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파크, 브라이튼 비치, 배터리 파크, 갤러리
2021. 6. 5 토요일
태양도 활활 불타오르고
내 마음도 태양처럼 활활 불타올랐다.
최고 기온 33도, 최저 기온 18도
아침 5시 25분 일출, 저녁 8시 24분 일몰
하얀 갈매기와 푸른 바다가 그리운 여름이 왔다.
내 마음은 센트럴 파크에서 놀고,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에서 놀고, 맨해튼 배터리 파크에서 놀고, 미드타운 갤러리에서도 놀았다. 그러니까 태양 같은 정열이 없다면 불가능했겠지.
태양이 불타는 뜨거운 계절이라서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하는 사람들을 센트럴 파크에서도 보고 해변에서도 보았다. 뉴요커들 몸매가 얼마나 환상적인지!
아름다운 몸매를 보고 싶으면 날씨 좋은 여름날은 꼭 센트럴 파크에 가 봐라. 남녀노소 막론하고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하고 있다. 멋진 몸매를 자랑하는 여름이 와서 좋겠구나.
난 예쁜 몸매를 보면 기분이 좋은데 조선 시대 할아버지가 뉴욕 센트럴 파크에 와서 누드 풍경을 본다면 기절할까.
오랜만에 센트럴 파크에서 90대 화가 할머니를 뵈었다. 거동이 불편하니 의자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계셨다. 가만히 앉아서 활동하기도 불편한 90대. 참 놀랍기도 하지. 그렇게 노년이 아름다우면 얼마나 행복할까. 마지막 눈 감는 순간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하고 싶은 일 하면 행복한 사람일 거 같다. 화가 할머니를 뵈면 경건해진다.
행복한 할머니를 보고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로 달려갔다. 푸른 파도 넘실대는 대서양도 오랜만에 보았다. 태양이 작열하는 날씨라서 해변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행복한 화가 할머니와 정반대의 슬픈 표정을 짓는 할아버지도 보아 마음이 무거웠다. 휠체어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 고여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나 혼자 짐작했다.
언제 저런 시절이 있었나. 바다에서 행복한 추억을 쌓던 시절. 지금은 휠체어에 앉아 지내니 너무 답답해. 젊을 적 더 행복하게 지낼 텐데...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 텐데... 돌아보니 아쉬움만 가득하다.
아무도 세월을 막을 수 없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지만 할 수 있을 만큼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으로 하는 행복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아침 일찍 깨어나 신선한 공기 마시며 새들의 합창 들으며 꽃 향기 맡으며 산책해도 행복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하다. 좋아하는 책을 읽어도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도 행복하다. 다른 사람 기준에 따라 살지 않고 난 언제나 나 내 방식대로 살면서 행복을 추구한다.
브라이튼 비치에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배터리 파크에도 들렸다. 스테이튼 아일랜드를 향해 떠나는 주황색 페리도 보이고 자유의 여신상도 보이고 허드슨 강에서 춤추는 요트들도 보이는 아름다운 곳. 코로나로 한동안 뉴욕이 죽은 시체 같았는데 서서히 깨어난 분위기다. 페리에 탄 승객들도 꽤 많아 보여 뉴욕 여행객이 꽤 많은가 보다 짐작했다.
배터리 파크에서 지하철을 타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7호선에 환승,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는 미리 아들에게 부탁하니 약간 여유가 있어 좋았다. 반대로 아들은 무척 바빴을 테고.
맨해튼도 아닌 플러싱에 사는데 뉴욕 명소 센트럴파크에도 가고, 브라이튼 비치에도 가고, 배터리 파크에도 가고 갤러리에도 갔다. 어디서 에너지가 솟아올랐는지 궁금할까. 고통이야. 지옥을 맛보았으니 천국을 찾아야지. 그렇지 않아.
플러싱에서 맨해튼에 가기 위해 집을 나와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30분을 기다리란다. 아, 한숨이 나오지. 정말 맨해튼에 살고 싶다. 어렵게 플러싱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지하철이 없어서 오래 기다렸다. 수 차례 환승할 경우 바로바로 연결이 되면 좋지만 문제는 즉시 연결이 되지 않는다. 오래 기다려 로컬 7호선에 탑승했는데 가다가 멈췄다. 10분도 아니고 30분 이상... 승객들 모두 차분하게 기다려 놀랐다.
7호선 74 브로드웨이 역에 도착 다시 멈추자 난 내려서 천 개의 계단을 걸어서 맨해튼에 가는 지하철에 환승했다. 물론 기다렸다. 지하철 덕분에 나의 스케줄과 달리 엉뚱한 미드타운 모마 근처 역에 내렸다. 얼마나 걸렸냐고? 말하고 싶지 않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졸업한 줄 알았다. 플러싱에서 맨해튼까지 편도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가끔씩 말썽을 부린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가난에서 오는 설움이다. 그러니까 성공해라!
너무너무 피곤했다. 아침 일찍 깨어나 산책하고 기도하고 집으로 돌아가 식사 준비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도로에 엄청난 시간을 뿌렸다. 어지러워 커피 한 잔 마시러 나의 아지트에 갔다. 콜럼비아 커피 한 잔 마시고 잠시 쉬고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았다. 꽤 오랜만에 방문한 갤러리에도 방문객들이 얼마나 많은지! 뉴욕 분위기가 정말 좋아져 내 기분도 좋다.
내가 사랑한 바다도 보아서 한없이 기쁘다. 사랑하는 롱아일랜드 존스 비치와 파이어 아일랜드와는 다른 분위기이지만 뉴욕 서민들이 찾는 브라이튼 비치도 괜찮다. 지하철을 타고 해변을 찾아갈 수 있으니까 좋다. 롱아일랜드는 차 없이 갈 수 없고 택시비는 비싸고 그래서 포기하고 지낸다.
플러싱에서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 역시 꽤 멀다. 지하철 정상 운행 시 편도 2시간도 더 걸린다. 마음이 멀면 영원히 갈 수 없는 바닷가. 난 바다를 사랑하니 참고 견딘다. 그래도 지하철을 타고 바다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아직 몸은 회복되지 않았지만 매일 맨해튼 나들이를 하고 있다. 행복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서 덩달아 내 기분도 좋다. 행복하게 살자. 즐겁게 살자.
커피 한 잔과 함께 행복 찾기 놀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