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6 목요일
라일락 꽃, 작약꽃, 아이리스 꽃, 동백꽃, 철쭉꽃 등이 피는 아름다운 봄날 아침저녁 두 번 산책하고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집안일하고 사진 작업하고 글쓰기 하며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두 번 산책하니 약 2만보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아들과 트랙 경기장에서 조깅할 때 축구 골대 설치 작업을 하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상당히 어려운 눈치였다. 평소 골대를 보면서 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세상에 쉬운 게 없음을 다시 확인했다.
자본주의가 춤추는 뉴욕은 고독한 도시이지만 자연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도 고독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 역시도 늦게 세상에 알려졌으니 얼마나 오랫동안 고독했을까. 그러니까 이민 1세의 삶은 얼마나 더 고독할까.
삶이 불바다이지만 밖으로 나가면 천국을 보고 느낀다. 그러니까 산책 중독자가 되어가나 보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아니다. 내 상황에 불평만 하고 산다면 삶이 얼마나 슬플까. 주어진 현실에서 행복을 찾아야지.
삶이 무진장 복잡하니 조용히 산다. 전화 한 통화해서 만날 친구도 없이 그냥 산다. 뉴요커들이 모두 바쁘게 산다. 얼마 전 아침 산책하며 홍매화 꽃 사진 찍을 때 내게 말을 건넨 교포가 뉴욕에서 사진 찍으며 산책한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사진 찍어 매일 포스팅하는 것은 사실 무척이나 많은 에너지가 든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이 담긴 포스팅은 읽어도 요즘처럼 내 삶이 불바다 속에서 춤출 때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소통하려면 기억하면 좋을 텐데 내 삶이 복잡할 때는 혼자 조용히 지낸 것이 좋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아직 연락을 하지 않는다. 대학 시절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 우린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세월이 얼마나 더 흐르면 우리 가족도 평화의 바다에 도착해 숨 쉬고 자유롭게 살게 될까.
삶은 내게 무얼 원하는 걸까.
뉴욕으로 떠나올 때 김광석 노래를 자주 들었지.
그때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몰랐지.
삶은 아직도 안갯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