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3 수요일 맑음
환상적인 날씨라서 센트럴 파크에 가려고 지하철을 타고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 내려 카네기 홀 근처에 내리려고 맨해튼에 가는 지하철에 탑승했는데 방송이 울렸다. 맨해튼이 아닌 퀸즈 아스토리아로 간다고. 그럼 거꾸로 간다는 말. 난 맨해튼에 가야 하는데. 지하철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계획이 변경되었다. 아스토리아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고 어쩔 수 없이 맨해튼에 가는 7호선을 기다렸다. 어디로 갈지 잠시 망설이다 7호선에 탑승해 그랜드 센트럴 역에 내려 유니온 스퀘어 역에 가는 익스프레스 지하철에 탑승했다.
그랜드 센트럴 역은 꽤 복잡해 빈자리가 없었다. 유니온 스퀘어 역에 도착하니 꽃 향기 가득하고 거리 음악가가 연주를 하고 있어 행복했다. 색소폰 소리도 얼마나 듣기 좋은가. 노란 해바라기 꽃도 날 환영해 웃었다. 매주 월수금 토요일 그린 마켓이 열리는 유니온 스퀘어. 값이 결코 저렴하지 않아서 눈으로 보고 가끔 바케트 하나 사 먹는 곳이다. 뉴요커들은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하는 곳인데 서민에게는 저렴하지 않더라.
잠시 후 북 카페로 들어가 핫 커피 한 잔 주문해 빈자리에 앉아 하얗게 텅텅 빈 내 머릿속을 채웠다. 급변하는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일 책을 읽어야 한다. 열심히 읽어도 세상 변화는 얼마나 빠른지. 북 카페에는 자주 보던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카페에는 나이 지긋한 분이 수습생인지 젊은 바리스타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 5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바리스타가 되려나 보다. 배움에 늦은 건 없지. 늦을 때가 가장 빠른 때니까.
북 카페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 파크에 갔다. 화창한 날씨라서 그리웠다. 카네기 홀 역에 내려 센트럴 파크를 향해 걸었다. 어린 왕자를 집필한 생떽쥐 베리가 살던 아파트를 보고 달리는 마차도 보고 조깅하는 사람들도 보면서 쉽 메도우에 도착했는데 화가 할머니가 안 보였다. 이상한 날이지. 날씨 좋은 날에는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화가 할머니 대신 두 명의 젊은이들이 쉽 메도우에 한 복판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몸매가 조각품처럼 멋진 뉴요커들 보고 호수로 찾아가 보트 놀이하는 그림 같은 풍경 보고 다시 쉽 메도우로 돌아갔다. 늦게 화가 할머니가 오셨다. 할머니 거동이 불편하게 보여 눈치에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그렇게 불편한데도 공원에 오셔 그림을 그리니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나이가 20대도 아니고 90대인데.
아침에 산책하고 아들과 운동도 하고 식사 준비도 하니 하루가 1초처럼 지나간다. 시간을 내가 꽉 붙잡지 않으면 멀리 날아가니 내가 꼭 붙잡는다. 매일 날 행복하게 할 스케줄을 만든다. 산책해도 행복하고 운동해도 행복하고 책을 읽어도 행복하다.
나의 삶은 무척 단순하다. 매일 산책하고 운동하고 책을 읽고 사진 찍고 글쓰기를 한다.