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센트럴 파크와 타임 스퀘어와 소호

by 김지수

2021. 6. 20 일요일


8-aI1iNcc4Uq6miQIaeCkfCIVB4



태양의 열기로 뉴욕이 불타오를 거 같은 날 머피의 법칙이 생각날 정도로 해프닝이 많았다. 맨해튼 나의 아지트에 도착해 커피 한 잔 마시려는데 커피가 없어 직원에게 말하니 30분 후에 준비된다고 해서 이층으로 올라가 빈 테이블에 앉았는데 옆 자리에 카네기 홀에서 자주 만난 중년 남자가 베이글과 우유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k1Lvtf7o7NP3Sfa__XrfDx3tuD4


그는 나를 알아보고 웃으며 카네기 홀 공연도 없고 메트 오페라도 볼 수 없다고 말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음악과 스포츠를 무척 사랑하는 분은 롱아일랜드 Port Washington (포트 워싱턴) 샌즈 포인트에서 자랐다고 오래전 말씀하셨다. 구겐하임 저택이 있는 아름다운 샌즈 포인트는 숲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좋은데 차가 없으니 멀기만 하는 곳이다.


현재는 퀸즈 라커웨이 비치에 살고 있다고 말씀하는 그분은 오래전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살 때가 참 좋았다고 하셨다. 오페라를 무척 사랑하는 분은 메트 숍에서 파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 롱아일랜드 샌즈 포인트 근처 주택세는 1년 90000불 정도(꽤 넓은 주택의 경우)나 되기도 한다고 하니 뉴욕 주택세가 얼마나 많은지. 한국과 다른 부분이다. 뉴욕은 렌트비도 비싸지만 주택세 역시나 무척 비싸다. 한국과 반대로 뉴욕 자동차세는 저렴하다.


롱아일랜드는 부촌이고 학군이 무척 좋고 사립학교가 아닌 공립학교 시설도 영화 같다. 학군이 좋다고 해서 나 역시도 롱아일랜드에서 두 자녀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마쳤다. 뉴욕 부동산 세금이 비싼데 스쿨 텍스도 어마어마하단다. 특히 롱아일랜드가 그렇다. 그래서 롱아일랜드 공립학교 시설이 아주 좋다.


TBscAT0T5nZmpyi6l-aYAge-cJA



이층으로 올라와 이야기를 나누다 30분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커피가 준비되었는지 확인했는데 커피가 없어서 다시 직원에게 말했다. 어떻게 커피가 없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20분 후 다시 내려가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 계산대에 갔는데 이번에는 신용 카드가 말썽이었다. 세 변이나 신용 카드를 넣고 계산하려는데 자꾸 에러가 났다. 커피 한 잔 마시려는데 1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CSPVZ-3eytWOTDLXOi-eux_U5hM
CUnsi5AhQjk0LG9PkT1RetgNBwk



카네기 홀 공연이 10월에 시작한다고 하면서 그때 보자고 말하고 그도 떠나고 나도 아지트를 떠나 센트럴 파크로 향했다. 한낮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날 센트럴 파크 쉽 메도우에서 하얀색 의상을 입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할머니를 뵈었다. 90대 서서 그림을 그리니 도인이다. 센트럴 파크에 가면 늘 그분이 그림을 그리는 곳에 나도 모르게 찾아가곤 한다. 주말 센트럴 파크 풍경이 좋다.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하는 뉴요커들이 정말 많았다. 초록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거나 휴식을 하거나 뉴욕 타임스를 읽는 등.



P87YexRByKenRFKTc1DCi8At1zU
eOKI2YVv1il7AIKCA2qKh4kYEzo
mzjL2cQwc1kbKapudIMqmPraJBE
타임 스퀘어에서 하지에 요가 행사가 열린다.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은 여전히 조용하다.


매년 하지 무렵 타임 스퀘어에서 요가 행사가 열린다. 작년 코로나로 중단되었는데 올해는 이벤트가 열린다고 해서 카네기 홀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내렸다. 코로나 전 매년 여행객이 6천만 명 정도 방문하는 뉴욕. 타임 스퀘어는 여행객이 방문하고 싶은 뉴욕 명소라서 늘 복잡함에도 특별한 행사가 열리곤 한다. 요가 메트를 깔고 누워서 휴식하며 강습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소호에 갔다.


오랜만에 소호에 방문한 이유는 아트 페어 행사를 보기 위해서. 뜨거운 여름날이라 거리에서 걷기가 힘든데도 참았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안내 데스크 직원이 내게 티켓이 있냐고 물었다. 난 무료인 줄 알고 방문했는데 유료란다. 뉴욕은 볼게 무진장 많은데 특별한 경우 아니면 유료 티켓 구입해서 보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나왔다.


태양의 열기로 숨 막히는 한여름 소호 명품 매장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부자들은 돈이 없지는 않나 보다. 그러니까 명품 매장 장사는 잘 된다는 말. 소호 거리에 상인들도 많은 것으로 보아 방문객들이 많을 거라 짐작했다.


보고 싶은 아트 페어도 못 보고 지하철역에 갔는데 업타운으로 가는 지하철역이 닫혀 있었다. 주말 지하철 노선이 변경되는데 깜박 잊었다. 어쩔 수 없이 땡볕 아래에서 걸었다. 애초에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 갈 계획은 없었는데 걷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갔다. 센트럴 파크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공원에서 휴식하는 뉴요커들이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무더위라서 그런지 새들도 나무 아래 숨어 있어 웃었다. 그런데 잠시 후 잽싸게 날아가는 새들.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분이 찾아오니 새들이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어쩌면 인간 세상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워싱턴스퀘어 파크 근처 갤러리에 전시회를 보러 가니 닫혀 있었다. 무더운 여름날 계속 뜻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났다. 다시 걷다 살마군디 아트 클럽에 가서 전시회를 보고 유니온 스퀘어 지하철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서 환승 플러싱에 내려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주말 시내버스는 자주 운행하지 않는다. 꽤 오래 기다려야 할 거 같아서 빵집에 들어가 모카빵을 사려고 하는데 손님이 많았다. 그때 창밖으로 달려가는 시내버스가 보였다. 내가 타야 할 버스인데.


계속 기다리면 다음 버스도 놓칠 거 같아서 빵을 사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시내버스 기다리는 동안 빵을 사면 좋을 텐데 손님이 많아서 불편하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제 시각에 나타나지 않고 지각.


무더운 여름날이라 팥빙수가 먹고 싶어서 두 자녀에게 말하니 딸이 사러 간다고 말했다.


일요일 아침에도 산책을 했다. 여름 정원에 핀 예쁜 꽃들이 날 환영했다. 주말은 좀 쉬어야 하는데... 다시 아플까 걱정이다. 유월도 정말 빨리 지나간다.


6월 두 번째 일요일은 미국 아버지의 날이다. 날개 하나가 부서지지 않았다면 삶이 이리 슬프고 힘들지 않을 텐데...



뉴욕 플러싱 여름 정원


sFXimcU3MsN-jAHZf41UrYRay2Q
Zt3GO0oLptT2xLgkX9pr9tsZXXQ
Tr3my85sHm6MhpCg-MFdtmqatwE
17cpr2h2qfBbHBD28sUA3pGXq5w
6i7BfbYePC_DFRstwaMyEsu_9OY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쁨과 감사 넘치는 하루_듣고 읽고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