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17 목요일
편도 시내버스를 4회 환승하고 브롱스에 위치한 뉴욕 식물원에 다녀왔다. 수요일은 뉴욕 시민이라면(미리 예약하지만) 무료입장이라서 방문객이 많은 줄 알았지만 수요일 아닌 목요일에도 방문객이 많을 거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시내버스에 탑승할 때마다 마라톤 선수처럼 뛰어 겨우 버스에 올랐다. 만약 놓치면 도로에 시간이 허비되기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내 몫. 대중교통은 역시나 불편하다.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기차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난 맨해튼이 아닌 플러싱에 사니까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꼭 좋은 것도 아니다. 말할 것도 없이 기차 요금은 비싸다. 특히 난 30일 무제한 교통 카드가 있으니 지하철과 시내버스는 얼마든지 환승할 수 있다. 잠든 뉴욕이 깨어나니 나도 무제한 교통 카드가 필요하다.
플러싱에서 식물원에 가는 길 시내버스에서 앙앙 우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귀에 거슬리고 날 피곤하게 만들었는데 아가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젊은 아빠가 아이를 아무리 달래도 조용하지 않았다. 승객은 많고 아기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고... 잠시 후 백발 할아버지 홈리스가 시내버스에 올라탔다. 눈썹도 하얀색이라 도인처럼 보였다. 어쩌다 홈리스가 되었는지!
어제도 식물원에 방문했는데 내가 보고 싶은 수련꽃을 보지 못해서 다시 방문했다. 지난 5월 미리 티켓을 예약했지만 쿠사마 야요이 갤러리가 인기가 많아 내가 원하는 시간에 티켓을 구입할 수 없었다. 이틀 연속 대중교통을 이용해 멀리 다녀오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너무너무 많은 방문객들에게 놀라 직원에게 물으니 쿠마사 야요이 작품 보러 온 거 같다고.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으니까 그녀의 작품을 보러 오는 것인지, 아니면 명성이 높아서 궁금해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인기가 많다고 하니 오는 것인지, 아니면 친구 따라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난 수련꽃 보기 위해서 방문한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소나무 바라보며 핫 커피 한 잔 마시려고 드립 커피를 주문해 빈자리를 찾는데 소나무 정원이 보이는 곳은 빈자리가 없어서 화장실 근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약간 휴식을 했다. 아침 일찍 산책하고 아들과 함께 운동하고 식사 준비하고 먹고 집을 떠나 멀리 왔으니 피곤했다. 내가 커피를 마시는 동안 할머니 두 분은 식사를 하려고 빈 테이블을 찾고 있었다.
인기 많은 식물원 카페. 가격이 저렴하지 않으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피자와 샌드위치와 빵 등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다. 드립 커피 가격이 약 4불이니 결코 저렴하지 않고 솔직히 커피 맛도 그저 그렇다. 커피가 필요하니 감사함으로 마신다.
박스 오피스에서 받은 종이 티켓을 보여주고 온실 (The Enid A. Haupt Conservatory)로 들어갔다. 쿠사마 야요이 호박 등 몇몇 작품이 설치되었는데 난 수련꽃을 보러 간다. 매년 여름 수련꽃 사진을 찍기 위해 멀리 다녀오는데 식물원 수련꽃이 너무 예쁘니 난 유혹을 당한다. 여러 가지 색의 수련꽃이 피는 연못은 내 혼을 빼앗아 버린다. 무더운 한낮의 열기 속에서 수련꽃 사진을 찍는 동안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녀 기분이 좋았다. 내 렌즈에 잡히지 않지만 나비와 고추잠자리를 보면 그냥 기분이 좋다.
수련꽃과 쿠사마 야요이 작품을 보고 나와 록펠러 로즈 가든을 향해 가다 나르시스 정원이 설치된 자생식물원 (Native Plant Garden)에 갔다.
아침 일찍 노란 천년초 꽃을 봤는데 다시 보았다. 나르시스 정원에서는 황소개구리가 울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면 좋겠는데 개구리 언어를 잘 몰라. 난 야생화 꽃 피는 들판이 너무 좋았다. 파란 하늘 보며 야생화 향기를 맡으며 시원한 바람 불어오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록펠러 로즈 가든을 향해 계속 길을 걸었다. 어제도 봤지만 식물원에 갔으니 다시 보러 갔다. 두 곳은 상당히 떨어져 있으나 매일 운동하고 여기저기 걸어 다니니 이제는 걷는데 익숙하다. 매일매일 로즈 가든에 가면 좋겠는데 집에서 너무 멀다. 식물원이 집 근처라면 난 매일 방문할 거 같다. 딸이 엄마 생일 선물로 구입한 멤버십 카드가 있으니 자주자주 방문하고 있다. 최고로 멋진 생일 선물을 받았다.
식물원에서 나와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브롱스 아서 애비뉴에 있는 피자집에 갔다. 미리 전화로 주문했다. 30분 후에 도착하니 피자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븐에 막 구운 피자는 태양처럼 뜨거운데 종이 박스를 들고 시내버스를 수 차례 환승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는 피자로 먹으니 너무 편했다. 돈이 주는 편리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목요일 오후 메트 뮤지엄에 방문하려고 예약했는데 뉴욕 식물원 방문이 너무 피곤해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주말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재즈 파티 여나 확인하는데 지난주 끝나 버려 아쉽다. 코로나로 한동안 잠든 뉴욕이 서서히 깨어나고 수많은 축체와 행사사 다시 열리니 더 바빠져 간다. 식물원만큼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재즈 축제를 사랑하는데 이를 어쩐담. 이미 지났으니 잊어야 하는데... 유에스 오픈 테니스 티켓도 7월에 판매할 거라 연락이 왔다. 올해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겠다. 플러싱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 가운데 하나가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장이 아주 가깝다는 점. 매일 수많은 곳에서 이메일이 날아오니 미처 읽을 시간조차 없다.
코로나도 스페인 독감처럼 시간이 되면 사라지려나 보다. 스페인 독감은 백신 없이도 그냥 사라졌는데 코로나는 어떤 상황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