑자기 맨해튼에 가고 싶단 말을 했다.
나의 일요일 아침 계획은 튤립 꽃이 지기 전 퀸즈 식물원에 다시 방문하려고 했는데 잠시 망설이다 나도 딸과 함께 맨해튼에 가기로 결정하고 집으로 돌아와 김치 참치 달걀말이 김밥과 깻잎 김밥을 만들어 먹고 딸과 함께 맨해튼에 가려고 시내버스를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에 도착 7호선을 타고 달리는 중 옆자리에 마약을 한 이상한 남자의 행동이 신경에 거슬려 딸은 다른 자리로 옮겼다. 코로나를 잠시 잊을 정도로 일요일 지하철은 승객들로 복잡했다.
퀸즈보로 플라자 지하철역에서 환승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블루밍 데일즈 백화점 역에 내려 센트럴 파크를 향해 걸었다. 일요일 부촌 어퍼 이스트 사이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영화 같았다. 플라자 호텔 입구 근처 공원 입구로 들어가 산책하기 시작.
초록 향연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센트럴 파크는 숲 속의 궁전이다. 예쁜 마차가 달리고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휴식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천상의 공원.
오월의 꽃 보랏빛 등나무 꽃이 우릴 환영하니 딸이 포도송이라면 좋겠다고 하니 웃었다. 뉴요커들은 등나무 꽃 아래에서 체스를 두고 난 사진 몇 장 찍으며 고등학교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등나무 꽃을 보려고 친구랑 시내버스를 타고 멀리 찾아갔다. 그 친구는 아직 교직에 종사할까. 소식이 뚝 끊긴 지 오래되어버렸다.
맨해튼 마천루와 숲의 조화가 아름다운 쉽 메도우로 향해 들어가니 생일잔치를 하거나 요가를 하거나 눈을 감고 휴식을 하거나 친구들끼리 모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혹시나 할머니 화가를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는데 할머니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경. 어쩌면 할머니는 더 늦은 시각 도착할지도 모른다. 베데스다 테라스 쪽으로 향하는데 색소폰 소리와 거리 음악가 공연이 들려와 기분이 좋았다.
아름다운 호수에서는 뱃놀이를 하니 영화 같은 호수 풍경. 코로나로 한동안 레스토랑 문을 닫았는데 다시 오픈하니 손님들이 무척 많아 보였다. 아마도 뱃놀이하는 즈음 레스토랑도 다시 오픈하지 않았나 짐작했다. 벚꽃과 겹벚꽃 시즌이 지나 라일락꽃 향기가 가득한 공원을 거니는데 딸이 목이 마르다고 하니 공원을 빠져나가 메디슨 애비뉴 카페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프릭 컬렉션. 메디슨 애비뉴 휘트니 미술관이 있던 자리에 메트 브로이어 뮤지엄이 있었는데 프릭 컬렉션이 구입했나 보다. 미술관 전시회는 보지 않고 지하 카페로 내려가 아이스 라테만 마시며 잠시 이야기 나누다 메트 뮤지엄으로 갔다.
뮤지엄 티켓은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했지만 방문객들이 많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도 그들 팀에 끼여 기다렸다. 뮤지엄 앞 계단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니 분위기가 좋았다. 얼마 후 직원이 나타나 미리 예약한 사람은 다른 쪽 입구를 사용해도 된다는 말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빨리 뮤지엄 안으로 들어가 티켓을 받았다. 뉴욕 거주자들은 기부금을 내도 되니 부담이 없어서 좋은 뮤지엄. 미리 예약만 하면 된다. 특별전을 보려고 뮤지엄 안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이 많아 우린 일본관 중국관 한국관이 있는 곳 전시회를 보고 유럽 전시관을 잠깐 보고 밖으로 나왔다.
계획에 없었는데 딸이 맨해튼에서 식사를 하자고 동생에게 맨해튼으로 나오라고 말하니 집에서 지낸다고. 그래서 우리 둘이서만 식사를 했다.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자연사 박물관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향해 걸었다. 뮤지엄과 레스토랑은 정반대 방향이라 센트럴 파크를 지나야 하니 다시 공원으로 들어가 걸었다. 센트럴 파크는 맨해튼 중앙에 위치하고 동쪽과 서쪽으로 나뉜다. 자연사 박물관은 웨스트사이드 쪽에 있다.
거리 화단에 핀 예쁜 꽃들을 보면서 딸이 주문한 신선한 문어 요리와 샐러드와 와인과 키시와 피자를 맛있게 먹으니 우리도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 느껴졌다. 맨해튼 식사비는 무척 비싸 특별한 경우 아니면 눈을 감고 지내는데 딸이 식사를 하자고 하면서 식사값도 내니 맛있는 식사를 했지만 비싼 식사비라서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가끔은 분위기 좋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해야 하는데 어려운 형편이라서 눈을 감고 지내니 두 자녀에게 참 미안하다.
식사하고 어퍼 웨스트사이드를 거닐다 우연히 스트랜드 서점을 발견했다. 사랑하는 스트랜드는 다운타운에 있는데 자연사 박물관 근처에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서점을 보자 엄마 얼굴이 환해졌다는 딸의 말을 듣고 서점에 들어가 잠시 구경했다.
더 오래 맨해튼에 머물까 하다 그냥 자연사 박물관 근처에서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로 가고 다시 7호선에 환승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에 도착했다. 딸 덕분에 맨해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혼자서 조용히 식물원에 다녀오려다 갑자기 맨해튼에 갔다. 맨해튼에서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하고 메트 뮤지엄에 가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으니 행복한 하루였다. 맨해튼에서 멋진 추억을 만든 오월의 첫 번째 일요일. 아카시아 향기 가득한 오월에는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면 좋겠다.
딸에게 늘 고맙다. 어렵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혼자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해 가는데 엄마는 바라만 보고 도움이 안 되니 늘 미안하다. 고생시키려고 뉴욕에 데려온 게 아닌데 거꾸로 지옥 같은 고생을 하게 만들었다. 어렵고 힘든 환경이라도 가끔은 가족끼리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단 생각을 늦게 한다. 어렵다 어렵다고 하면 시간만 흘러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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