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선물한 뉴욕 식물원 멤버십 카드(생일 선물)
2021. 5. 5 수요일 봄비
수요일 아침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셨다. 아침 일찍 깨어나 밖으로 나가 산책하다 집으로 돌아와 식사 준비를 했다. 2주 전 뉴욕 식물원에 가려고 예약했는데 봄비가 내려 약간 망설이다 가기로 결정하고 서둘러 식사를 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식물원에 찾아갔다. 플러싱에서 브롱스 뉴욕 식물원까지 교통이 아주 편하지는 않다. 두 차례 환승하고 좀 걸어야 한다.
아주 오래전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방문할 때도 있었고 아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추억도 남아 있는 곳. 지금은 아주 낯설지는 않다.
정오 무렵 방문 예정시간이었는데 좀 더 일찍 도착해 표를 보여주고 식물원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노란 튤립 꽃과 예쁜 비올라 꽃이 날 환영했다. 두 자녀와 함께 가려다 비 오는 날이라서 집에서 지낸다고 하니 나 혼자 갔는데 산책하며 사진을 찍으니 에너지가 필요해 커피를 마실까 약간 망설이다 카페로 들어가 드립 커피 한 잔을 주문했는데 공짜였다.
뉴욕 식물원 카페 커피값이 저렴하지 않다. 기본 드립 커피 한 값이 3. 75불. 그래서 망설였다. 공짜 커피는 처음이었다. 뭔가 문제가 있는 눈치였다.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하는데 옆자리에는 휠체어를 탄 방문객도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태운 분도 보여 놀랐다. 비 오는 날이라서 우산 쓰고 유모차 끌기가 쉽지 않아서.
수요일은 뉴욕 시민들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단 특별 전시회와 이벤트는 볼 수 없다. 늘 무료 방문시간을 이용하는데 코로나로 예약제로 변하고 약 2주 전에 예약해야 하니 좀 불편하다.
뉴욕 식물원은 내가 사랑하는 곳이지만 교통이 아주 편리하지 않아서 봄 시즌에 열리는 난 축제와 장미 축제만 보고 가을에 단풍 구경하러 갔다. 하얀 눈 오는 날도 식물원이 그립지만 교통이 편리하지 않으니 방문하지 않았다. 식물원 가는 길 시내버스가 달릴 때 비포장 도로 같아 승차감이 아주 안 좋다.
난 축제 같은 무료 입장권 아닌 경우는 트램을 타고 식물원을 돌아보기도 했는데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천천히 걸었다. 무료 입장권은 트램을 이용할 수 없다.
오월이라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겹벚꽃이 날 기다리고 있어서 반가웠다. 화사한 겹벚꽃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해서 행복이 밀려왔다.
록펠러 로즈 가든으로 향하는 길 흐드러지게 핀 사과꽃과 수선화 꽃과 철쭉꽃 등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록펠러 로즈 가든 옆에는 작약 꽃밭이 보여 다시 탄성을 질렀다. 그러니까 난 처음으로 작약꽃 정원을 보았다. 가끔씩 찾아가는데 작약꽃 피는 시기를 놓쳤나 보다.
록펠러 로즈 가든 옆에는 라일락 꽃 정원이 있다. 날씨가 좋아서 두 자녀랑 함께 방문했으면 좋았을 텐데... 한국에 계신 친정 엄마와 이모도 떠올랐다. 뉴욕에 함께 산다면 아름다운 정원을 보여드릴 텐데 멀리 계신다.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왔는데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아주 오래전 뉴질랜드 여행 시 자연에 감탄을 했고 은퇴 후 생활하기 좋을 거 같단 생각을 오래전 했고 기회 되면 꼭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뉴욕에 와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니 뉴질랜드에 꼭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뉴질랜드 여행은 가고 싶다.
하지만 뉴질랜드 호수 빛은 결코 잊을 수 없다.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빙하가 흘러내려 호수 빛이 아름답다고. 평생 봤던 호수 가운데 최고였다. 아름다운 호수 빛 전망이 비치는 호텔에 머물면서 영화 같은 순간을 누렸던 추억도 남아 있는 뉴질랜드에 다시 방문해야지 했는데 세월만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식물원에서 Yayoi Kusama (구사마 야요이) 특별전이 열리는데 무료 입장권이라 볼 수 없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지만 뉴욕에 살면서 아름다운 뉴욕 식물원에 자주 방문하지 않은 게 과연 맞는 선택인지 생각을 했다. 삶이 내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뉴욕 식물원 방문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멤버십이 있다면 더 자주 방문할 텐데 어렵고 복잡한 형편이라서 뉴욕 식물원 멤버십 카드를 구입하지 않았다.
뉴욕 식물원, 브루클린 식물원, 퀸즈 식물원 모두 사랑하지만 뉴욕 식물원은 특별하다. 코로나로 매일 아침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더 깊이 사랑하니 식물원이 더 특별하단 느낌을 받는지 모르겠다. 음악도 알면 알 수록 좋듯이 자연도 비슷하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뉴욕 식물원에 더 자주 방문하고 싶단 생각과 동시 멤버십 카드를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졌다.
하루 평균 1만 보 내지 가끔은 2만 보 이상 걷다 보니 광대한 뉴욕 식물원에서 트램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것도 어렵지 않고 천천히 걷다 보니 평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트램을 타고 휙 달리면 작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두 자녀에게 뉴욕 식물원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하니 딸이 엄마 생일 선물로 뉴욕 식물원 멤버십 카드를 구입해 선물로 줬다. 늘 받기만 하니 미안하다. 말하지 않을 텐데 괜히 말했나 생각했다.
내 생일은 장미의 계절에 있다. 매년 생일 무렵 뉴욕 식물원 록펠러 로즈 가든에 방문한다. 멤버십 카드가 있으면 특별 이벤트도 볼 수 있으니 좋고 더 자주 방문할 수 있다. 무료 방문은 수요일만 가능하다.
뉴욕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 천국과 지옥의 두 가지 색채를 모두 보고 느끼고 살지만 천국의 향기는 환상적이다. 뉴욕의 자연과 문화 예술은 천국이다. 오월 오일 난 신선처럼 무릉도원에서 놀며 행복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환상에서 깨어난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천국을 발견하고 보고 느끼니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도 내가 스스로 찾지 않으면 그냥 저절로 내게 오지 않더라. 만약 내가 뉴욕 식물원에 방문하지 않았다면 천국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천국의 정원 뉴욕 식물원과 사랑에 빠졌다. 우리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