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금요일 오후
2021. 5. 7 금요일
맨해튼에 가려고 7호선에 탑승했는데 졸음이 쏟아져 정신을 차리기 어려워 7호선 종점역 허드슨 야드에 내리자마자 거리에서 파는 커피를 사 먹으려고 가격이 얼마인지 물었는데 2불이라고. 거리에서 파는 커피가 2불이면 저렴하지 않다는 생각에 내 표정이 변한 것을 본 아가씨는 작은 사이즈 커피는 1불이에요,라고 말해 그럼 커피를 달라고 말했다. 아가씨 눈치가 정말 빨랐다.
허드슨 야드 대형 쇼핑몰에 인기 많은 블루 보틀 커피숍이 있지만 딸과 함께 가끔 가곤 했지만 항상 딸이 사준 커피를 마셨지만 난 평소 비싼 커피를 사 먹지 않는다. 북 카페를 이용할 때는 가장 저렴한 레귤러커피를 사 먹었고 가격은 약 2.75불?이었나. 작은 지출에도 신경을 써야 할 정도로 뉴욕 렌트비와 물가는 비싸니까 고급 커피를 보면 눈을 감는다. 커피 한 잔 가격이 얼마든지 상관하지 않은 젊은 세대와 난 참 많이 다르다. 물론 아무리 내가 아끼고 아껴도 돈은 엉뚱한 곳에 지출이 되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면 물처럼 사라져 버리는 돈, 돈, 돈.
딸이 보스턴 캐임브리지 연구소에서 일할 때 뉴욕에 오면 마중하러 가서 블루 보틀 커피숍을 이용하곤 했다. 딸과 추억이 많은 허드슨 야드에 베슬이라는 특이한 건축물이 생겨 인기가 많았는데 자살한 사람이 있어서 지금은 일반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딱 한 번 베슬 꼭대기에 올라갔는데 고공 공포증이 있는 난 어지러워 혼났다. 눈으로 볼 때는 멋진 건축물이었는데 천천히 꼭대기를 향해 올라가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장실이 급해 대형 쇼핑몰을 향해 걸었다. 명품 매장이 즐비한 쇼핑몰은 반짝반짝 빛나고 아주 청결하다. 뉴욕은 불결한 곳도 꽤 많은데 허드슨 야드는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아 깔끔하다. 지갑에 요술방망이가 있다면 사고 싶은 거 다 살 텐데 언제나 눈을 감는 명품 매장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 화장실을 찾았다.
나의 목적지는 첼시 갤러리. 백만 년 만에 첼시 갤러리에 갔다. 딸과 함께 첼시에 간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없다. 비싼 뉴욕이지만 대신 문화면은 천국이라서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게 참 많다. 갤러리는 언제나 무료. 월요일과 일요일은 휴관이지만 언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데 요즘 나의 에너지는 바다 밑으로 잠수했는지 맨해튼 나들이를 자주 하지 않고 지낸다. 갑자기 갤러리 전시회가 궁금해서 힘내어 방문했다.
컨템퍼러리 아트 전시회는 이해하기 무척 어려워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럴 기회는 오지 않는다. 첼시에 수 백개의 갤러리가 있지만 몇몇 갤러리만 방문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페이스 갤러리 특별전이 마음에 와 닿았다. 1층에는 낯선 작가들 작품전이었고 2층은 오래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봐서 기억에 남은 아그네스 마틴 전시회를 보았다. 가고시안 갤러리도 궁금했는데 거기에 갈 힘이 없어서 다음으로 미뤘다. 친구끼리 갤러리에 방문하기도 하고 나처럼 혼자서 방문한 사람도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 화가 개인전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예약하지 않고 볼 수 있냐고 하니 직원이 갤러리에 연결해서 괜찮다고 하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찾아가 전시회를 봤는데 세레나 윌리엄스 초상화도 보였다. 전시회 보기 전 예약하지 않은 경우는 입구에서 등록을 한 후에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었다.
모처럼 허드슨 야드에 갔는데 매년 5월에 뉴욕에서 열리는 Frieze Art Fair (프리즈 아트페어)를 보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았다. 아트 페어는 유료가 많아서 보고 싶지만 지갑이 텅텅 비어 안 보는 경우가 많다. 세계 미술의 요람 뉴욕에서는 다양한 아트 페어가 열린다. 코로나로 모든 축제가 잠든 줄 알았는데 서서히 깨어나고 있나 보다. 뉴욕에는 아트에 관심 높은 사람들도 많고 수집가들도 많아서 아트 페어를 쫒아다닌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물론 세계적인 아트 페어를 보러 뉴욕에 온 방문객들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하이 라인 파크도 꽤 오랫동안 예약제로 변해 상당히 불편했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오랜만에 첼시 갤러리에 찾아가 전시회를 봐서 약간 피곤했지만 의미가 있었다.
저녁 식사는 아들이 준비한 햄버거. 맨해튼에 다녀오면 늦을 거 같아서 미리 아들에게 부탁을 했다. 버거 하나 만들기도 라면처럼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미리 말을 했다. 아침에는 산책하며 새들과 꽃들과 하늘을 보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들과 함께 운동을 하지 못해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하루 약 17000보를 걸었다. 뉴욕은 문화 예술과 자연은 무척이나 좋다. 그래서 뉴욕에 살고 싶은 사람도 많다. 가난한 사람은 지옥 같은 현실을 견뎌야 하는 슬픔을 먹고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