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by 김지수

2021. 5. 8 토요일 흐림 &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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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인데 겨울처럼 추운 토요일 아침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반갑게 1년 만에 장미꽃과 안녕 인사를 했다. 장미의 계절은 6월인데 올해는 더 일찍 꽃이 피기 시작한다. 나의 사랑 뉴욕 식물원과 브루클린 식물원 장미 정원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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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해외여행 다닐 때도 식물원에 방문하곤 했고 제주도 식물원도 방문하곤 했는데 그땐 지금 만큼 좋아하진 않았던 거 같다. 식물을 좋아하지 않았단 말이 아니고 지금은 과거보다 백배 이상 식물원이 더 좋다는 말이다. 칸트와 베토벤 등이 산책을 좋아했다는 것을 책에서 읽곤 했지만 무척 바쁜 한국의 일상에서 산책할 시간도 찾기 어려웠고 아파트 뜰 정원도 뉴욕과 많이 다르기도 했다. 우리 가족이 사는 플러싱은 중국인과 한인 이민자가 꽤 많이 사는 동네지만 정원을 가꾸는 집들이 많아서 난 부지런한 이웃 덕분에 호강하고 산다. 밖으로 나가면 천국을 본다.


어제 갑자기 첼시 갤러리에 방문한 것은 날씨가 좋아서다. 일기 예보에 의하면 토. 일. 월요일 삼일 연속 비가 온다고. 비 오는 날도 운치가 있지만 아무래도 외출이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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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나무 가지 위에 매 한 마리가 앉아있다.


아침 산책을 하고 오후에 아들과 운동하고 장 보고 하루가 지나간다. 토요일 오후 장 보러 혼자 가는데 힘내라고 응원하는지 아주 큰 매 한 마리가 고목나무에 앉아 지저귀고 있었다. 어디서 특이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고목나무에 매가 앉아 노래를 불렀다. 가끔씩 찾아오는 매는 아주 흔하지는 않다. 참새, 비둘기, 빨간 새, 파랑새, American Robin (미국 로빈)은 거의 매일 보고 가끔 딱따구리 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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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마트에 장 보러 가는 게 마음이 무겁다. 물가도 너무 비싸고 차가 없어 불편하고 장 보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집으로 걸어와야 하니 육체적으로 힘들다.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나 아니면 누가 하겠어. 그런다고 비싼 외식을 하기는 더더욱 어려우니까.


딸이 삼겹살을 먹고 싶다고 하니 삼겹살부터 샀다. 상추도 사고 사과 3개도 사고 배추김치와 상추와 조개와 새우 약간을 구입했다. 김치와 깍두기가 떨어져 장 보기를 미룰 수 없는 입장이라서 갔다. 익은 배추김치가 없을 줄 알았는데 딱 한 개 남은 통을 구입했는데 적당히 익어 맛이 좋았다.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분위기는 무척 좋으나 뉴욕은 너무 비싸 집에서 먹는 편이다. 싱싱한 삼겹살을 구워 상추와 배추김치에 맛있게 먹으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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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들 바이올린 교수님 생신이라고 페이스북에 떴다고 아들이 말했다. 아들이 고등학교 때 주말마다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에서 공부할 때 지도교수님 생신에 초대받아 차를 타고 방문했는데 꽤 오래전 일이다. 코네티컷 주에 사시니 대학원 시절 내 공부도 무척 힘든데 아들 레슨을 위해 차를 타고 찾아갔다. 생신 때는 교수님 제자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러시아에서 이민 온 음악 가족이다. 부인도 아드님도 바이올리니스트다. 얼마나 검소하게 사는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집 형편이 좋다면 가끔 찾아뵈곤 할 텐데 너무 복잡하니 조용히 지낸다.


교수님 제자는 메트(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한다. 제자 사랑이 얼마나 특별한지 놀랍다. 꽤 오래전 교수님 제자 연주회에 아들과 날 초대해 갔는데 교수님 부부가 음식을 준비하셔 놀랐다.


Albert & Alexander Markov(교수님과 아드님)





교수님 아드님은 카네기 홀에서 연주도 하고 카네기 홀 옆 고급 아파트에 산다. 그곳에서 아들이 레슨 받을 때 찾아오라고 하니 맨해튼 지도를 보고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고민했다. 그때는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에 살던 무렵이다. 세월이 흘러가니 카네기 홀이 나의 아지트로 변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쿨쿨 잠들어 버렸다. 음악을 사랑하는 지인들을 만나 즐거운 카네기홀인데.


봄인데 겨울처럼 추워 종일 머리가 아프고 몸이 무겁다. 난방이 따뜻하게 들어오면 좋을 텐데 너무 춥다. 양말을 신어도 발이 시릴 정도다.


삶이 뜻대로 되지도 않고 무척이나 복잡하지만 지옥 같은 뉴욕의 현실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한인 마트에서 사 온 삼겹살을 맛있게 먹으니 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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