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2 토요일 흐림
브루클린 식물원에 다녀왔다. 로즈 가든에 가면 향기로운 장미꽃 향기만 맡은 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장미꽃 향기 맡으며 산책하면 모두 기쁜가 보다. 팔에 장미꽃 문신을 한 젊은이는 연인과 함께 산책하니 얼마나 장미꽃을 좋아할까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
다정한 모습으로 산책하는 사람들과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과 휠체어를 타고 혼자 온 분과 휠체어를 탄 분을 태우고 산책하는 분도 있었다.
올해는 예년보다 2-3주 더 일찍 장미꽃이 핀 거 같은데 며칠 무덥다가 시원한 여름 날씨고 주말이라서 로즈 가든에 방문객들이 무척 많았다.
아침 일찍 깨어나 산책하고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식사 준비해서 먹고 브루클린 식물원에 가려고 시내버스와 지하철에 탑승했는데 노선이 변경되어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미리 주말 변경 노선을 확인해야 했는데 너무 바쁘고 피곤해 잊은 채 타임 스퀘어 역에 도착해 평소대로 2/3호선에 환승하려고 하는데 주말 노선이 변경되었다고.
외출하기까지 거의 1초도 쉬는 시간 없이 움직인 탓에 상당히 피곤한데 타임 스퀘어 역에서 그랜드 센트럴 역으로 가려면 다시 7호선을 타야 하는데 주말이라 자주 지하철이 운행하는 것도 아니고 플랫폼이 다르니 약간 걸어가야 하니 피곤이 가중되어 포기할까 하다 참고 7호선을 타고 그랜드 센트럴 역으로 갔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 내려 4호선에 환승하려면 플랫폼이 다르니 다시 걸어야만 하고.
실수를 하면 결국 나만 피곤하다. 미리 노선 변경을 확인했더라면 소동을 피우지 않았을 텐데... 약간의 여유를 갖고 살아야 하는데 플러싱에 살면서 맨해튼 나들이를 자주 하니 무척이나 바쁘다.
정신없는 토요일이었지. 특히 브루클린까지 교통 시간이 오래 걸려 마음먹지 않으면 방문이 어렵다.
플러싱에서 타임 스퀘어 역을 향해 가는 동안도 너무 피곤해 잠이 쏟아질 듯.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면 좋겠는데 식물원 티켓도 미리 예약해서 늦어질 거 같아 서둘렀는데 결국 지각하고 말았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4호선에 환승했는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들이 많았다. 브루클린 뮤지엄 역에 내려 티켓을 보여주고 식물원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인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커피가 필요해 식물원 카페로 가서 드립 커피 한 잔 주문해 마시려는데 내 앞에 앉은 노인 두 분.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빵과 티를 마시고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마음 흐뭇한 광경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멋진 노부부를 봤다고 하니 아들이 할머니가 돈이 아주 많은가 봐,라고 말하고 나서 나중 농담이라고 했다.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살면 좋을 텐데 이혼한 부부도 상당히 많아져가는 추세다. 헌신하고 헌신해서 뒷바라지해도 마음 변하면 헤어지기 쉽상. 인연이 다하면 결국 헤어진다. 물론 복 많은 분들도 있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분들도 있다.
어린아이를 아빠가 띠로 안고 엄마는 편히 산책하는 모습을 보며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만 그런가. 아직도 한국은 그렇지 않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뉴욕에서는 아이 아빠가 아이를 돌보고 엄마는 편히 걷는 것을 가끔 보곤 한다.
아침에 산책할 때 오랜만에 노란 천년초 꽃을 보아서 반가웠다. 롱아일랜드에 살 때 자주자주 봤던 꽃인데 플러싱 주택가에도 피어 있다. 아주 흔한 꽃은 아니다. 작약꽃이 지고 장미꽃이 피고 이제 장미꽃이 서서히 지기 시작하니 수국 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다. 오늘 아침 백일홍 꽃도 보았다.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 몸이 가벼워 좋다. 코로나 전에는 매일 아침 산책할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 루틴이 되어버려 눈 뜨면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한다. 플러싱 주택가 정원도 식물원만큼 예쁜 꽃들이 피니 놀랍다. 상당수 정원은 주인이 관리하기보다는 조경 전문업체에서 출장 와서 관리하는 듯.
뉴욕 필하모닉 공연이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열렸는데 가지 못하고, 센트럴 파크에서 아마도 탱고 이벤트도 열렸을 테고, 맨해튼에서 재즈 공연도 열렸을 테고...
축제의 도시 뉴욕이 잠에서 깨어나는데 나의 에너지는 태양만큼 뜨겁지 않다. 뉴욕에서 열리는 수많은 이벤트를 다 보는 뉴요커도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라서 무진장 많은 이벤트와 축제가 열리는 뉴욕.
아름다운 삶을 가꾸는데도 정열이 필요해. 정열만큼 세상이 넓어진다. 스스로 문을 열지 않으면 누가 대신 문을 열어주겠어.
브루클린 식물원에서 플러싱으로 돌아올 때 뉴욕 메츠 홈 경기장에서 프로 야구 경기가 열리고 있어서 반가웠다. 뉴욕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분위기다. 그럼 유에스 오픈 경기도 열리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플러싱 집에서 브루클린 식물원 로즈가든까지 특별한 일없으면
편도 약 2시간 걸린다. 수 차례 환승하니 더 걸릴 수도 있고
지하철이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않으면
말할 것도 없이 더 오래 걸린다.
열정만큼 세상이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