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눈부신 봄날
2021. 5. 24 월요일
오랜만에 센트럴 파크 비밀의 화원에 다녀왔다. 비밀의 화원이 어디냐고?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 105 스트릿 컨서바토리 가든이다. 뉴요커가 사랑하는 센트럴 파크 규모가 엄청 크다. 그래서 맨해튼에 살지 않으니 컨서바토리 가든에는 자주 방문하지 않는다. 장미의 계절이라서 장미의 요정을 만나러 갔다. 아무리 예쁜 요정이 살아도 내가 만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뉴욕에 핀 장미꽃 전부를 다 보고 싶어도 다 보긴 어렵지만 뉴욕 명소를 자주 방문하려고 계획 중이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지만 소소한 계획은 부지런하면 이룰 수 있다. 집 앞에서 시내버스 타고 플러싱에서 7호선에 환승,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맨해튼에 가는 지하철에 환승, 렉싱턴 애비뉴에서 다시 환승, 어퍼 이스트 사이드 86가에 내려 한참을 걸었다.
예쁜 분홍빛 장미꽃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왜 늦게 왔냐고 화낼 줄 알았는데 아무 말 안 하더라. 자연이 좋다. 침묵으로 말할 수 있다. 장미꽃은 날 보고 난 장미꽃을 바라본다. 장미꽃만 본 게 아니다. 딸과 내가 사랑하는 작약꽃 향기도 맡았다.
대학 시절 친구가 밤늦게 전화해도 달려가 만나곤 했지만 뉴욕에서는 지인을 자주 만나지 않는다. 뉴요커 모두 바쁘다. 모두 바쁘게 사니 카페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난 예외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으니 내 맘대로 산다.
꽃 향기 가득한 공원 벤치에 앉아 뉴욕 타임스를 읽거나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사람도 보였다. 혼자서도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공원. 뉴욕 맨해튼 센트럴 파크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명소다. 장미꽃은 잠시 피고 지니까 때를 놓치면 볼 수 없으니 아쉽기도 하지만.
뭐든 알면 알 수록 좋다. 요즘 자주자주 산책하니 롱아일랜드 명소 Old Westbury Gardens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이 떠오른다. 명성 높은 곳이라 몇 번 방문했는데 명성만큼 좋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꽃이 핀 시기를 놓친 거 같다. 그래서 다시 그곳에 방문하고 싶다고 아들에게 말했더니 "엄마 가고 싶어요?, 그럼 혼자 가세요"라고 하니 웃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 함께 간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차가 없으니 롱아일랜드 방문이 어렵다. 차 없이 살 수 없는 곳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