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돌아오고 있다_맨해튼 북카페, 브로드웨이 등

by 김지수

2021. 6. 8 화요일


IMG_1871.jpg?type=w966 맨해튼 미드타운.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정겨워.


코로나로 잠든 뉴욕이 돌아오고 있다.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니.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북카페가 문을 열자 분위기는 정말 좋은데 예전처럼 빈자리가 없다. 무더위 피서지로 북카페처럼 좋은 곳이 어디에 있으리.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미 학기가 끝나 여름방학이니 공연이 없다. 이대로라면 가을 학기는 천재 학생들 공연을 다시 볼 거 같다.



IMG_1856.jpg?type=w966 맨해튼 5번가 북 카페 빈자리가 없다.



카네기 홀에서도 연락이 왔다. 랑랑, 조이스 디도나토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가을 시즌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볼 수 있나 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음악을 사랑하는 지인들을 만나면 얼마나 즐거울까. 기대에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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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홀에서 랑랑 공연을 보기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 지하철도 만원이다. 그런데 홈리스들도 많다. 슬픈 인생. 어쩌다 집 잃고 거리의 모험가로 변했는지 모르지만 뉴욕에 인생 모험가들이 무척이나 많다. 스페인어로 노래를 부르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지만 슬픈 분위기가 느껴진다. 우리네 인생이 슬퍼서 그런가. 꽃이 잠깐 피고 지듯 슬픈 일들이 참 많은 인생.


뉴욕이 7월부터 정상화 목표였는데 6월 초 분위기도 꽤 좋다. 그런데 지하철역이 텅텅 빈 것을 보면 코로나 전에는 여행객들로 항상 붐볐나 보다.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도 텅텅 비어 있다. 서서히 더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면 지하철역도 무척이나 복잡하겠지.


IMG_1877.jpg?type=w966 숨은 그림 찾기: 네이키드 카우보이가 어디에 있을까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20년째 노래를 부르는 뉴욕 네이키드 카우보이도 보았다. 멋진 몸매가 예술이다. 관리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타고난 건가. 아님 둘 다일까.


이른 아침 깨어나 장미와 백합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고 오랜만에 맨해튼 북카페에 갔지만 빈자리가 없어서 잠시 기다린 동안 난 꽁꽁 얼어버려 눈사람이 될 듯 추웠다. 초여름인데 태양의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아서 숨쉬기도 힘든데 북카페는 좋다. 뉴욕 더위와 추위가 참 무서운데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 켜진 곳은 시원하고 좋다. 기다려도 내게 돌아올 자리가 없어서 포기하고 서점을 나오니 열기에 숨이 막혔다. 타임 스퀘어에 가니 카우보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IMG_1846.jpg?type=w966 세상에서 가장 예쁜 그랜드 센트럴 역(내가 본 역 가운데 예쁘단 말)



지하철을 타고 나의 아지트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는데 카네기 홀에서 자주 만난 음악을 사랑하는 지인이 내 앞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난 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가 누군지 알아차렸지만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그는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참 이상하지.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하며 식사를 해도 좋을 텐데 다른 테이블에 앉아 뒷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했다.


뉴욕 롱아일랜드 포트 워싱턴에서 태어나 자란 분은 서부 캘리포니아에서도 오래전 살았다고. 뉴욕 문화를 사랑하는 그는 메트 오페라를 거의 다 본다고. 그뿐 만이 아니다. 양키스와 메츠 등 프로야구와 프로 농구와 락 공연도 무척이나 사랑한다고. 집안이 영화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는데 요즘 필름 전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수업료를 내고 학교에서 배운다는 것이 엉터리라고 해서 웃었다. 과거 70년대 미국 학비는 무척 저렴했는데 지금은 천문학적인 금액. 그러니까 서민에게는 하늘 같은데 그럼에도 비싼 학비를 내고 공부를 한다고. 어려운 형편이라 빚내서 공부하는데 졸업 후 취직도 무척 어렵다고. 미국 시민권 있는 경우도 그렇다는 말이다. 그분 말에 의하면 무얼 하든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배운 것이 더 좋다고. 만약 영화를 배우고 싶으면 영화 하는 곳에 들어가 맨 밑바닥부터 배워야 한다고.


미국의 비싼 학비에 대해서 말이 많다. 오래전 뉴욕대에서 만난 석좌 교수님 역시 요즘 학비가 너무 비싸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너무나 달라진 미국. 또 첼시 오픈 스튜디오 때 만난 여류 화가 역시 미국 학비가 너무 비싸 자녀들을 어찌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내겠냐고. 일부는 장학금을 받기는 하지만 모두 받지 않는다.


여기저기 학비에 대해 말이 많아서 난 2008년 위기 끝나고 미국 학자금 사건이 터질 줄 알았는데 코로나 전염병이 터져 지구를 잠들게 했다. 아직 터지지 않았지만 어쩌면 곧 터질 위기인지도 모른다. 형편에 맞게 살자고 난 주장 하는데 빚을 내서라도 명문대학을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한국만 학연 지연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무것도 없는 이민자는 더 그렇다. 그런데 좋은 직장 구해 돈 벌기는 또 얼마나 어려워.


나도 뉴욕에 올 때 아무것도 모르고 왔는데 살다 보니 미국이란 나라의 실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장님이었다. 완벽한 사람 없듯 완벽한 나라 없다. 한국도 장단점이 있고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나의 아지트에서 오랜만에 낯익은 목소리 들으니 참 좋았다. 그분이 불경기 타는 직업이 페인트공이라고 했던가. 별별 직업 다 해보았다는 중년 남자는 페인트 공도 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뉴욕 맨해튼에서 별별 사람 만나 다양한 이야기 들으면 재밌다. 카네기 홀에서 공연이 열리면 아마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될 거 같다.


아지트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하얗게 텅 빈 머리 채우려고 책을 읽다 저녁 식사 준비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데 뜨거운 태양 열기를 식히려는지 비가 쏟아졌다. 왜 내가 밖으로 나온 바로 그 순간에 비가 쏟아지는 것인지.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도 여름 비가 내렸다. 식사 후 비가 그쳤다.


집에서 맨해튼까지 수 차례 환승하는데 시내버스와 지하철 모두 바로 연결이 되지 않아 태양의 열기를 받으며 걸었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더울까 걱정이다. 더위도 추위도 싫은데 어떡하나. 세상 부자들은 여름과 겨울을 무척 사랑할 텐데 가난한 서민들은 견디기 힘든 계절.


감사 감사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플러싱 이웃집 정원에 장미꽃이 피고 있다. 1년 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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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백합꽃이 핀다는 것은 뉴욕이 덥다는 의미. 딸이 사온 케이크도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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